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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4.06.18 [22:17]
전두환 손자의 ‘5·18 사죄’ 진정성
 
소정현기자

 

● 수면 위로 급부상 ‘5·18 사죄’

 

2021년 11월 23일, 5.18 민주화 운동의 원흉 ‘독재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전두환은 사망하는 순간까지 자신의 잘못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던 피고인이었다.

 

1997년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12·12 반란과 5·18 내란 살인 및 뇌물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최종 확정받았던 전두환씨는 또다시 5·18과 관련해 형사 재판에 회부됐다. 2017년 4월에 출간한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이었다.

 

전두환씨는 재판 2년 6개월 만인 2020년 11월 30일 1심에서 유죄판결(집행유예)을 받고서, 항소 후 2심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최종 확정판결이 나기 전 사망하면서 역사적인 유죄만 인정되게 됐다. 이처럼, 오랜 시간 전두환씨와 직계가족은 5·18에 대해 관련성이 없다면서 모든 책임을 부인하고 사죄를 한 적이 없다.

 

세인의 기억에서 잠시 시선을 비켜난 듯 했던 고 전두환씨를 이제 손자가 다시 소환하는 형국을 맞고 있다. 전두환씨 일가 비리를 연일 폭로해온 손자 전우원씨가 한국에 들어와 직접 광주를 찾아 “한 맺힌 광주시민들에게 죄를 사할 방법이 있다면 변명하지 않고 어떠한 벌이든 받겠다”면서 사과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이다.

 

손자 전우원씨의 광주행 소식을 접한 5·18 유족들은 사죄 움직임에 대해 일단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명료한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직접 찾아오겠다는 점에 대해선 반대하지 않는다. 직접 윗대가 지은 죄에 대해 사죄하고 반성하겠다는 것을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전우원씨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는 만큼, 5·18에 대해 공부를 한 후 광주시민을 시작으로 유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5·18 단체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그럼에도 5.18 핵심 가해자의 손자에게서 5.18의 진실적 실체를 규명하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 의도의 진정성을 예단하기에 앞서, 사죄의 단초와 실마리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에서, 검은 돈으로 점철된 전두환씨 일가들의 호위호식 규명과 추후 연쇄 사과의 가능성마저 미리 차단할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 5.18의 실체 ’미완성 진행형’

 

“5·18조사위는 특정 인물을 법정에 세우고 엄한 단죄를 내리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오직 사실의 발견을 통해 진실을 재구성해나가고, 어떤 외압과 편견에도 흔들림 없이 국민과 함께 진상조사를 이어나가겠다고 국민 앞에 선언하며 출범한 기구다.”

 

우여곡절 끝에 2018년 2월 28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5·18진상규명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5.18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5.18 특별법은 시민을 향한 최초 발포와 발포 책임자, 헬기 사격, 암매장 의혹 등을 밝히기 위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최장 3년간 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5·18진상조사위 임기는 기존 2년에 1년 연장 이후 사실상 1년 연장돼 4년간 활동하게 됐지만 내부에서 이견 등으로 조사결과 의결이 지연되고 있다

 

현재 위원회에선 총 21개의 직권조사 과제를 수행하고 있고, 피해자 신청에 의한 216건의 신청사건을 동시에 조사 중이다. 21개 직권조사 과제는 5·18 당시 계엄군에 의한 발포 경위와 책임소재 및 헬기사격 의혹 규명, 민간인 사망과 상해 및 성폭력, 민간인 집단학살 등을 포함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국가보고서를 채택하는 최초 조사인 만큼, 총체적 진실을 밝혀 역사를 바로 세우고 5·18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소모적인 논란에 종지부를 찍어야만 한다. 이에 5·18진상조사위의 조사활동과 진상규명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들은 엄중한 역사적 책무의식 하에 적극적 협조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40여 년 이상의 고통과 통한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는 가슴속 응어리지고 풀리지 않았던 진실을 선명하게 밝히면서, 오해와 편견으로 분열된 여론마저도 화해와 용서를 통해 국민 통합에 헌신하도록 한 치 오차 없이 그 역사적 과오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

 

● 교육과정에서 ‘삭제 움직임’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경제 강국을 염원하는 산업화의 노력과 시민의 피와 헌신으로 일군 민주화운동의 노력이 있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민주항쟁으로 면면히 이어져왔다.

 

그 중심에 5·18광주민주화운동이 빛나게 자리하고 있다. 이런 민주적 대과업의 중심에 우뚝 선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교육과정에서 삭제한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하며, 역사를 지우는 행위다.

 

어떤 정부이든 간에 역사에 대한 자기 부정은 국민의 동의를 받을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준엄한 심판만이 있을 것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삭제토록 한 책임자는 국민께 사과해야 하며, 관련 조항은 원상회복되어야 한다.

 

이렇듯, 새교육과정에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과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교육부는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교과용 도서 편찬 준거’에 명시하여 교과서에 기술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민주국민의 역사적 퇴보를 앞장서 자행하는 교육부의 행태에 아연실색할 뿐이다.

 

●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은 지난 대선 당시에 여야 후보들이 입을 모아 5·18정신을 헌법전문(憲法前⽂)에 넣겠다고 공약한 내용이다. 5․18정신은 아시아와 세계 민주주의자들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빛나는 영혼이다. 대부분의 나라가 헌법전문에 헌법정신과 국가의 핵심 가치를 싣고 있는 만큼 우리도 헌법전문에 5·18정신을 수록해서 국가의 핵심가치를 온전히 담아낼 필요가 있다.

 

5·18은 독재 정권의 폭압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역사를 왜곡하는 무리에 맞서 거짓은 결코 진실을 덮을 수 없다는 교훈을 만들어냈다. 5·18 왜곡 및 폄훼가 멈추지 않고 있어 5·18 광주의 정신이 더 깊고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헌법 전문에 명문화해야 한다.

 

광주 5·18 민주화항쟁은 우리가 ‘주권과 인권, 민주와 법치’를 함께 키울 수 있도록 만든 중요한 사건이다. 헌법이 가야하는 길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헌법전문인만큼, 5·18의 정신이 헌법 전문에 명시되어야 한다.

 

‘헌법전문’에 5·18이 수록된다는 것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에 입각해서 법률 등 다른 하위규범들이 만들어지며, 동시에 기존에 구축된 법률 등 규범의 해석도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에 따라 이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5·18민주화운동의 경험과 의미를 민중의 삶의 질 개선에 실질적 효과를 내는 정책의 투입과 산출로 속개할 수 있을 것이며, 그동안 부끄럼 없이 저질러졌던 5·18정신의 왜곡, 비방 행위도 차단할 수 있다.

 

살펴본 바, 5·18정신을 헌법전문에 수록해야 한다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실천적 염원은 대만민국의 선진민주주의 대장정을 위한 로드맵이다. 5·18민주화운동은 시각적 문자화만을 통한 계승을 뛰어넘어 국가 통합의 근간인 정치공동체가 앞으로 지향하고 추구해야 할 이념적 가치와 원리의 구심축이다. 현재의 정치사회적 현실을 극복하며, 승화시키는 미래 민주주의 굳건한 초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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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4/07 [02:06]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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