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시권에 접어들고 전·현역 의원들의 동참 가능성이 수면으로 조만간 부상할 수순이어서 절치부심 ‘이준석 신당’이 본 궤도에 안착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지난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지지했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등과 전날 잠시 회동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국민의 힘 내부에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을 때는 항상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 당과 대통령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전폭 공감한다. 그렇기 때문에 좀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들은 신당 합류 여부를 확정 짓진 않았지만, 신당과 관련한 구체적 윤곽의 공감대 형성도 도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회동에서 신당 창당 시 ‘수도권’에 기반을 두면서 ‘보수 텃밭’인 영남권에도 지역구 후보를 대거 출마시키겠다는 복안을 대략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지역에 따라 신당 파급력을 상대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준석 신당은 국민의 힘 표를 잠식하여 수도권과 부산에서는 근소한 표 차이로 석패로 악영향을 예측하는 반면, 대구지역에서는 이준석 유승민의 바람을 낮게 점치고 있다.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는 각종 여론전과 치열한 이해득실 수읽기에 골몰하면서 결정적 최후의 승부수를 과감하게 던질 것이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 힘에서는 수긍하기 힘든 악몽이고, 여러 카드로 극력 저지하겠지만 사생결단 사즉생의 각오로 임전무퇴 대결투는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수도권 위기론’에 호응하며, 정권 안정론보다는 정권심판론 쪽에 가까워지고 있다.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승리하려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최소 44%까지는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 본능적으로 내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당 전체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멀어지려는 원심력이 강하게 작동할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자신을 향한 맹목적인 탄압이 이어진다면 “당하고 있을 이유는 없다”며 다각적 대응책 모색에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여야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과 검사탄핵에 대한 강공드라이브에 정국이 급랭하고 있고, ‘노란봉투법’을 놓고도 상호 팽팽한 힘겨루기 대치국면이다.
추후 총선정국은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의 보선 승리와 극적 부활에 따른 당장악력의 공고화와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에 따른 민심이반에 따른 레임덕 가속화 홍수에 여권 총선 정국의 비관론이 휘몰아치면서 각개약진 생존의 묘수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모양새에 주저함이 없어 보인다.
● 때아닌 험지출마론 ‘국민의 동의가 우선’
늦어도 연말부터 정치권에서 공천정국이 시작될 것이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여야 양당은 내년 총선 때 각각 단일대오로 갈까, 아니면 내부분열로 흩어질까. 제3지대 유력정당은 출현할까. 총선 압승이 쉽지 않은 여권이 선거를 목전에 두고 ‘극약처방’을 꺼내드는 상상 밖의 소설은 분명 기우가 아닐 수 있다. 또한 정치 책략가들은 선거 판세를 분석하고 전망하며 시의적절한 묘책을 도출하기도 한다. 이를테면 세대교체, 영호남 물갈이, 주류 퇴장론, 제3지대 신당론 등이다.
특히 험지출마론도 같은 맥락이다. ‘험지출마론’은 영호남과 서울 강남권 등 이른바 양지에서 선수를 쌓아온 중진들에게 치열한 격전지, 또는 당선되기 어려운 사지에 출마하라는 것이다.
국민의힘에는 3선 이상 중진이 31명이다. 수도권 출신 5명을 빼면 대부분 영남과 충청, 강원 출신들이다. 이들을 수도권에 내보내도 경쟁력이 전무하다는 사실은 이미 앞선 선거들이 증명했다. 민주당도 아마 동병상련의 입장일 것이다. 민주당에 3선 이상 중진은 43명으로 이들 중 34명이 수도권에 지역구를 갖고 있다. 당선이 보증수표인 수도권과 호남권을 제외하면 이들에게 살신성인을 강제하는 것은 사약을 받으라 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대신 이들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특정지역에 출마하여 경쟁력이 월등한 표의 분산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편이 본인의 정치적 생존을 담보하게 될 것이다.
험지출마론을 뒷받침하는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조항이 토론 끝에 혁신안 2호에서 제외된 것도 영남 중진의 험지 출마 가능성의 효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당초 혁신위는 해당 조항이 포함된 혁신안 2호를 발표할 계획을 세웠지만 공식 안건에 넣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면서 누락됐다.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조항이 빠진 혁신안 2호에는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및 당헌·당규 명문화, 국회의원 세비 삭감 및 구속시 세비 박탈·본회의 불출석시 세비 삭감 △현역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 미사려구만 가득 담긴 속빈강정으로 점철됐다.
이렇듯, 험지출마론은 현실성도 효율성도 검증되지 않은 매우 비현실적 처방책이다. 총선 공천을 통해 정치권에 세대교체와 물갈이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런 이는 교각살우에 해당하는 시대역행 처사일 뿐이다. 험지출마든 물갈이든 국민에게 명분과 신선한 감동을 주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배제하면서 특정인을 겨냥한 토끼몰이는 불순하고 교활한 아마추어리즘에 불과하다.
● 내년 총선 과반 승리면‘어느 정당이든 절름발이’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국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미통당’)은 253개 지역구 중 겨우 89곳,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157곳에서 대승했다. 반면 당시 미통당은 수도권(서울·경기·인천) 121개 지역구 중 17곳에서 승리하는 초라함 그 자체였다. 특히 수도권에서 미통당 후보는 민주당 후보에게 평균 10.9%포인트 밀렸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지역구만 감안하면 평균 14.3%포인트 뒤졌다. 대다수 수도권 지역구에서 박뱅이 아닌 큰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린 것이다.
이와 함께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했으나 대선에서 국민의 힘이 승리한 지역구는 총 48곳이었다. 이 48개 지역구를 두 정당이 어떻게 과점하게 될까. 국민의 힘은 지난번 총선 당시 민주당을 앞섰던 지역구가 89곳에 불과하니 48곳 중 38곳 이상에서 승리해야 지역구 의석의 과반인 127석을 확보할 수 있는 반면, 민주당은 지난 대선 당시 114곳에서 승리했으니 약 13곳 정도만 재탈환에 성공하면 된다. 현재 내년 총선 의석구도 전망과 추정치는 국힘이 훨씬 어려운 상황으로 간주된다.
민주당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180석(비례용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포함)을 차지하며 절대 다수당으로 등극했다.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103석(비례용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포함)을 얻는 데 그쳤다. 2020년 4·15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 때만 해도 민주당의 180석 압승을 예측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변이나 기적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 법이다.
원본 기사 보기:
모닝선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