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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4.07.19 [03:07]
<김영희칼럼> “N포(N抛), 권하는 사회”
 
김영희/ 끝끝내엄마육아연구소 대표

 

▲ 김영희/ 끝끝내엄마육아연구소 대표  



술 권하는 사회처럼 요즘 우리 사회가 N(N) 권하는 사회가 아닐까 싶다. ‘술 권하는 사회1921<개벽>에 발표된 현진건의 단편 소설이다일제강점기 지식인의 무기력을 다룬 작품이다. N(N)세대는 N 가지를 포기한 사람들의 세대를 말하는 신조어이다.

 

우리나라의 2030대 젊은이들은 치솟는 물가, 등록금, 취직난, 집값 등 경제적,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스스로 돌볼 여유조차 없다는 연유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하고 출산을 기약 없이 미루고 있다. 인구절벽(人口絶壁)으로 이어져 국가 존립의 위기감마저 느끼게 한다. 인구절벽은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덴트(Harry Dent)가 주장했던 이론이다.

 

어느 순간을 기점으로 한 국가나 구성원의 인구가 급격히 줄어들어 인구 분포가 마치 절벽이 깎인 것처럼 역삼각형 분포가 된다는 내용이다. 주로 만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고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는 경우를 말한다.

 

문제는 인구절벽 위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점이다. 태풍의 핵이 고요한 것처럼 어떤 상황의 중심에 들어가면 위험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N포를 권하는 사회에서 부모의 불안감도 높아진다. 예전에는 자녀가 대학교 졸업 후 취직해 자기 밥벌이를 하며 결혼 자금도 모았다. 지금은 취업준비생들이 즐비하고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로 무기력하다.

 

부모의 가치관마저 흔들려 혼돈의 시대다. 일종의 도미노 현상(domino effect)과도 같다. 도미노 현상이란 나란히 세워져 있는 도미노 중 하나가 쓰러지면 순차적으로 다 쓰러지듯이 어떤 특정 사건이 다른 사건을 연쇄적으로 초래하면서 대규모 사회 현상으로 커지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pixabay.com 문제는 인구절벽 위기에 공감하지 못하는 점이다태풍의 핵이 고요한 것처럼 어떤 상황의 중심에 들어가면 위험을 알아채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급변하는 시대에 변화는 더 넓은 사회, 경제적 변화를 반영한다. 전통적으로 개인은 특정 연령까지 결혼하고 자녀를 갖는 것에 대한 강한 기대가 있었다. 요즘엔 자식을 길러 결혼시키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닌 선택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짙다. 왜일까. 경제적 부담과 경쟁 사회의 요인들이 자녀 양육의 장애물로 등장했다.

 

최근에 지인 딸의 결혼식이 있어 예식장에 갔다. 친정아버지는 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함께 결혼에 대해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딸 애가 결혼하지 않고 자기 원하는 일을 평생 하며 사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라고 말했다.

 

부모들은 자녀의 앞날이 걱정되고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지 뻔히 알기 때문이리라. 부모의 마음도 이해는 가지만 부모들의 생각부터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겠다라는 우려가 잠시 들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 아니던가. 83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전년동기대비 0.05명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옥스퍼드 인구문제연구소에서 말하길 한국,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나라라고 했다.

 

한국 가정의 민낯을 들여다보자. 주변의 결혼 풍속도는 천태만상이다. 청첩장을 받고 예식장에 갔는데 예식이 취소되어 허탕쳤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이혼 도장을 찍었다, 앞 날이 뻔하다 싶으면 애 없을 때 갈라선다 등 여차하면 헤어짐을 전제로 생각한다. 거의 부모의 주관까지 섞여 이뤄지는 결과가 아닐지.

 

20대 결혼 적령기는 옛말이고 30대 신부가 더 많다. 통계청 2021년 혼인 분석 결과 초혼연령 남자 33.4세이고 여자 31.1세이다. 30년 만에 5.5 ~ 6.3세 높아졌다.

 

게다가 자녀의 취직도 어렵고 미혼이 흔하다. 자녀가 마흔 살이 되어도 독립하지 못한다. 부모 집에 빌붙어 사는 자녀나 결혼해도 정신적·경제적 자립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두고 신캥거루족이라 일컫는다.

 

  부모의 가치와 사회적 규범의 변화를 해결하려면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마흔 살 자녀와 일흔 살 부모가 한 지붕 밑에서 조화롭게 지내는 게 절실해졌다. 70살 노인이 생계형 벌이에 나서야 한다. 그후 남은 삶도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모든 세대가 혼돈의 시기다.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로 이어져 여러 문제를 야기한다.

 

기존 부모의 자녀에 대한 태도 변화가 무엇인가. 우선 경제적 현실로 볼 때 높은 생활비와 자녀 양육비는 상당한 억제 요소라 볼 수 있다. 어려움을 직접 경험한 부모는 자녀에게 전통적인 가족 구조보다 재정적 안정과 개인적 성취를 우선시하라고 조언할 여지가 많다.

 

다음으로 직장 불안정과 아르바이트를 들 수 있다. 긱 경제(gig economy)*의 증가로 많은 청년들이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고 있다. 긱 경제란 단기 계약 또는 프리랜서의 특징을 지니는 노동 시장을 말한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비정규)으로 사람을 채용해 일을 맡기는 경제 형태.(편집자 주)

 

게다가 사회적 규범의 변화가 일고 있다. 결혼하지 않거나 자녀를 갖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생활 방식과 선택을 점점 더 받아들인다. 오늘날 부모들은 직업 중심, 여행, 개인적 발전 등 다양한 진로를 추구하는 자녀의 선택을 더욱 지지할 수 있다.

 

  

pixabay.com  급변하는 시대에 변화는 더 넓은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한다

 

 

또 육아 문제에 대한 인식도 과거와는 현저히 다르다. 현대의 양육에는 재정적 노력뿐만 아니라 정서적 시간 투자도 상당 부분 포함된다. 이런 요구 사항을 아는 부모는 자녀가 가정을 꾸리기 전에 신중하게 생각하도록 조언할 수 있다.

 

부모의 가치와 사회적 규범의 변화를 해결하려면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교육 및 인식 면에서 가족생활, 양육, 재정 계획에 대해 교육하는 프로그램은 청년들이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교육은 부모에게까지 확대되어 자녀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 사회적 환경의 변화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일과 삶의 균형 지원에 대해 접근할 수 있다. 유연한 근무 시간, 육아 휴가, 저렴한 보육 서비스 등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는 정책을 통해 청년층의 육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또한 경제 개혁으로 고용 불안정, 높은 주택 비용 등 경제적 불안정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주택 시장 개혁, 일자리 창출, 안정적인 정규직 고용 지원이 포함될 수 있다.

 

문화적 변화로는 전통적인 기대에서 벗어나 가족과 성공에 대해보다 포괄적인 이해를 향한 사회적 변화를 장려한다. 여기에는 다양한 삶의 선택을 동등하게 유효한 것으로 인식하고 결혼하지 않거나 자녀를 갖지 않는 것과 같은 선택에 대한 낙인을 제거하는 것이 포함된다. 위 요인들을 잘 케치해 더이상 N포세대를 만들지 말아야겠다.

 

국민 없는 국가는 존재할 수 없으니까. 위 난제를 포괄해 자녀의 결혼과 출산에 용감하게 대처할 부모 의식과 역량부터 달라져야 한다.

 

가정은 사회의 출발점이요, 교육의 뼈대이기 때문이다. N포세대 해결책으로 각계각층의 장단기 계획을 세우되 부모 스스로가 먼저 N포세대의 진원지가 되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시점이다. 우선 나부터 변화하는 게 애국이 아닐까.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http://iwomansens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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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2/23 [23:52]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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