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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4.03.02 [13:24]
"일인다역 멀티태스킹 달인 전향적 통찰"
소득과 소비의 주체 '우먼파워' 이젠 섬세하게 접근해야
 
경제부
▲ 노동 시장의 여성화와 여성 소득의 증가로 여성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노동 시장의 여성화와 여성 소득의 증가로 여성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소득의 주체이자 소비의 주체가 된 여성을 이해하는 것은 기업에게 젠더의 이슈가 아닌 비즈니스의 이슈가 되었다. 여성의 눈으로 시장을 다시 보면 새로운 사업 기회가 발견될 수 있다. 


▼ 백화점에서 옷이나 가구를 살 때 전혀 모르는 낯선 여성들이 제품에 대한 본인의 경험이나 정보를 친숙하게 나누어주고 서로 스스럼없이 제품 선택을 위해 도움을 주는 모습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남성이라면 이상하겠지만 여성에게는 당연하다. 

▼ 인터넷에 수 많은 여성전용 사이트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아이빌리지(Ivillage), 맘스홀릭 등 육아와 가사, 여성의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여성들만의 대표적인 사이트가 있는 반면 남성 커뮤니티는 특별히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이처럼 여성과 남성의 다른 행동 양식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는 여성과 남성의 젠더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여성은 집이든 직장이든 사이버 공간에서든 자발적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아이디어, 느낌, 꿈, 두려움 그리고 정보를 서로 나누기를 좋아한다.
 
여성은 천성적으로 스스럼없이 정보를 나누어주고 방향을 가르쳐주고 진심 어린 도움을 주면서 서로간의 유대를 강화한다. 이것이 바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닷컴들이 많이 생겨난 이유이다. 반면 남성들은 옹기종기 둘러 앉아 이야기만 나누려고 모이는 경우는 결코 없다. 자신의 감정을 나누거나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남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남성 세계에서는 드문 일이다. 남성은 무언가를 하기 위해 모인다. 게임을 하든 술집에 가든 반드시 행동이 포함된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의 저자 존 그레이는 우리의 유전자 코드가 그렇게 되어있기 때문에 남성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동굴로 들어가버리는 반면 여성은 같이 만나서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을 주고 받는데 스스럼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처럼 여성과 남성간에는 분명히 젠더 차이가 있다.


젠더, 세상을 인식하는 강력한 요소

▲ 인간의 뇌에는 성별 차이가 뚜렷한 동종이형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한다.
여성들의 경제 활동 참여가 늘어나면서, 여성들의 소득 증가는 물론 소비 지출 방식도 몰라보게 변화하였다. 전세계적으로 여성 소득은 앞으로 3년 내에 18조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3년 후 예상되는 중국과 인도 시장을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소득 규모가 증가하였다는 것뿐 아니라, 여성이 모든 소비의 약 80% 이상에 영향을 미치면서 실질적인 소비를 주도한다는 것과 경제 활동 참여율이 증가하면서 여성 자신 뿐 아니라 남편, 자녀 등 주변 사람의 삶도 변화를 시킨다는 면에서 여성은 소비 시장을 움직이는 실세로 부상하고 있다. 이처럼 여성은 소득 주체이자 동시에 소비 주체가 되면서 소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해졌으나 시장에서 여성 관점의 가치는 여전히 낮게 평가되고 있다.

비즈니스 세계를 일반화하면 남성은 제품을 만들고 여성은 그 제품을 구매한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의 기획, 제작, 마케팅, 판매 등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는 대부분 남성이고 이를 구매하는 사람은 여성이다. 이러한 현실이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으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남성은 여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젠더의 차이는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의 차이를 가져온다. 과거에 의사와 과학자들은 생식기관을 제외한 남녀의 모든 장기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인간 뇌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은 남녀 구분이 없는 유니섹스적인 뇌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새로운 의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간의 뇌에는 성별 차이가 뚜렷한 동종이형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처럼 여성과 남성의 두뇌 구조로 인한 지각 능력의 차이뿐 아니라, 심리적 차이, 역사 이래로 굳어져 온 여성과 남성의 역할 차이, 여성만의 본능적인 차이 등으로 여성은 여성이라는 성별에 근거해서 세상을 인식한다.
 
이처럼 남녀의 차이가 명백히 있음에도 기업에서 남성의 시각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면, 자칫 남성 필터에 의해 여성 소비자의 욕구가 왜곡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제 여성이라고 하면 분홍색을 연상하는 사고방식은 버려야 할 때가 되었다.
 
지금까지 여성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은 화사한 분홍색, 장미 꽃다발 등으로 상징되는 여성성이라는 낡은 개념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사람들은 믿어왔다. 따라서 유난히 여성스러움을 강조한 제품들이 계속 나왔다가는 사라지곤 하였다. 그러나 단순히 색깔만 분홍색으로 바꾼 제품은 오히려 여성을 잘 이해하지 못한 제품이다.

여성은 이제 과거 어느 때보다 큰 경제력을 지니고 있다. 과거에 남성에게 효과가 있었던 전통적인 전략으로는 여성에게 접근하여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 따라서 기업은 여성을 잘 이해하여야 하고 젠더 차이를 비즈니스에 반영하여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여성은 젠더의 이슈가 아니라 비즈니스의 이슈이고, 다양성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여성 소비자를 이해할 수 있는 몇 가지 실마리에 대해 알아보자.


멀티 태스킹의 달인


▲ 노동 시장에서 여성의 비중이 늘고 여성 소득이 증가할수록 여성이 미래의 구매 습관, 소비 습관, 제품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일하는 엄마의 심정을 저는 잘 알아요. 마치 몸은 하나인데 50개 방향에서 저를 끌어당기는 것 같죠. 출장을 다니면서 호텔에서 딸의 숙제를 팩스로 받아 준 적도 있어요. 일하면서 자녀를 키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에요” 가정을 가지고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들은 한 번쯤은 이런 느낌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업주부도 예외는 아니다. 자녀 양육, 가사, 재테크 등 참으로 많은 역할들을 동시에 수행한다. 여성들이 멀티 태스킹의 달인이 될 수 있는 것은 뇌 구조와 사회적인 요구에 의해서다. 우선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우뇌와 좌뇌가 더욱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반면 남성은 정보를 처리할 때 한쪽 뇌만 활성화하는 경향이 있어 데이터를 분류하고 한 번에 한가지씩 차근차근 해결하는데 더 능숙하다. 헬렌 피셔(Helen Fisher)는 ‘제1의 성(The first sex)’이라는 저서에서 남성의 구획적이고 점증적인 추론 과정을 단계적 사고(Step thinking)라고 명명하고, 여성의 직선적이 아닌 상호 관계적으로 생각하는 사고 방식을 거미줄 사고(Web thinking)라고 하였다.
 
여성용 잡지가 남성용 잡지에 비해 인생, 음식, 패션, 미용, 육아, 여행, 사랑, 가정, 종교 등 훨씬 더 광범위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남성용 잡지는 골프, 자동차, 성 등 한 가지 주제를 다루고 있지 여러 정보가 동시에 들어 있는 잡지는 거의 없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면서 가정 이외에 직장, 네트워킹, 자기 개발 등에 대한 역할을 추가적으로 수행하게 되면서 멀티 태스킹의 요구가 늘어나게 되었다. 여성은 직장을 다닌다고 해서 가사 책임을 면할 수가 없듯이 한 가지 역할을 하기 위해 다른 역할을 포기 할 수 없다. 멀티 태스킹 능력은 여성이 살아남기 위한 생존책이 된 것이다.

동시에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가장 큰 결핍 요인은 ‘시간 부족’이다. BCG(Boston Consulting Group)가 60개국 1만 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17년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더 갖고 싶어하는 것으로 시간, 돈, 사랑의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시간 부족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제품에 대해서는 기꺼이 비용을 지불한다. 육체적, 정신적 불편함을 감수하며 시간을 소비하기 보다는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여 문제를 편리하게 처리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여성의 시간 부족 문제를 해결해주는 대표적인 예로는 편집 매장이 있다. 편집 매장은 여러 브랜드를 돌아다닐 필요 없이 컨셉에 맞추어 머리에서 발끝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해주는 서비스로 여성들의 시간 부족을 해결해주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상품의 단순함도 멀티 태스킹을 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중요한 소비 가치이다. 사용설명서를 거의 읽지 않고도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고 당장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제품에 여성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


아내가 필요한 여성, 책임 덜어주기

여성은 자기의 모든 역할에 대해 스스로 죄책감이나 완벽주의 같은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여성들은 항상 개인적 책임과 업무 사이에서 감정적 줄다리기를 해야만 한다. 여성은 월급 받는 일에 금세 익숙해졌는데도 불구하고 남성은 아직도 아기 보는 일에 여성만큼 익숙해지지 못했다. 아직도 가사 책임에 관한 한 여성은 최후의 책임자 노릇을 하고 있다.
 
여성은 사회적인 역할을 하더라도 가정에 대한 역할을 소홀히 하기 힘들다. 여성은 가정에서 엄마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하고 싶으나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런 의무와 열망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책임을 덜어줄 수 있다면 이는 여성에게 중요한 소비 가치가 될 수 있다.
 
Watchmegrow.com, Kinderview.com 같은 회사들은 탁아소에 설치된 디지털 카메라와 엄마들의 사무실 컴퓨터에 설치된 특수한 소프트웨어를 연결해주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부모 역할을 도와주고 있다. 엄마가 일을 하러 가더라도 부모 역할까지 집에 두고 가는 것은 아니기에 이런 서비스는 엄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여성에게 가족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가족에게 몸에 좋은 음식을 제공하고 싶으나 원산지부터 일일이 따지며 재료 구입부터 시작하여 한 끼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적지 않은 시간을 요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Amy’s Kitchen은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유기농 건강식이라는 컨셉으로 이러한 여성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은 대개 편의를 위해 건강을 희생해야 하지만 Amy’s Kitchen은 가족에게 먹이면서도 기분 좋을 수 있는 음식이다. 여성들은 Amy’s Kitchen의 조리된 유기농 냉동 제품을 구입함으로써 좋은 엄마이자 식사 제공자가 될 수 있다. 식사 준비 시간을 단축시켜주면서도 건강에 좋은 음식을 가족에게 제공함으로써 책임을 덜어주면서도 엄마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침묵으로 말하는 여성

▲ 미래는 여성을 아는 자의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여성은 침묵으로 말한다. 여성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여성들은 오히려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당신에게 말해줘야 안다면 때는 이미 늦은 것이라고.
 
이것은 여성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심리이지만 남성들에게는 무척 낯설다. 여성이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않는 일차적인 원인은 학습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여자아이들은 무엇을 원한다, 무엇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것은 여성답지 못하다고 가르침을 받아왔으며 이는 학교 또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 여성은 다른 사람에 반응하며 살고 다른 사람의 필요에 맞추어 살아왔기 때문에 자발적인 행동은 이기적이거나 부도덕하게 비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은 글이나 말로 표현되지 않는 미묘하고 간접적인 행동 코드를 개발하였다. 따라서 여성은 그런 코드에 의한 생활에 익숙하다.

미드 존슨은 자사의 이유식 인퍼밀을 사는 여성의 쇼핑 형태를 상점의 스캐닝 데이터로 기록한 다음 아기가 자라는 단계에 따라 그 엄마에게 넥스트 스텝에 대한 우편물과 쿠폰 등을 보내준다. 킴벌리 클락도 아기가 18개월 정도되면 엄마들에게 용변 훈련용 하기스 팬티를 집으로 보내주고 2년이 되면 용변 교육 자료를 보낸다. 이처럼 침묵으로 말하는 여성에게는 필요한 것을 미처 깨닫기도 전에 한 발 앞서 제시하면,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노동 시장에서 여성의 비중이 늘고 여성 소득이 증가할수록 여성이 미래의 구매 습관, 소비 습관, 제품 수요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주요한 소비층이라면 그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결핍 요소가 있는지, 구매 동기는 무엇인지를 잘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여성의 세계관, 문화, 정서, 가치관, 뇌의 차이 등을 잘 이해하여 이를 비즈니스에 적용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여성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는 여성을 아는 자의 것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여성들이 왜 제품을 구매하려고 하는지, 어떤 제품에 끌리는지 그 이유를 섬세히 이해하고 이를 비즈니스에 적용한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LG경제연구원 황혜정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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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2/02/21 [19:52]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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