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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11.25 [19:55]
“대통령은 내려왔고, 세월호는 올라왔다”
<서지홍 칼럼> '바다위로 비가 내리고 있다'
 
서지홍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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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침몰한지 3년이란 세월을 물속에 잠겨 수많은 의혹을 남긴 지 3년을 바라보는 20173월 그 모습을 드러냈다. 배가 가라앉은 날로부터 무려 3년이 지나고 있고, 2015년 중국의 인양업체 상하이 샐비지와 인양 계약 후 16개월이란 긴 세월이 흘러 드디어 지상으로 올라왔다. 304명의 희생자 유가족과 미수습자 9명의 가족들에겐 고통과 지옥 같은 생활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오늘도 그곳 세월호가 침몰한 바다위로 비가 내리고 있다. 당시 그 깊은 바다 속에서 나와 엄마 품으로 안길까, 모두가 팽목항 그곳에서 자식의 시신이라도 만나볼까, 종종걸음으로 달려가 내 자식이 아니면 아직도 물속에 있을 자식이 얼마나 외로울까, 얼마나 갑갑할까, 하고 울음을 터뜨리고 남의 자식이면 같은 부모입장에서 또 눈물을 쏟아야 하는 이 시간이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단원고 2학년 여학생이 가수가 되겠다고 연습 삼아 불렀던 거위의 꿈을 들으면서 가수의 꿈도 펼쳐 보지 못하고 떠난 그 여린 여학생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파페라 가수 임형주가 세월호 추모곡으로 내놓은 내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나는 잠들어 있지 않아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 나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죠.....

 

그렇게 그 많은 세월호 탑승객들은 하늘로 떠났고, 헌정 사상 미증유의 대통령 탄핵이 국민의 힘으로 실현됐다. 전 국민의 80%가 탄핵을 요구했고, 1500여 만 명의 촛불시민들은 광장으로 나와 대통령의 탄핵을 소리쳤다. 세월호는 촛불 광장에서 열린 탄핵운동의 시작부터 끝까지 시민들의 일관된 주제도 세월호였다.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7시간에 대한 행적도 줄기차게 물었다.

 

그러나 대통령 7시간은 미증유로 남아 아직도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헌재는 이에 대해 지난 310일 탄핵 심판 과정에서 답했다. ‘헌법상 대통령이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를 위반했지만, 이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로 삼기는 어렵다. 그러나 수많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상실되는 불행한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되기에 성실한 직책수행 의무 위반을 지적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 적어도 법적인 단죄는 면했지만, 대통령으로서 할 도리는 다 못했기에 비난 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 당일 대통령의 행적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부분이 있다. 검찰이 당사자에 대한 조사도, 압수수색도 못했기에 이는 오롯이 박 전 대통령이 입증해야 할 몫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대통령은 탄핵되어 구속되었고 세월호는 이제 지상으로 올라왔다.

 

이처럼 할 도리를 다하지 못한 대통령의 파면이 세월호 참사로 하늘나라에 있을 아이들과 희생자들, 그리고 유가족들에게 일말의 위로가 됐을지 모르겠으나 아직도 구천을 떠도는 원혼들은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책임자인 어른들을 원망하고 있다. 세월호를 둘러싼 풀지 못한 미스터리가 아직도 많기 때문이다.

 

세월호가 3년의 시간동안 바다 속에 잠겨서 얼마나 많은 훼손이 있었는지 아직 확인할 수 없다. 유가족들은 인양 준비과정에서 선체에 이미 수없이 뚫어 놓은 큰 구멍들로 인해 미수습자들의 시신 등 유실우려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탄핵심판과 특검과정에서 드러났지만 대통령의 세월호 당일 미스터리 행적과 함께 우병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 압력사실도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세월호가 침몰되고 3년의 긴 세월이 흐르는 데는 박 전 대통령과 그 추종세력들의 암묵적 동조(?)를 의심할 만 하다는 지적들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가 자신의 임기 중에 육지로 올라오는 것이 마땅치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란 것은 삼척동자도 알 일 아닌가. 박영수 특검도 특검을 마치면서 우 수석 관련 여러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 한 사람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 어린 생명들까지 희생되고 유가족은 침묵을 지켜야 하는가.

 

그러나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국회에서 얼마 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구성을 위한 특별법이 통과됐고, 국무회의 의결도 거쳤다. 이제 세월호가 인양되면 진상규명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될 것이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추가조사와 우 전 수석의 세월호 수사압력에 대한 조사도 이뤄져야 마땅할 것이다.

 

59일이면 이 나라의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선다. 어쩌면 세월호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리더십이 탄생해 진실을 밝혀 줄 때까지 인고의 세월을 기다렸는지 모를 일이다. 희생자들의 영혼이 억울해서라도 진실을 찾겠다고 해서 말이다. 엄동설한 탄핵 촛불광장에서 시민들은 대통령은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온다고 한 목소리로 기원했던 것이다.

 

이제 대통령은 내려왔고, 세월호는 올라왔다. 진실도 함께 올라온 것이다. 세계 언론은 이제 대형사고가 터지면 한국인가 하고, 미국은 건물이 흔들리면 직감적으로 테러인가 하고, 일본은 땅이 흔들리면 지진을 떠올렸다. 그동안 얽히고설킨 부조리 속에 물욕에 휘말린 정치권에서 그 부정한 돈으로 자식을 유학 보내고, 힘없는 우리네 서민들의 자식들은 모처럼 수학여행 길에 고혼이 되어 돌아올 수 없는 하늘 길로 떠나고 말았으니 이일을 어찌할까.

 

최고의 조선(造船)대국이라고 자랑하던 우리나라가 낡아빠진 고물 배를 수입하여 운행했으니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느 것 하나 바로 잡힌 게 없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부터 불행이었나. 어느 외국인이 지적한 내용 중 식당 종업원에게 막말을 예사로 하고 아이들이 식당을 뛰어다녀도 제지하지 않으며 담뱃재를 밥그릇에 털어놓는 사람을 보는 순간 너무 충격적이었다는 것이다.

 

선진국이 되려면 남을 배려하는 문화와 책임감, 질서의식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국민들도 각성해야 할 일이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책임의식과 공동체 의식이 부재하며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산업사회에서 앞만 보고 달려 온 날들이 극심한 이기주의를 남겼고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외는 남이 굶던지 헐벗든지 관여하지 않는 나라가 오늘의 대한민국이다.

 

겉만 멀쩡하지 속속들이 곪아터져 있는 관료사회의 관피아들이 구석구석 서로 끈끈한 인맥으로 얽혀 음성적으로 뇌물을 주고받는 관행이 결국 최순실이라는 국정농단의 주역을 만들었고, 세월호처럼 점점 나락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본다. 이제 국민들도 관료사회도 의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 새롭게 태어나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한다.

 

곧 대통령 선거가 시작된다. 3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안전을 내세우며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번에는 최순실 국정농단을 두고 적폐청산이라는 구호를 내세우고 있다.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대통령이 구속되고 줄줄이 고위급 인사들이 구속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다시 서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반성하고 새로 시작하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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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08 [00:10]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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