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광고
광고
정치·사회경제·IT여성·교육농수·환경월드·과학문화·관광북한·종교의료·식품연예·스포츠피플·칼럼
로그인 회원가입 아이디/비번 찾기
전체기사보기 全北   全國   WAM特約   영문   GALLERY   양극화   인터뷰   의회   미디어   캠퍼스 재테크   신상품   동영상   수필  
편집  2017.12.13 [01:13]
구월! 초가을 볕을 받으며
<토요수필>시인 최영옥 ‘가을! 내밀한 그리움'
 
시인 최영옥
광고

 

▲ 가을은 잔잔하고 감미로운 행복을 머금은 계절이다    

 

 

너른 들판엷은 햇살이 쏟아지고

 

한적한 시골길을 걸었다.

 

가슴 가득 가을을 담으려는 욕심에 마음은 한껏 부풀었다. 올려다 본 옥빛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푸르고 높다. 온통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논 한 복판에 두 팔 벌리고 선 허수아비가 마냥 행복해 보인다.

 

하늘을 떠받친 너른 들판익어 가는 벼들 위로 엷은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개울가 포플러 잎사귀는 쉬지 않고 반짝이고....이렇듯 가을은 잔잔하고 감미로운 행복을 머금은 계절이다.

 

시골길 양옆으로 도열하듯 피어 바람결 따라 춤추던 코스모스는 안타깝게도 벌써 퇴색하는 모습이다. 가녀린 코스모스의 향취를 느끼기도 전인데, 귀여운 그 꽃잎들과 아직 눈웃음을 나누기도 전인데.... 톱니바퀴 모양의 하양, 분홍 , 빨강의 꽃잎들은 이미 힘을 잃고 있다. 길지 않은 한 생을 마감하고 씨앗으로 영글 준비를 하고 있다.

 

▲ 아득하게 높은 하늘을 쳐다보며 저 하늘과 맞닿은 곳 까지 하염없이 걷고 싶었다    

 

 

높은 하늘저 하늘 맞닿은 곳까지

 

가을만 되면 원인을 알 수 없는 마음병을 한 바탕 앓곤 하였다. 하지만 올 가을만은 절대 휘청거리지 말기로 마음을 다잡던 터였다. 아득하게 높은 하늘을 쳐다보며 저 하늘과 맞닿은 곳 까지 하염없이 걷고 싶었다.

 

저 너머엔 무엇이 있을까. 자꾸 가다보면 뭔가 내가 원하는 무엇을 만나지 않을까. 내밀한 그리움 속의 어떤 주인공.  누군가를 만나지 않을까.

 

소녀처럼 로맨틱한 상상을 하게도 만드는 계절이 가을이다. 그러나 나이도 나이니 만큼 계절에 휘둘리지 말고 성숙한 모습으로 가을을 맞이하고 또 보내 주자고 자신과 굳은 약속을 했다.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 품어 온 말이 하나 있다. 좌우명이라고 하기엔 거창하고 마음속으로 좋아하여 노력하고 싶은 말, 스스로 정해 놓은 삶의 철학이라고 한다면 맞는 표현일까

 

자중하자는 말이다. 너무 경솔하지도 않고 경박하지도 않으며 또한 지나치게 무겁지도 않게 항상 진중한 몸가짐과 마음 자세를 유지하고픈 소망이 담긴 것이다.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면 너그러움보다는 옹졸함이,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기보다는 자신을 아끼고 걱정하는 이기심이 더 컸다는 생각에 얼굴이 붉어진다.

 

요즘 고 이해인 수녀님의 저서 <사랑할 땐 별이 되고>를 읽고 있다. 맑은 영혼의 목소리로 쏟아내는 수녀님의 글은 읽을 때마다 나를 많이 부끄럽게 한다. 책에서 저자는 말한다.

 

남을 향한 비방의 화살은 성급히 쏘아 버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다른 이의 나를 향한 비방의 화살은 어떤 것이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각오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일은 되도록 보류할수록 좋고, 다른 이를 챙겨 주고 위해 주는 일은 미루지 않고 빨리 할수록 좋다. 진정 이 세상에서 누가 누구를 함부로 판단할 수 있단 말인가.’

 

섣부른 충고, 경솔한 판단, 넘치는 자기자랑, 가벼운 지껄임....이런 모든 것들이 침묵 앞에서  얼마나 부끄러운 것인지를 새삼스럽게 깨닫는 날이다. 침묵을 배우고 실천하는 가을이고 싶다.

 

불필요한 말들로 자신을 포장하려 애쓰지 않는 사람, 잔잔한 미소만으로도 많은 말들을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위선과 허세로부터 자유로워 진 사람이 되고 싶다.

 

중심을 잃고 휘청거리던 내면을 진실함과 겸손으로 가득 채워 마음 토실토실 살찌는 계절이고 싶다. 새벽이슬 이고 영롱하던 들풀들... 제 이름 불러주지 않아도 서운타 말하지 않는 그 무던함을 사랑하지 않았던가.

 

그네들도 이제 피돌기를 멈추고 수액을 말리우리라. 누렇게 말라 건초향으로 우리들의 후각에 남아 있을 것이다. 푸르디 푸르른 자연의 일부이던 들풀은 건초로 변하여도 기품을 잃지 않는다. 독특한 건초 향을 뿜으며 사람들의 후각에 머문다.

 

만추! 늦가을 기차여행

 

그윽한 구월이 다하면 약간의 한기와 함께 찾아올 만추를 만날 것이다. 늦가을 기차여행은 얼마나 운치 있던가. 작은 간이역에서 첫 기차를 기다리는 풍경. 철로 변 새벽서리 하얗게 뒤집어 쓴 구절초는 남루한 여인네처럼 후줄근하지만 그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는다.

 

목을 뺀 채  철로의 끝자락을 기웃거리며 오지 않는 열차를 기다리는 나그네들. 그들의 하얀 입김은 너도 나도 살아있음을 입증하는 작은 표징 같은 거였다. 우습게도 그 들큰한 입 냄새와 하얗게 허공으로 흩어지고 마는 그 미약한 입김의 존재가 얼마나 커다란 위안이던가.

 

이제 시나브로 가을은 깊어 갈 것이다. 잎들은 물들기 위해 광합성 작용을 중지하고, 꿈틀거리던 잎맥들은 이제 쉬고 싶어 할 것이다. 여름 한 철 무성했던 초록을 배반하며 그네들은 현란한 모습으로 치장할 것이다.

 

억새풀은 쓸쓸한 연가를 노래하며 운치를 더 할 것이다. 깊어 가는 가을 속의 이방인이 되지 않으려면 더 밝고 맑은 마음 밭을 가꾸어야 한다. 들국화보다도 더 해사한 웃음으로 무장하여야 한다.

 

현란한 가을 속에서 남루한 여인이 되지 않으려면 가을 분위기가 느껴지는 근사한 머플러를 준비하자. 갈잎 서걱이는 소리를 마음으로 들으려면 준비를 서두르자. 가을이 들어 올 가슴 한 켠 비워두고 멋진 시 한 편 쯤 분위기 있게 낭송할 줄 아는 운치 있는 가을 여인이 되어 보고 싶다.

 

가을의 기도 

 

김현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

낙엽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肥沃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百合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최영옥 프로필

경북 경주 출생

한국예총 예술세계로 등단

한국문협·예술시대작가회원

시집 장미를 기다리다2

공저 에세이 ‘3인의 칸타빌레

 


광고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밴드 밴드 구글+ 구글+
기사입력: 2017/08/11 [22:19]  최종편집: ⓒ womansense.org
 
해피우먼 전북 영어 - translate.google.com/translate?hl=en&sl=ko&tl=en&u=http%3A%2F%2Fwomansense.org&sandbox=1
해피우먼 전북 일어 - jptrans.naver.net/webtrans.php/korean/womansense.org/
해피우먼 전북 중어(번체) - translate.google.com/translate?hl=ko&sl=ko&tl=zh-TW&u=http%3A%2F%2Fiwomansense.com%2F&sandbox=1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뉴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주간베스트 TOP10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倫理규정’-저작권 약관정론직필광고/제휴 안내기사제보기사검색
로고 월드비전21 全北取材本部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1가 1411-5, 등록번호 전라북도 아00044, 발행인 소정현, 편집인 소정현, 해피우먼 청소년보호책임자 소정현 등록일자 2010.04.08, TEL 010-2871-2469, 063-276-2469, FAX (0505)116-8642
Copyrightⓒwomansense.org, 2010 All right reserved. Contact oilgas@hanmail.net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