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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10.21 [07:54]
“불길 옮아붙네…가을 통째로 익고있네”
(POET VIEW) 林 森 '가을 소리'
 
림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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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을 소 리'

 

 

 


 


 

林  森

 

 

성큼 한걸음 다가서는
 늦가을 산

 발그레하니 꼭대기 물들더니
 순식간 노릇노릇
 발밑 불길 옮아붙네

 
 이 가을속으로
 그 가을 오는 소리,

 
 바닥 수북이 넉장거리 누웠던
 삐죽삐죽 황갈색
 밤송이들도,


 밟으면 속닥속닥
 귀 간질이던
 솔가리 숲길도,


 쏴아아 - 바람불 때 마다
 후드득 소낙비로 날리던
 나뭇잎 비도,


 감나무 꼭대기 지악스레 붙어있던
 달랑 몇 알
 붉은 홍시도,


 온 종일
 부산하게 도토리 물고 들락거리던
 얼룩 다람쥐도,


 하냥
 그 가을 소리
 이 가을로 보내주니


 지금은 가을 통째로 익고있네
 

 

 

 詩作 note

 

추분이 지났다. 이제 다음 주는 추석이 들어있다. 목하 가을의 한 가운데 이미 들어섰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여름의 끝자락 볕이 따갑더니만 어느새 슬금 소슬바람이 조석을 수놓는다. 신기하게도 잠시 딴 생각하는 새에 하마 이만큼 가을이 익었다. 길 가의 코스모스가, 뜨락의 귀뚜라미가, 높아진 하늘의 고추잠자리가, 누렇게 변색되어지는 들판이, 그렇게 가을을 대변하고 호흡한다. 온 천지에 가을 소리를 흩어뿌리며 가을이 흠씬 영글었다. 그리고 잠깐 사이에 이 짧은 계절 가을은 또 후다닥 저 갈 길로 떠나가리라.

 

사계절이라고는 하지만, 유독 짧아서 점만 살짝 찍고는 돌아서는 계절이 가을인지라, 웬지 모르게 이 계절이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뭔가 꼭 이루어야 할 일을 이루지 못할 것 같은 아쉬움에 종종걸음 치다보면, 작지만 격렬한 추억을 순식간에 심어놓고 가을은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간다. 그래서 가을은 참 쓸쓸하고도 정겨운 낭만의 절기다. 가을은 잊혀졌던 사랑을 떠올리기에 안성맞춤의 절기다. 가을은 그래서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애쓰는 사람들에게는 딱 맞는 제 철이다.

 

올 추석은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길게 연휴가 이어지기에 아주 풍성한 중추절이다. 이번 추석 연휴는 그래서 직장인이나 서민들에게 '내 생에 다시 없을 황금연휴'로 불린다. 주말을 끼고 한글날(109)까지 최장 10일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연휴, 그리고 넉넉하고 풍요로운 추석을 떠올리면 행복하기만 하다. 그런데, 사실은 현실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명실상부한 명절은 아니다.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지만, 상상 외로 추석에는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모두들 한번쯤은 마음의 부담이 오는 순간이 추석·설 등 명절에 한번쯤 있었을 거다. 과연 어떤 스트레스가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걸까? 물론 사람마다 나름의 사정이 있고 처해진 여건이나 환경이 제각각이라서 몇 마디의 말로 대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세상의 절반 이상은 삶이 즐겁기 보다는 고통의 연속이라는 상황에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으며, 내일의 막연한 꿈이나 소망 보다는 오늘의 절대절명의 목숨 부지가 당면한 숙제로 짓누르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당장 우리가 긴 연휴의 명절 분위기에 젖어서 들뜬 마음을 추스르기 힘든 이즈막에도, 소외된 우리의 이웃들은 오히려 그 긴 휴일을 보낼 걱정으로 한숨짓고 있을 것이다. 일 예로, 각 지자체별로 추석 연휴에 결식이 우려되는 아동들을 위해 급식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원 대상자를 상대로 연휴 기간(9.3010.9) 급식 방법을 파악한 결과 대부분이 급식가맹점을 이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각 지자체는 일반음식점, 편의점 등 등록한 급식가맹점 휴무 여부와 이용 가능 시간을 파악해 대상 아동에게 문자 또는 전화로 이미 안내를 진행했다. 또한 관련 내용을 지자체의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120 콜센터’, ··구 당직실에도 비치하기로 했다. 단체급식소를 이용하는 어린이 가운데 결식 우려가 있는 아이에게는 급식카드와 부식을 제공하기로 하는 등 대체수단도 마련했다. 급식카드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이달부터 하루 한도액을 8천원에서 12천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잔액 소멸 기준을 1개월에서 올 연말까지로 확대 시행하기로 한 지자체도 있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대비책 마련도 사실은 우리가 무시하기 쉬운 그늘의 한 부분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포털 알바몬이 총 1592명의 직장인과 대학생, 알바생들을 대상으로 추석연휴와 아르바이트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알바몬 조사 결과 과반수의 대학생, 직장인이 추석 연휴기간에 아르바이트를 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연휴기간 중 단기 아르바이트를 할 의향이 있는지묻자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 65.7%, 직장인 54.9%가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이들은 추석연휴에 아르바이트를 하려는 이유로(복수응답), ‘휴일 수당 등 평소보다 급여가 높을 것 같아서(38.9%)’를 꼽았다. 이외에도 추석 연휴 기간에는 단기 알바를 쉽게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서(짧은 기간만 일하고 싶어서)(38.3%)’, ‘당장의 생활비, 용돈을 벌기 위해서(35.4%)’, ‘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할 일이 없어서(27.2%)’ 등의 이유가 있었다. 극히 지업적인 설문 결과라고는 하지만, 현재 우리 나라가 처해있는 만만치 않은 경제 사정과 국가적인 위기 의식이 심화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지표라서 씁쓸하다.

 

그렇지만 비단 우리의 녹록치 않은 현실이 우리의 미래를 아주 암울하게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의 저력은 힘겹고 어려울 때 더 빛을 발했고, 다른 나라에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단합과 협력의 시너지도 결정적인 순간에 집약적으로 표출되어 왔다는 걸 우리는 스스로 깨달아 안다. 설령 지금 북한의 도발이나 강대국들의 횡포에 우리가 이리 저리 흔들리며 찢기우고는 있지만, 우리의 가을 위기는 우리 스스로 극복하고, 우리끼리 보듬으며 힘 합해 극복하리라는 걸 우리는 또한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마음가짐으로 우리는, 겸손하고 우애로우며 먼저 굽힐 줄 아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걸 안다.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벤자민 프랭클린은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열일곱 자녀 중 열다섯째로 태어나 힘든 유년 시절을 보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평소 아버지에게 주의를 들었음에도 한참 다른 생각을 하다가 그만 방 문지방에 머리를 크게 부딪치고 말았다.

 

아파하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말했다. “아들아, 머리가 아프겠지만 오늘의 아픔을 잊지 않고

항상 머리를 낮추고 허리를 굽히며 겸손한 자세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프랭클린은 아버지의 말을 교훈 삼아 살아갔다. 그리고 그가 평생에 마음에 새긴 교훈은 바로 겸손이었다. 전통적으로 몽골의 전통 가옥 게르는 문이 낮아, 들어갈 때는 겸손하게 허리를 굽혀서 들어가야 한다. 상대의 집에 갈 때는 사이가 좋든 나쁘든 고개를 숙인 채 겸손한 마음으로 방문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살면서 내가 먼저 낮아지고 내가 먼저 굽히는 것... 그것이 좋은 인간관계의 비결이며, 진짜 이기는 길이다. 흔히들 어떤 기분에 젖어서 자신의 생각에만 집중해 있을 때는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처지를 고려하거나 전혀 배려하지 않을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것이 무의식 중에 커다란 상처나 과오로 남겨질 지도 모르면서 우리는 아주 단순한 자아도취로 인간관계를 해하거나 일을 그르치는 때도 있다. 속단과 편견을 늘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사람은 높이 올라갈수록, 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작아 보일 뿐이다.” 라고 한 프레드리히 니체의 말을 곰곰이 되새겨보아야 한다.

 

옛날 어느 나라에 검소한 관료가 살았다. 그는 가난했지만, 열심히 공부하여 벼슬길에 오르게 되었고, 나라의 살림살이를 맡아보는 중요한 자리에서 바르게 일을 잘 처리했다. 그런데 그가 왕의 신임을 받게 되자 시기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어느 날 한 신하가 왕을 찾아가 말했다. “전하, 그의 집에는 큰 자물쇠로 문을 잠그고 남에게 보여주지 않는 방이 있다고 합니다. 그 속에는 틀림없이 많은 재물이 감추어져 있을 것이오니 조사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말을 들은 왕은 신하들을 데리고 그의 집으로 갔다. 하지만 그는 소문대로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왕은 집안을 두루 살피다가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방을 보고 문을 열어 보라고 말했다. “전하, 이 방은 많이 누추하오니 열지 않도록 해 주시옵소서. 이 방에는 저의 부끄러운 물건이 들어 있사옵니다.” 하지만 왕이 재차 말하자 그는 할 수 없이 방문을 열었는데 방 안을 들여다본 왕과 신하들은 깜짝 놀랐다. 방 안에는 헌 옷 한 벌만이 상 위에 놓여 있었다.

 

왕은 그 용도가 궁금하여 그에게 물었다. “저는 지금 벼슬자리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분에 넘치는 헛된 마음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이 방에 들어와 이 옷을 바라보며 가난하게 살던 때를 생각하며 항상 검소한 마음으로 살고자 애쓰고 있습니다.” 처음 마음을 기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가끔은 뒤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힘들게 생각되는 문제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언제나 초심자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매 순간을 새롭고 신선하게 인식할 때 우리는 비로소 행복한 경지를 맛본다.

 

물은 끓는 점에서 단 1도가 부족해도 절대 끓지 않는다. 물을 수증기로 바꿔놓는 것은 바로 1도의 차이다. 세상의 모든 물질에는 이러한 임계점이 있고, 하나의 상태가 다른 상태로 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임계점을 넘어야 한다. 물이 끓는 점 온도에 도달해야만 끓는 것처럼, 우리 또한 열심히 노력했으나 임계점을 넘지 못하게 된다면 인생에서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다는 것도 꼭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나무를 바라볼 때, 땅 아래 뻗어있는 무수한 뿌리들은 바라보지 못한다. 땅 위에 드러난 결실이 없다고 좌절하지 말자. 자신의 임계점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는 오늘, 우리의 뿌리는 계속 단단히 뻗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어설 때, 찬란한 결실을 볼 것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해봤자 소용없다. 필요한 일을 함에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성공을 위해서 우리는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 변호사가 독립해서 새롭게 사무실을 개업했다. 이제는 첫 상담 손님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때마침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려고 했다. ‘옳지, 내가 꼭 이분을 변호하고 말겠어.’ 변호사는 들어오는 손님에게 자신의 유능함을 보여주고자 갑자기 사무실 전화기를 집어 들어 큰 소리로 말했다. “제가 요즘 수임한 일이 너무 많아 무척 바쁘지만, 선생님 일은 어떻게든 해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하지만 손님이 오셔서 이만 끊겠습니다.”

 

변호사는 수화기를 내려놓으면서 손님을 향해 물었다.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 그러자 손님은 한참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선생님, 저는 전화국에서 나온 설치 기사입니다. 신청하신 전화선을 연결해 드리려고요.” 자신의 행동이나 다른 사람의 행동이 부끄럽거나 민망할 때, 우리는 흔히 손발이 오그라든다라는 표현을 쓴다. 잠깐의 만족이 있는 허세로 과시하지 말고 어느 순간에나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간소하면서 아무 허세도 없는 생활이야말로 최상의 것으로 생각한다.

 

가을이 한참 영글어가는 이 계절에 우리는 잠시 바쁜 걸음을 멈추고, 힘들게 오늘을 견디고 있는 소중한 우리 이웃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남의 일로만 여겨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라 진정한 우리의 이웃, 우리의 가족, 나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며 기꺼이 손 내밀고 어깨 감싸주는 관심과 성원이 절실히 요구되는 사연들이 있다. 그 중에 필자의 눈시울을 적시게 만드는 가슴 시린 사연 하나 소개한다.

 

-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큰딸 희원이. 그때는 아무것도 몰라서 그렇게 허망하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럴 수 없습니다. 같은 병에 걸린 둘째 딸 해원이는 절대 그렇게 보내지 않을 겁니다. 아니, 희원이에게 못다 한 사랑으로 끝까지 지켜낼 겁니다. 나는 엄마니까요...”

 

지난 2006, 7살이던 큰딸 희원이의 몸이 경직되어 갔습니다. 큰 병이 아닐 거로 생각했는데 희원이는 들어보지도 못한 이염성백질이영양증병명을 병원에서 진단받았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온몸은 마비 증세가 심하게 왔습니다. 처음 겪는 일에 당황했고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큰딸에게 병이 발병하자 얼마 후 믿었던 남편은 너무도 무책임하게 우리 가족을 떠나 버렸습니다.

 

둘째 딸 역시 너무 어렸기 때문에 몸이 열 개라도 부족했습니다. 저는 큰딸의 치료를 위해 직장을 다녀야 했고 둘째 아이의 양육까지 책임져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온전히 희원이의 치료에 시간과 정성을 쏟지 못했습니다. 결국, 4년간의 투병 끝에 꽃 같던 희원이는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모든 게 다 제 탓인 것 같아 마음껏 울지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허망하게 희원이를 하늘나라로 보내고, 평생 가슴에 묻었습니다.

 

201011, 희원이를 보내고 한 달쯤 되었을 때 둘째 해원이도 똑같은 병을 진단받았습니다. 저는 하늘이 너무도 원망스러웠습니다. “당신이 정말 계신다면, 어쩌면 이렇게 잔인하실 수 있나요...” 여느 또래 아이들처럼 엄마에게 어리광 부리고 웃음이 많던 우리 해원이의 몸은 한 순간에 언니처럼 하나둘 멈춰버렸습니다. 모든 게 꿈이기를... 차라리 내 생명을 바쳐서 아이가 예전으로 돌아올 수 있다면... 잠이 들 때마다 울고, 기도했지만 시간은 냉정하게 계속 흘렀습니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가끔 기적적인 일도 일어나건만... 하지만 그렇게 원망하면서 살아왔는데 요즘 저는 감사합니다. 비록 매일 살기 위해 몸부림치고 힘겨웠던 7년이었지만, 해원이와 함께 하는 시간을 허락해 주어 감사하고, 엄마로서 제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온 몸이 굳어버린 해원이에게는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사지와 운동을 병행하며 몸이 이제는 굳지 않게 하는 것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또 한의원 치료를 통해 거의 먹지 못하는 해원이의 영양을 보충하고, 침을 맞으며 근육이 굳는 것을 최대한 방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녀는 날마다 집을 나섭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재활센터에서 반나절을 운동하고, 한의원 치료, 언어치료, 감각통합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통해 해원이가 조금이나마 나아지도록 필사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저에게 힘들지 않냐고 말합니다. 1% 희망이 있는 한 제 몸이 부서져 먼지가 될지라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저를 나약하게 만듭니다. 대부분의 재활치료는 비급여이기 때문에 치료비와 월세를 내고 나면 통장은 언제나 마이너스입니다.

 

친척이나 친구에게 사정을 말하고 빌리는 것도 이제는 염치가 없어서 못 합니다. 저희와 같이 장애가 있는 아동이 재활병원에 가기 위해서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지만, 교통비라도 아낄까 해서 역에서 재활병원까지 걸어가기도 합니다. 쉬지 않고 열심히 걸으면 40분 정도 걸리는데, 큰 가방 2개를 어깨에 메고 140cm의 딸을 휠체어에 태워 걸으려면 온 몸에 땀이 비 오듯 쏟아집니다.

 

이제 중학교 2학년이 된 딸을 매번 휠체어에서 내리고 올리고, 수없이 병원에 다니면서 어느 곳 하나 성한 곳이 없지만 저에겐 제 삶을 챙기거나 돌볼 여유는 사치일 뿐입니다. 저도 사람이기에 다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이 듭니다. 하지만 제가 포기하는 순간 우리 해원이는 어떻게 될까요? 저는 해원이에게 하나 뿐인 엄마이며 가족입니다. 저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

 

지금 한 사회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원이 어머니를 돕기 위한 모금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 활동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성금이 답지할지는 모른다. 살기 바쁜 우리들에게 이런 이웃들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물론 그럴 때 마다 모두 나서서 만족할 만한 후원을 진행할 수는 없다. 다만 우리의 작은 정성과 사랑들이 모듬체의 근간이 되어 내일을 향해, 꿈을 향해 달려가는 그들에게 작은 위로와 힘이 되어지기를 기대할 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지도는 관계의 지도다. 신뢰와 믿음으로 그어 진 선을 따라, 나와 타인이 퍼즐처럼 하나가 되는 내 삶이 고스란히 보여지는 인생 지도다. 내 지도가 얼마나 넓을지 보다는 얼마나 견고하고 진실하게 그려졌는지, 내가 떠받치고 밀어주고 나를 끌어주는 지도의 상, , , 우에는 어떤 사람들이 함께 하고 있는지, 지도 저 끝 편에서는 지금 내가 누군가와 함께 생을 마주하고 있는지, 앞으로 10년 후에는 이 지도가 얼마나 더 행복한 지도가 될 것인지, 크기보다는 진실함이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바로 내 인생의 지도이기 때문이다.

 

한 농부가 밭을 샀는데 그 가운데 쯤 큰 바위 덩어리가 있어서 매우 불편하였다. 밭을 갈 때마다 바위를 피해서 농사를 지어야 하니 손해가 나는 것은 당연했고, 쟁기 등 연장들이 부딪쳐 망가지기도 했다. 그래서 농부는 그 바위 덩어리를 꼭 캐내야겠다며 바위 밑을 파 들어갔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본 결과 이미 오래전부터 그 바위는 거기 뿌리박고 있었고, 누구도 움직이려 들지 못했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그때까지 농부는 바위가 땅 밑으로 매우 깊게 박혀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파보니 그 바위는 겉으로만 드러나 있는 납작한 바위였다. 농부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바위를 파냈다.

 

그리고 말했다. “별것도 아닌데 그 동안 굉장한 바위 덩어리인 줄 알고 괜히 겁먹었잖아.” 우리는 어떤 일을 어렵게만 여겨서 아예 시도해보지도 않고 맥없이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막상 해보면 예상과는 달리 별 것 아니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어떤 일을 못하고 있는 것은 실제로 그것을 못해서가 아니라, 미리 겁먹고 아예 시도해보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임을 기억해야 한다.

 

며칠만 지나면 추석이다. 추석의 긴 연휴가 이어질 거다. 우리에게 심신의 재충전과 활력을 점검하는 기회의 시간이다. 이 시간들을 그저 흥청망청 의미 없이 소비할 것이 아니라, 삶에 있어서 다시는 오지 않을 이 가을이 마지막으로 부여하는 은혜라고 여겨, 진솔하고 겸허한 인격 도야의 시간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뒤처진 우리의 이웃들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챙기는 넉넉함과 풍성함을 갈고 다듬으면서, 축복된 미래를 여는 전환점이 되어지기를 진심으로 학수고대한다. 더도 덜도 말고 꼭 한가위만 같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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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27 [22:41]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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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소리 홀로코스트 17/09/28 [08:37] 수정 삭제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귀를 기울여보세요. 가을이네요.
시도 청산 17/09/28 [10:05] 수정 삭제
  우리는 어떤 일을 어렵게만 여겨서 아예 시도해보지도 않고 맥없이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막상 해보면 예상과는 달리 별 것 아니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어떤 일을 못하고 있는 것은 실제로 그것을 못해서가 아니라, 미리 겁먹고 아예 시도해보지 않았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임을 기억해야 한다.
감성적인 시네요 꺽다리 17/09/29 [19:21] 수정 삭제
  낭만과 감성이 가을이라는 계절과 잘 어우러지네요
가을은 안성맞춤 17/09/29 [19:52] 수정 삭제
  사계절이라고는 하지만, 유독 짧아서 점만 살짝 찍고는 돌아서는 계절이 가을인지라, 웬지 모르게 이 계절이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뭔가 꼭 이루어야 할 일을 이루지 못할 것 같은 아쉬움에 종종걸음 치다보면, 작지만 격렬한 추억을 순식간에 심어놓고 가을은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간다. 그래서 가을은 참 쓸쓸하고도 정겨운 낭만의 절기다. 가을은 잊혀졌던 사랑을 떠올리기에 안성맞춤의 절기다. 가을은 그래서 인간성을 회복하고자 애쓰는 사람들에게는 딱 맞는 제 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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