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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7.12.11 [22:58]
‘누군가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되는 것’
<초대수필>조 태 현 ‘특별했던 성탄절’
 
조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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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태현    

법원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법원장까지 지낸 동창친구가 연예인인 문근영, 정애리 님 등에 이어 연탄은행 홍보대사를 맡았다는 소식이다.

 

연탄은행은 후원자들의 기부금과 자원봉사자들의 봉사를 바탕으로 불우한 이웃들에게 연탄을 나눠주며 이웃에게 따뜻한 나눔의 의미를 실천하고 있는 봉사단체의 이름이다. 현재 전국에 약 30개 지점이 있고 해마다 4백만 장 정도의 연탄을 전국의 약 10만 가구의 영세가정에 무상으로 공급해 준다고 한다.

 

이러한 사랑의 연탄나눔 운동은 봉사활동 체험 확대,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의식 강화 등과 더불어 어린 아이에서부터 어른, 연예인, 공공기관, 정부부처, 중소기업 및 대기업 그리고 대통령까지 참여하는 사랑과 나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기름이나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 가구가 대부분이지만, 현재도 전국에 30만 가까운 연탄사용 가구가 있고, 그 중 상당수가 제대로 연탄을 구입할 돈이 없어 한겨울을 냉방에서 떨고 지낸다니 그 역할이 막중함을 느낀다.

 

겨울로 들어 그 동안도 내내 추웠었지만, 오래전 지난 2010년의 겨울 12월의 크리스마스 날은 여느 때보다 유독 추운 아침이었다.

 

그렇지만 이날만큼은 연탄 나르기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데 더 큰 보람을 갖고 웃음으로 서로를 격려하며 즐겁게 동참했고, 동창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에 불암산 달동네의 추위도 금방 사그러들어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었던 날로 기억된다.

 

그 곳엔 500원씩 하는 연탄 한 장도 제대로 구하지 못해 길고 긴 겨울밤을 냉방에서 지새는 고달픈 사람들, 쓰러져 가는 판잣집에서 의지할 가족 한 사람 없이 홀몸으로 지내는 독거노인들이 많이 살고 있었다.

 

그 분들을 찾아가 손수 연탄 한 장 한 장씩을 건네주고 거친 손을 마주 잡고 따뜻한 위로의 말이라도 나눌 수 있던 시간들... 누가 뭐라 해도 마음이 절로 가벼워지고 내가 바로 행복한 사람이란 걸 다시금 느끼게 해 준 날이었다.  

그 분들을 찾아가 손수 연탄 한 장 한 장씩을 건네주고 거친 손을 마주 잡고 따뜻한 위로의 말이라도 나눌 수 있던 시간들... 누가 뭐라 해도 마음이 절로 가벼워지고 내가 바로 행복한 사람이란 걸 다시금 느끼게 해 준 날이었다.

 

모처럼 빵모자를 쓰고, 이른 아침 사당동 집을 나와 상계역까지 전철을 타고 나설 때는 여느 때보다 추위를 몹시 느꼈다. 그렇지만 연탄을 들어 전달전달하고, 연탄지게를 지고 언덕배기를 오르락내리락 할 때는 오히려 더워져 땀도 꽤 났었다.

 

같이 했던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은 연탄 한 장마다 사랑을 담아 배달하며 소중한 땀방울을 흘렸다. 달동네에 연탄을 나르는 방법이 지게로 지어 나르고, 앞 가슴에 두 장을 들어 나르거나 손수레를 이용해서 운반하는데, 나는 처음에는 손으로 들고 나르다가 연탄지게로 바꿨고 아마도 한 70-80장 정도는 나른 것 같다.

 

그날 함께 했던 주니어 자원봉사자들과 시니어 고령자그룹 홍보대사 친구부부, P경찰서장 친구부부, 사업하는 K친구부부와 삼은 아들 알리, K지점장 부부, M회장, 멀리 전주와 군산에서 온 L K도 성의가 대단한 동창친구들로 수고가 많았다.

 

우리와 함께 했던 3 엄 소장, 탈북대학생봉사단(NKYN) 학생들도 수고를 아끼지 않았고, 처음 인사하고 나하고 같은 조가 되어 담소하며 힘든 줄 모르게 해 준 함북출신 Y학생의 수고에도 감사하고 싶다.

 

특히 K사장과 한 조가 되어 연탄 쌓는 일인 조적조를 맡은 탈북자 새터민인 서른세 살의 젊은이는 학생봉사단의 회장을 맡고 있는데, 원산이 고향으로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수학선생을 잠시하다 탈북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연세대에서 교육학을 전공으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고, 2003년에 내려와서 탈북여성을 만나 가정을 꾸려 백일된 갓난아이도 있다고 한다. 탈북행렬이 시작되었던 1990년대는 이북에 남아있던 가족들에게 피해가 많았는데 지금은 탈북자가 하도 많아 남은 가족에게 크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문득 경북 예천출신으로 내 고향 익산에서 대학을 나와 지금은 전주 쪽에서 지내고 있는 안도현 시인님의 연탄 시 시리즈 중  "너에게 묻는다"라는 다음의 시구가 생각이 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벌써 10여 년 전 일이라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같은 중계동 마들근린공원 장애인특수학교에 가서 정신교육하며, 전국에서 온 시각장애자들과 함께 엮인 굴비처럼 손잡고 전철타고 안내했던 봉사활동도 기억이 난다

 

중계역에서 내려 교육장에 도착할 때 쯤이면 매번 신발 끈이 풀어져 밟혀 넘어질 뻔 하였었다. 그 때의 기억들을 글로 써낸 것이 바로 나의 수필 등단작이 돼버린 "더불어 사는 삶-신발 끈을 다시 고쳐 매며" 이니 한편으로 우습기도 하다.

 

소외받고 힘든 이웃들도 다양하고 나눔의 방법과 모습도 정말 여러 가지인 성싶다.

 

억만장자들을 대상으로 재산의 반을 기부하는 범세계적인 운동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빌게이츠와 워런 버핏을 비롯 평생을 어렵게 살며 모은 전 재산을 기부했다는 소식을 전해주는 우리나라의 기부자들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부의 나눔, 재능과 지식의 나눔, 땀 흘려 일하는 육체적인 나눔, 그리고 그저 함께 울고, 기뻐하고, 등 두드리며 위로해 주는 마음의 나눔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아프리카 오지 말라위의 치무왈라에 최고시설을 갖춘 병원을 세워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간호사 백영심님 이야기, 그리고 수단의 톤즈에서 의료와 교육 봉사활동을 펼치다가 48세의 젊은 나이로 선종한 고 이태석 신부님의 이야기도 떠오른다.

 

이번에 연탄을 후원해 주신 분은 무려 백만 장(5억원)이란 거액을 후원해 주셨다 한다

 

내가 아는 사람들 중에도 아프리카 탄자니아나 방글라데시 등 해외에까지 나가 자원봉사활동을 하고여기저기에 후원금도 많이내는 여유있는 열성파도 여럿 있기는 하지만, 내 경우는 쑥스럽게도 아직은 물, 심의 여유도 없는지라 그저 일하다 가끔씩 틈을 내어 지식나눔 등 가능한 대로 자원봉사 대열에 참여해볼까 하는 바램뿐이다. 그저 내 소유를 포기하고 나눈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고 정말 어렵다는 걸 실감하면서 말이다.

 

사실 전공인 경영학을 강의하며, 경영 철학이나 마케팅 철학에서 말하는 '기업의 사회책임(CSR)과 사회공헌(Philanthropy)' '기부도 투자다'라는 철학적 명제로 칼럼을 기고하고 전도해 온 지가 20년도 넘었고 관련 논문을 두 편이나 금융기관 연구지에 발표도 했건만, 정작 작은 것 하나도 참여하고 실천하지도 못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컬하기도 하다. 그저 '경영학과 교수가 경영자는 아니지 않는냐'라는 말로 그저 얼버무려 왔으니...

 

그날 아침 모인자리에서 바로 배운 연탄은행 밥상공동체의 '희망가'(사실은 우리 부모님들이 아주 어렸을 때 배우셨던 1900년대 초 구한말의 노래 '학도가'를 개사한 것이지만)의 한 소절처럼, '우리들의 인생은 예순살부터... 언제나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라는 데 공감을 더 가져본다.

 

 

■ 조 태 현(趙 泰 玄)

전북 익산, 1953년생

수필가, 서양화가

솔로몬서치 상무이사

한국문인협회, 한국미술협회

- 수필집 여백을 채우며

고객유혹의 기술’ ‘금융기업 마케팅

이 메 일 cho224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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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2/06 [22:50]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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