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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09.25 [13:01]
“생명력을 지니고 은근하게 숨어있다”
<살며 사랑하며> ‘진실은 오래 타는 불’
 
림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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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등대가 되고 횃불이 되어 세상을 빛나게

오늘도 조심스레 호흡한다. 진실 또 진실하게

신속한 결과보다는 공들인 진실의 얼굴 기억

 

 

▲ 림삼 시인 

 

소수의 참진실은 무력하게 무너진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을 믿는다. 사람은 자기의 생각을 진실이라고 여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믿는 대로 생각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한다.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려 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명분을 부여하고, 자신의 판단에 정당성을 덧입힌다.

 

그렇게 진실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포장한다. 그러다보니 세상에 진실은 무수히 많다. 진실이라는 제목을 달고 수없이 많은 오판과 오류가 버젓이 행세한다. 그리고 그 진실이라는 이름으로 곧추선 다수의 힘 앞에 소수의 참진실은 무력하게 무너진다.

 

이미 진실이라는 명제 자체에도 의미가 없다. 세상에 진실은 언뜻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우리는 알아야 한다. 감추어진 진실일수록 가치 있고, 보이지 않는 진실이 때로는 더욱 소중하여, 우리 삶의 등대가 되고 횃불이 되어 세상을 빛나게 하는 것이니까.

 

냄비처럼 순식간에 쉬 달구어지는, 성냥불처럼 화르르 살랐다가 금세 꺼져버리는 그런 진실이 아니라, 한 번 뜨거워지면 오래 식지 않는 질그릇처럼, 은은하면서도 긴 시간 뜨겁게 타오르는 광솔처럼, 진실은 그렇게 생명력을 지니고 우리 곁에 은근하게 숨어있다.

 

눈에 띄지 않아도 진실은 살아 있으며, 만져지지 않아도 진실은 우리를 감싸고 있고, 느끼기 힘들어도 진실은 우리 삶의 깊은 곳에 스며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근원이며 저력이다. 진실은 그래서 오래 타는 불이다. 진실은 바로 우리의 목적이며, 우리의 결론이다.

 

진실은 그리하여 진리다. 우리가 영원히 가슴에 품고 가야 할 이다. 가슴 떨리는 감동으로 진실의 얼굴을 대면하며, 필자는 오늘도 조심스레 호흡한다. 진실하게 또 진실하게...

 

사실은 고도로 발달된 물질문명으로 인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마음이 병들어가고 있다. 문화인이라고 자부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기계의 노예가 된 소외감으로, 비정한 인간관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마음의 갈등은 끝없이 파도처럼 출렁거린다.

 

진정 우리는 참다운 인간으로 진실한 가슴을 풀어헤칠 수 없는 고도에서 피곤한 날개를 잠재우고 있음이다. 신의 실존을 믿으면서도 아무도 모르게 또한 그 신에 대하여 가만히 부정해보고도 싶어지는 것이 외로운 현대인들의 숙명이다.

 

그러나 빛나는 별이 높은 하늘에서, 우리들의 가난하고 찢긴 마음을 따뜻한 신의 손길 빌어 어루만져주기 때문에 우리는 무섭지도 외롭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고해와 같은 이 세상에 살면서 우리 각자의 마음이 왜, 어떻게, 무엇이, 얼마만큼 상처를 입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마음을 알아본다는 것은 참으로 쉽고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마음은 마음으로 알아보는 길 밖에는 없고, 또한 그 방법 외에 다른 방도는 일절 없다.

 

삶을 건강하고 긍정적인 사고로 현실에 적응하면서, 잘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은 마음 속에 질서와 조화가 균형을 잘 잡고 있으며, 그들의 마음 바탕은 규모 있고 튼튼해야 하고, 아울러 논리적이면서도 합리적이어야 한다.

 

또한 감정과 행동 역시 생각과 일치되면서, 정서적이고 지적이면서 체질적인 인격의 요소도 잘 갖추어져야 한다. 우리는 이런 건강한 정신으로, 밝고 명랑한 마음씨로 조화를 가진 인격 기반을 다지면서, 어떤 어려움에도 잘 적응하고 타협하는 슬기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지나친 자존심 고립되기 마련

 

우리는 언제나, 보다 진솔한 이상과 꿈을 향해, 잠재우던 날개를 펄럭이면서 높은 곳을 바라보고 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진실의 준엄한 명령이며 우리에게 주어지는 엄숙한 숙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보잘 것 없는 자존심을 내세워 혼자만의 아집에 사로잡히거나, 다른 사람들과 화합하지 못하는 성품과 인격을 지양해야 한다. 어차피 세상은 홀로 살아갈 수는 없는 공동의 광장이다. 독불장군은 있을 수 없다. 겸양과 근면이 바로 올바른 세상을 사는 삶의 근본 소양이다.

 

실상 지나치게 자존심을 내세우다가는 고립되기 마련이고, 너무 자존심이 없는 경우에는 자칫 비굴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진정한 자존심을 지니고 모나지 않게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명제이며, 진정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어야만 가능한 결론이다. 엄격하게 말해 자존심이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고유한 개인의 영역이고, 남이 인정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존재하는 한 스스로 지켜야 할 하나의 신념이다.

 

그런데 지나친 자존심이 마음을 허약하게 만들며, 자칫하면 상처를 받아 마음을 병들게 하는 원인이 되어지기도 한다.

 

병든 자존심은 마음 깊은 곳에서 울부짖는 열등감의 그림자이기 때문이다. 자존심을 내세워 스스로를 포장하는 것도 때로는 살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할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과장된 자존심을 앞세우다가는 과대포장의 망상에 사로잡혀 진실된 자아를 잊게 될 소지가 다분하다.

 

자아를 상실한 자존심은 사고를 병들게 만들어 늘 미망에서 깨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허망은 열등감의 반작용이며, 상처받은 자존심의 좌절이기도 하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 흉내를 내려고 하는 것은 자존심이 아니다.

 

오히려 가난하더라도 당당한 것이 자존심이다. 가난하다고 해서 부자나 권력자에게 아첨하는 것은 정말 자존심이 상할 일이다. 무식한 사람일수록 유식한 척 해야 마음의 긴장이 풀어지기 때문에, 모르는 것도 아는 척 하고 실없이 지껄여대기를 잘한다.

 

빈곤한 마음은 헛된 자존심을 지켜나가기 위해서 자신의 마음을 진실로부터 이탈하게 유인하며, 자신의 본분을 분별하지 못하는 사람은 병든 자존심의 노예가 된다. 아울러 사치와 허영심은 병든 자존심의 상징이며, 마음이 병들었다는 표식에 불과하다.

 

보통 사업가가 실패해서 비참한 곤경에 빠져버리면 의례히 학창시절의 자존심 때문에 동창회 모임에조차 나오지 않는다. 높은 지위에 있다가 물러나게 되면 자존심의 상처 때문에 두문불출하여 바깥 세상과 담을 쌓는다.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 자존심 때문에 남자라면 무조건 싫어하고 경계하는데 점점 현실 도피가 되다가 자학적으로 변하게 된다. 대학에 실패한 수험생은 자존심에 타격을 받아 학교의 교문은 물론 학교의 뱃지나 심지어는 학교의 학생들까지 외면하게 된다.

 

사람의 감정은 참으로 묘한 것이어서, 모든 이치를 알면서도 자신이 막상 그 입장에 처하게 되면 모든 일반적인 상식이나 진실을 잊어버리고, 오직 편협하고 외골수적인 집착과 잘못된 명분에 빠져들고 만다.

 

이와 같이 여러 다른 이유로 입게 되는 자존심의 손상과 상처는 우리의 마음을 혼란스럽게 뒤흔들어 놓는다. 그래서 자존심은 어리석은 자의 권리이며, 그릇된 진실의 푯대이다라는 말이나 허영심은 사람을 수다스럽게 하고, 자존심은 사람을 침묵하게 한다라는 말이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예컨대 자존심이 없는 사람처럼 비굴하고 가엾은 사람도 없지만, 지나친 자존심으로 인한 오만과 독선으로 사람들로부터 스스로 격리되는 존재 또한 구제받기 힘든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

 

자신의 인격을 존중받고 싶은 만큼, 남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과 행동을 지니고 진실로 서로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병든 자존심이 아닌 건강한 자존심으로 매일 새롭게 거듭나는 삶의 모습을 빚어가야 할 것이다.

 

무조건 빠르고 신속한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긴 시간을 들여 공들인 진실의 얼굴을 꼭 기억하면서, 오래 오래 타오를 수 있는 불을 지피자. 그리고 뜨겁게 불살라 주위를, 사회를, 온 누리를 진실의 불길로 변화시키자. 시절이 아무리 변하더라도 시공을 초월하여 추구해야 할 화두, 삶이 곧 진실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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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5 [14:49]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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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림 18/03/05 [15:45] 수정 삭제  
  은은한 메아리처럼 가슴에 와 닿네요. 잘 읽었습니다.
청산 18/03/28 [12:35] 수정 삭제  
  무조건 빠르고 신속한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긴 시간을 들여 공들인 진실의 얼굴을 꼭 기억하면서, 오래 오래 타오를 수 있는 불을 지피자. 그리고 뜨겁게 불살라 주위를, 사회를, 온 누리를 진실의 불길로 변화시키자. 시절이 아무리 변하더라도 시공을 초월하여 추구해야 할 화두, 삶이 곧 진실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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