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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09.22 [22:01]
‘언제나 똑같은 자연의 숨결처럼’
<살며 사랑하며> 림삼, ‘사람에 대한 믿음’
 
림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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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가 길에 지는 찬란한 석양을 제대로 본 적은 있는가 

 

찬란한 석양을 제대로 본 적은 있는가?

 

일상에 찌들고 고단한 삶에 지친 우리도 미소를 지을 때는 있다. 캄캄한 것 같은 우리의 삶도 어느 날 갑자기 환하게 밝아질 때가 있다. 삶이 무조건 힘겹고, 무작정 고달프기만 하지 않은 것은, 우리를 따스하게 감싸는 세상의 향기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이 삭막하다는 것은, 우리가 그동안은 눈을 닫고 마음을 닫아왔기 때문이었던 거다. 아침 출근 길에 집을 나서는 아빠에게 손 흔드는 아가의 해맑은 얼굴을 본 적이 있는가? 귀가 길에 지는 찬란한 석양을 제대로 본 적은 있는가?

 

그 아름다운 세상의 향기가, 자연의 숨결이, 진정 우리 삶의 버팀목임을 새로운 눈길로, 새로운 마음으로 확인해 보는 나날들이 될 수 있으면 참 좋겠다. 누구에게나 인생에는 어려운 일, 슬픈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때때로 꿈이 이루어지고 행복은 찾아온다.

 

비단 그 행복이 아주 오래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도 괜찮을 것이다. 그 행복이 머무는 잠시 동안은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게 여겨진다. 그냥 그런 기분들을 모아서 소박한 행복의 날들을 만들면 된다. 한 곳에 머물며 고향을 갖는다는 기분, 꽃들과 나무, , 샘물과 친해진다는 기분, 한 조각의 땅에 애착을 느낀다는 기분, 몇 그루의 나무와 몇 포기의 화초, 그런 자연의 숨결을 그리는 기분이 행복의 기분인 것이다.

 

사람을 신뢰하고 어떤 조건에서도 굳게 믿어주는 마음도 꽃의 마음이다.     

 

꽃나무를 심어야 꽃을 볼 수 있다.

 

거기에 사람에 대한 믿음까지 살포시 얹어 인간관계에 새로운 숨결을 가미시킨다면 한결 맛깔스러운 삶이 될 수도 있다. 행복은 아침 저녁으로 울타리를 넘어, 꽃을 보려고 정원으로 찾아드는 새들처럼 온다. 그렇다면 우선은 꽃나무를 심어야 꽃을 볼 수 있다.

 

가족이라는 것, 아이를 키운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 혹은 무지하게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을 행복으로 여길 줄 아는 마음이 바로 꽃의 마음이다. 사람을 신뢰하고 어떤 조건에서도 굳게 믿어주는 마음도 꽃의 마음이다.

 

한 평의 텃밭, 강가의 산책 길 같은 우리 마음의 정원에다 꽃을 가꾸어야 한다. 꽃들은 무심히 피었다가 지기도 하겠지만, 어느 때인가는 우리가 가꾸어 놓은 믿음의 정원에 사랑이라는 이름의 파랑새가 날아와 오랫동안 지저귀게 될 것이다. 그 기다림만으로도 우리의 정원에서 지금 당장 행복할 수 있는 거다.

 

이런 저런 오해와 불신이 만연하는 사람들 사이의 일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아쉬움이라는 후회와 미련을 반반씩 섞어놓은 무형의 올가미에 갇혀 살 때가 많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좋은 음악을 듣다가 그 음악이 끝나기 전에 집을 나서야 할 때, 우리 마음에는 선율의 아쉬움이 맴돌아 발을 떼기가 힘들다.

 

사랑하는 사람과 하루를 같이 보낸 뒤에 가로등 불빛 아래 집 앞에서 손을 놓고 헤어져야 할 때, 우리 마음에는 또 하나의 아쉬움이 꽃잎처럼 떨어져 쌓인다. 좋은 친구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다가 다른 약속으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할 때, 우리 마음에는 아쉬움이 밀물처럼 밀려온다.

 

혹여 시골에서 올라오신 부모님이 고향으로 돌아가시기 위해 기차역에서 열차를 타고 멀어져 갈 때, 잘해 드리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때론 손수건을 적신다. 긴긴 시간 동안 한 자 한 자 마음 속 이야기를 담아 편지를 써서 우체통에 넣었는데, 그제서야 사랑의 마음을 더 간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글귀가 떠오를 때, 우리는 아쉬움에 몇 번이고 우체통을 다시 바라본다.

 

사랑의 사람! 희망의 미래를

 

열심히 공부한 뒤 시험을 치르고 답안지를 낼 때마다 성적의 결과를 떠나 늘 아차!’ 라고 후회하는 아쉬움만 정답으로 남는다. 이 세상은 아쉬움을 품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렇지만 세상의 모든 좋은 것에는 아쉬움이 있고 부족함, 안타까움이 있기에 그 사람을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하고 희망의 미래를 만들어 낸다.

 

그러고 보니 아쉬움과 후회에는 차이가 있는 것 같다. 후회는 잘못된 일에 대한 뉘우침이지만, 아쉬움은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깨우침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순전히 필자의 일방적인 해석이긴 하다.

 

후회를 개선하는 방법은 모든 것을 백지화하여 다시 시작해야 하지만, 아쉬움은 부족한 부분에 대한 보완으로 개선해 나갈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옳고 그름의 차원에서 본다면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도 그런 것이다.

 

비록 조금은 부족하고 미흡한 교류라고 해도 내가 먼저 이해하고 감싸주며 모든 걸 양보하겠다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그리고 그런 포용의 자세를 생활화하고 실천할 수 있다면, 그 관계는 실로 아름다운 것이며 세상에 희망과 사랑의 꽃밭을 일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이리 시간이 갔나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 한 해의 절반을 어찌 살아왔나 되돌아 보면 후회가 되는 일도, 또 아쉬운 일들도 많다. 그러나 후회는 마음 속에 접고 아쉬움은 아직 남은 다른 하나의 절반, 이 해의 마지막까지 채워나갈 생각으로 위안을 삼아본다.

 

얼마 전 약속이 있어서 호텔로비에 앉아 있었다. 필자는 사람 구경하는 것이 아주 재미있어서 그곳에 드나드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거기에는 외국의 여행객들이 참 많았다. 큰 여행 가방에 많은 짐을 넣고 온 그들은 아주 날렵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을 막연히 바라보다가 문득 필자는 거대한 유레카의 진리 하나를 깨달았다. 그렇다, 비결은 바로 바퀴였던 거다! 그것을 일일이 손에 들고 다닌다면 얼마나 끙끙대며 힘들 것인가? 그러나 바퀴 하나가 그 무거운 짐을 날렵하게, 거뜬하게 움직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가 날마다 지고 다녀야 할 업무들,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갖가지 멍에들, 얽히고 설킨 사람들과의 관계, 그 사이에서 꼬이고 막힌 불신과 의심의 골짜기, 그것은 바로 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짐이다. 그러나 그것들을 미련스럽게 하나하나 붙들고 고통스러워 한다면,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무미건조한 잿빛의 무덤일까?

 

이제부터는 우리 인생에도 바퀴를 달면 된다. 그렇다면 인생의 바퀴는 무엇으로 만들어야 할까? 그것은 적극적이며 낙천적인 성격일 것이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뭐든지 희망적으로 생각하는 햇빛 마음!

 

불경기가 이어지다 보니 필자가 아는 회사에서도 많은 사람이 퇴출을 당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새로운 일을 시작해서 아주 즐겁게 살고 있는데, 또 어떤 사람은 인생이 끝났다고 단정하고 비관적인 삶에 빠져들고 말았다. 심지어는 자살까지 생각하고 시도했으나 결국 그것마저 실패하고, 아직도 깊은 절망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바퀴를 만들지 못한 사람과 바퀴를 만든 사람의 차이는 그렇게 엄청나다. 지구상에는 현재 이 순간에도 숱한 성공과 실패가 존재한다. 그러나 낙천적인 사람은 반드시 뜻한 바를 이루고야 만다. 왜냐하면 인생은 마음 먹은 대로 이루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낙천주의자와 비관주의자

 

옛날 우화 하나를 읽어보면 낙천주의자와 비관주의자가 얼마나 다른 인생을 살아가는지 잘 표현해주고 있다. 어떤 형제가 있었는데 산타크로스가 선물을 했다. 형에게는 롤러스케이트, 동생에게는 말발굽을 선물하였다.

 

그러자 비관주의자인 형은 고민에 휩싸였다. ‘롤러스케이트를 타다가 다리가 부러지면 어쩌나? 그러면 나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겠지? 내가 가고 싶은 고향 뒷산, 저 언덕에 부는 바람도 이젠 마지막이구나!’ 형은 끝없이 이어지는 비관적인 상상에 뒤덮여 선물의 기쁨을 누리기는 커녕 공포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반대로 동생은 낙천주의자였다. 지금 그의 손에 있는 건 말발굽뿐이었지만 그는 희망을 가지고 기다렸다. ‘이제 곧 어디선가 말이 달려올 거야. 황금 갈기를 날리며 나를 향해 달려오겠지? 나는 그 말을 타고 꼭 가보고 싶었던 푸른 들판을 마음껏 달려볼테야!’

 

그렇다. 모든 것은 내 마음에 달렸고 내 생각에 달렸다. 처해진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이 세상에 사는 어느 누구도 인생의 짐이 가벼운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다만 그것을 무겁게 끙끙대며 짊어지고가는 사람과, 바퀴를 달아 날렵하게 굴리고가는 사람의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당장 마음 속의 비관적인 생각을 털어버리고, 삶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되는 잿빛 생각들일랑은 저 하늘 높이 훨훨 날려보내자. 그냥 마음 먹으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바퀴 하나만 튼튼하게 장만해보자. 그리고 버겁고 고된 삶의 길 위에다 믿음이라는 행복의 바퀴를 매달아놓고 신나게 굴려보자. 우리의 믿음은 우리의 마음 속에서 영원히 우리의 바퀴가 되어줄 테니까....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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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6/24 [21:57]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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