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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8.11.21 [15:02]
맥도 안보고 침놓으면 정상?
 
정상연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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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鍼灸)치료의 핵심 맥진(脈診)

 

 

임상에서 사라질수록 치료율 급감

 

 

‘임상교육 강화’ 통해 맥진 확산을

 

 

 

▲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맥(脈)이 빠진다면 앙꼬없는 찐빵과 다름이 없다.    



정상연 한의사

맥진(脈診)이 한의학의 전부는 아니지만,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과정에서 맥(脈)이 빠진다면 앙꼬없는 찐빵과 다름이 없다. 그만큼 맥은 한의학 이론의 핵심인데, 옛날 신의(神醫)라고 불리던 중국의 화타(華佗)와 조선의 허준(許浚)도 그들의 저서를 통해 맥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맥은 경락(經絡)의 성쇠(盛衰)를 그대로 보여주는 창구이기 때문에, 침구(鍼灸)치료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현재 대부분의 한의원에서 침구치료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한의사에게 있어 맥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진단의 툴이다.  

 

그러나 오늘날 맥진은 한의원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필자가 임상에서 환자를 진단하기 위해 맥을 짚으면 모두가 놀라워한다. 맥을 보는 한의사는 정말 오랜만이라면서 참으로 반가워하신다.

 

이처럼 맥을 아는 한의사는 특이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한의사들이 모인 임상 세미나에서 맥은 연구의 대상은 고사하고 대화의 주제에도 오르지 않는다.

 

한의학은 병(病)을 진단한 후에도 환자 상태에 따른 증(證)을 변별하여 치료계획을 세우는 의학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환자의 객관적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데, 맥진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와 같은 사실에도 불구하고 맥을 짚은 한의사의 수가 적다는 것은 대다수가 환자의 증(證)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치료를 하고 있다는 말이다. 때문에 환자들은 양방에서와 다를 바 없는 대증치료밖에 받을 수 없고 결국 치료의 만족도는 떨어진다.

 

따라서 한의학을 제대로 연구하고 환자를 잘 치료하고 싶은 한의사라면 반드시 맥진을 해야 한다. 환자의 입장에서도 제대로 치료를 받고 싶다면 반드시 맥을 보는 한의사를 찾아야 한다.

 

▲ 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침구(鍼灸)시술을 할 때 반드시 맥진을 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이는 단지 필자의 생각이 아니다. 한의사들이 치료의 바이블로 삼고 있는 황제내경(黃帝內經)에는 침구(鍼灸)시술을 할 때 반드시 맥진을 해야 한다고 쓰여 있다.

 

황제내경 영추(靈樞)의 첫 편인 구침십이원(九鍼十二原)에는 ‘침을 쓰려고 하는 모든 경우에 반드시 맥을 진단하여 기(氣)가 안정되어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확인하여야 치료를 할 수 있다.’라고 하여 침 치료에 앞서 반드시 맥진을 해야 함을 명확히 언급하고 있다.

 

같은 책의 근결(根結)편에서도 ‘반드시 오장(五臟)의 변화를 나타내는 증상과 다섯 가지 맥의 반응, 경락(經絡)의 허실(虛實), 피부의 거칠기를 살핀 후에 혈자리를 선택해야 한다.’라고 하여 침 시술 전에 환자의 증상뿐만 아니라 맥진 소견과 피부의 촉진 소견을 확인해야 함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은 같은 책의 자절진사(刺節眞邪)편에서도 확인된다. ‘침을 쓰는 자는 반드시 해당 경락(經絡)의 허실(虛實)을 살펴야 한다. 맥을 짚고 위아래를 더듬으며 맥을 누르고서 튕겨보아 이에 반응하여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고서 침을 놓아야 한다.’

 

사실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국에 소금을 넣기 전에 간을 먼저 보지 않고 소금을 뿌리는 사람이 있을까? 국물의 상태를 체크해봐야 얼마만큼의 소금이 필요할지 계산이 서질 않겠는가? 맥진도 이와 같은 이치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소금을 뿌린 후에는 소금이 알맞게 들어갔는지 다시 한번 국물의 간을 봐야 한다. 이처럼 당연한 소리는 한의학에도 적용된다. 한의사는 환자에게 침을 자입한 후 다시 한번 맥의 변화를 확인해 봐야한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도 황제내경(黃帝內經)에 매우 강조되어 있다. 이 책의 구침십이원(九鍼十二原)편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 황제내경 영추(靈樞)의 첫 편인 구침십이원(九鍼十二原)에는 ‘침을 쓰려고 하는 모든 경우에 반드시 맥을 진단하여 기(氣)가 안정되어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확인하여야 치료를 할 수 있다.’라고 하여 침 치료에 앞서 반드시 맥진을 해야 함을 명확히 언급하고 있다.


 

‘침을 놓았는데 기(氣)가 이르지 않으면 그 수(數)를 묻지 말고 계속 자침하라. 침을 놓아 기가 이르면 비로소 침을 뽑고 다시 자침하지 말라. 침에는 각각 마땅한 바가 있고 각각 형태가 다르므로 각각이 치료하는 바에 맞추어 써야 한다. 침 치료의 요점은 기(氣)가 이르러야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환자에게 침술을 행하였다면 제대로 효과가 나타났는지 맥진을 통해 확인을 해야 하며, 그 효과가 확인됐다면 더 이상 불필요한 자침을 삼가라는 것이다. 책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이어진다.

 

‘덜어내는 침을 놓으면 더 허(虛)해진다. 허하게 됨은 맥이 치료 전과 같되 단단하지 않다는 것이다. 단단함이 치료 전과 같은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병이 사라지지 않는다.

 

보강하는 침을 놓으면 더 실(實)해진다. 실하게 됨은, 맥의 굵기는 치료 전과 같지만 더욱 단단하다는 것이다. 치료 전과 같으면서 단단하지 않은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좋아졌다 하더라도 병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보강하면 실(實)해지고 덜어내면 허(虛)해지니 통증이 침 치료에 바로 반응하지는 않더라도 병은 반드시 쇠퇴하여 사라지게 된다.’

 

▲ 경락(經絡)의 허실(虛實), 피부의 거칠기를 살핀 후에 혈자리를 선택해야 한다. 이는 침 시술 전에 환자의 증상뿐만 아니라 맥진 소견를 확인해야 함을 의미한다. .    

 

한의학의 최고 경전이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면허시험에 떨어지는 황제내경에서 그토록 맥진을 강조하고 있지만, 지금의 한의사들은 왜 맥진을 외면하는 것일까? 아마도 대학교 과정에서 맥진에 관한 실습이 매우 부족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인 듯하다.

 

맥은 어느 정도 도제(徒弟)식 교육이 필요한데,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대학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결국 대학에서 난해한 맥진 교육을 뒤로 미루고 그 중요성마저 폄하하니, 점점 한의학에서 맥의 영역이 축소되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맥진에 관하여 올바른 교육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대학에서는 임상교수의 초빙을 확대하고 임상 실습인 오스키(OSCE)를 도입하는 방법들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맥진을 가르쳐야 한다. 또한 임상 한의사들을 위한 보수교육에서도 맥진 교육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또한 환자분들도 맥진을 활용하는 한의사를 찾거나, 그렇지 않은 한의사에게는 맥진을 요청해야 한다. 환자 본인의 치료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자연스럽게 임상가에 맥진이 자리잡는 것을 도와줄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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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0/31 [00:13]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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