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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6.27 [14:01]
서독으로 파견된 간호사의 레터 수기’(8)
 
임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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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대를 회고해보면, 국민들의 지행합일적 헌신적 조국사랑은 부국강병의 초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만방에 한강의 기적을 알리는 힘찬 고동소리였다. 당시 서독에 간호사로 파견되어 노심초사 가족사랑과 불철주야 조국애를 불사른 레터 수기를 입수하여 독자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지면을 생생하게 구성하여 주말 연재한다.(편집자주)

 

 


 

네덜란드 여행! 아름다운 풍광에 감개무량

나만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아쉽고 애잔

 

하나님 말씀을 믿고 회개하며 구원의 확신

은혜 충만한 모임속에 기쁘고 진실된 사랑

 

 

네덜란드로 여행을 했는데 산은 물론 언덕도 없는 드넓은 푸른 평지로만 이루어진 풍차의 나라잖아. 암스테르담, 노테르담, 헤이그, 코이켄호프며 온 나라의 아름다운 풍광에 3일 내내 나의 가슴이 벅찼단다 


 

동생 정희에게(1)<1971. 5. 12>

 

정희야, 어떻게 지내? 진행하는 일은 잘 되어 가니? 고심되는 너의 마음을 내가 이해한다. 하지만 주님께서 네 곁에 계시니까 인내와 감사하는 마음으로 헤쳐 나가야겠다.

 

417-193일 동안은 네덜란드로 여행을 했는데 산은 물론 언덕도 없는 드넓은 푸른 평지로만 이루어진 풍차의 나라잖아. 암스테르담, 노테르담, 헤이그, 코이켄호프며 온 나라의 아름다운 풍광에 3일 내내 나의 가슴이 벅찼단다.

 

비온 뒤라 더 그런지 모르겠는데 집들이며 거리며 모든 것이 반짝 반짝하고 그토록 깨끗할 수가 없네. 집집마다 커튼 대신 화초로 장식한 거대한 통 유리창을 통해 투명하게 실내를 다 드려다 볼 수 있게 살더구먼.

 

너무나도 그림 같이 아름답고 평화로워 보이는 나라네. 아무튼 시간 되면 재미있는 얘기 더 해 줄게. 여행하는 동안 식구들을 생각하니 나만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아쉽고 마음이 애잔하더구나.

 

54~6일에는 제2차로 선교모임(Konferenz)를 가졌단다. 지난 2월 첫 컨퍼렌츠 인원은 9명이었으며 그 중 나를 포함해서 4명이 믿게 되었지. 이번 5월엔 하나님의 역사로 20명이나 참석했구나. 주님께서 함께 하셔서 친구들 서로 간에 기쁘고 진실 된 사랑을 나눈 은혜 충만한 모임이었어.

 

말씀을 전해주시고 성심껏 우리를 섬겨주신 이르마, 요한나, 엘리자벧, 세 독일 언니들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지난 2월에는 특별히 영국에서 국제기독간호협회 회장이신 Miss 앨랜께서 우리를 위해 오셔서 말씀 전해 주셨어. 그 분들을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우리는 잠도 자지 않고 찬송하고, 성경 읽고, 기도하고, 토론하고, 증거하며 정말 즐겁고 행복한 3일을 보냈단다. 친구들은 온갖 노력을 동원하여 참석했으며 여러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회개하고, 구원의 확신을 갖게 되었단다.

 

▲  말씀을 전해주시고 성심껏 우리를 섬겨주신 이르마, 요한나, 엘리자벧, 세 독일 언니들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기이한 일은, 한 친구의 평안하고 기쁜 모습을 보고 독일 동료 간호사가 자기도 그런 평안을 찾고 싶다며 Konferenz에 참석했구나. 부러운 표정으로 당신들의 새 삶을 축하합니다!’라면서. 믿음을 떠나는 독일인들에게 우리의 사명이 없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구나.

 

정희야,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린 어리고 연약하기만 하구나. 하지만 사람들의 관점과 시선이 아닌 주 하나님께서 어떻게 보시고, 어떻게 생각하실까?’를 생각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구나.

 

정희가 오게 될 땐 책 종류를 중심으로 짐을 꾸리면 좋겠어. 간호학 책들, 선교사 이야기, 교회사, 참회록 등 좋은 기독교 권장 서적들을 가져오면 좋겠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져도 마음이 병들어 있으면 무엇이 유익하리요. 주위에 사람들이 박학한 지식, 좋은 직장, 충분한 돈, 좋은 집, 좋은 옷, 맛있는 음식 등 가질 수 있는 것 다 가졌지만,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불평하며 짜증내며.. 얼마나 불행해 보이는지 안타깝더구나.

 

정희야, 부모님께 보내드린 600DM는 잘 받으셨겠지? 너를 위해서도 유용하게 쓰일 줄 믿는다.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린 어리고 연약하기만 하구나. 주 하나님께서 어떻게 보시고, 어떻게 생각하실까?를 생각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구나. 

 

동생 정희에게(2)<1971. 6. 6>

 

어머니 아버지께서도 안녕하시니? 오빠, 올케언니, 영희, 병환, 옥희, 경선 다들 잘 있는지 궁금하다. 정희야 너희들의 편지를 꺼내어 다시 한 번 읽어본다. 주 하나님을 믿는 동생들이 내게 있다는 게 얼마나 마음 든든한지 모르겠구나.

 

만유를 통치하시는 분이 우리의 사소한 일에까지 관심 가져 주시고 책임지시는 것에 대해 신기하게 생각된단다. 이제 내게는 주님 없는 기쁨도 슬픔도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주님 내 곁에 계셔서 힘과 위로되시기에 말이다.

 

어쩌다가 내가 주님을 알게 되었는지 정말 감사하고 기쁜 마음이다. 구하면 분명 응답하시는 주님, 이제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고 든든하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주 하나님뿐이다.

 

구하면 분명 응답하시는 주님, 이제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고 든든하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주 하나님뿐이다    

 

정희야, 한복은 화려하고 가능하면 좀 특이한 아리랑 드레스같은 것을 해오면 좋겠다만. 그 동안 Deutschland Halle와 큰 교회들의 초대로 여러 번 한복을 입고 노래하고 찬송을 했단다. 내 것은 벌써 더러워졌는데 세탁이 걱정이구나. 양단을 세탁하는 기술이 여기는 없어서 말이다.

 

월급에 대해선 70년도엔 계속 602DM 정도를 받았고 71년에 들어서는 조금 올라서 630, 650, 660, 670, 680 이렇게 조금씩 다르게 받았단다.

 

다른 병원은 750~800DM 이상까지 받기도 한다지만 부럽게 생각되지 않는다. 원래 693DM 받아야 하는데 세금, 보험, 방세 등에서 더 제하는 게 있구나. 양로원이나 결핵병원들은 (수당으로) 좀 더 많이 받는다는구나. 우리 병원은 대학병원이기 때문에 월급이 조금 못한 것이지. 독일 동료 간호사들도 우리보다 더 받는 게 아니란다.

 

올해부터 이곳에서는 경력과 상관없이) 나이 비율로 월급을 주고 있단다. 나는 다달이 얼마씩 저축을 하려고 예금통장을 만들었으나 집에 보내느라 그동안 할 수가 없었구나.

 

아무튼 나의 목표와 플랜에 충실하려고 애쓰면서 주님 안에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 정세에 대해 무척 궁금하구나. 여러 궁금증을 풀어주기를 바래. 어머니 아버지께 걱정 끼쳐 드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이만 안녕.

 

 

어머니 아버지께(3)<1971. 7. 22>

 

안녕하신지요? 더 빨리 소식 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고국에 홍수가 났다고 듣습니다. 해마다 홍수난리, 홍수에 대한 대비를 어떻게 잘 할 수는 없을까요? 안타깝습니다. 이곳 날씨도 요사이 여름인데도 늘 흐리고 쌀쌀합니다.

 

6월 송금 800DM는 받으셨는지요? 7월 송금은 714일에 400DM 보냈는데 연락 받으셨겠지요? 630일자 보내드린 서신도 받으셨는지요? 정희는 어떻게 하고 있을까요?

 

학교는 내년 4월에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기간은 3년이고 봉급은 받지만 덜 받는 정도니까 크게 걱정 될 것은 없을 것 같습니다. 봉급을 다 받으며 공부하는 혜택을 받는 사람이 한 학년에 한 사람이 있는데 나도 해당될 가능성이 없지 않겠습니다.

 

독일은 부자나라여서 시청 안에 국민들의 교양 향상을 위해 정부 관할 도서관이 있는데 무료로 권수에 제한 없이 한 달까지 빌려 줍니다. 모든 종류의 서적들, 즉 독일어 공부 할 수 있는 책에서부터 음악, 미술, 정치, 지리, 과학, 소설, 철학, 동화, 역사 등 등 수도 없군요. 그곳에서 책을 저는 빌려다 보고 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 제가 궁금한 것 한 가지 있습니다. 부모님과 동생들 서로 잘 이해하고 즐겁게 지내고 계시는지요? 화내고 다툴 일들이 많지 않기를 바랍니다. 사람이란 남의 잘못은 눈에 잘 보이는데, 명백한데도 자신의 잘못은 잘 안 보이는데다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선 관대하고, 남의 잘못은 용서하지도 참지도 못하는 것이 인지상정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정보다 더 나은 곳을 생각하기란 어려운 것 같아요. 낯선 사람은 만나고 헤어질 수 있고, 친구들도 만나고 헤어질 수 있지만, 가정은 헤어질 수 없는 지속적인 생활의 터전입니다.

세상에서 가정에서 보다 더 친절하고 양보하고 존경받도록 해야 할 곳은 없다고 저는 생각해요. 밖에서 남한테 잘하고, 친절하고 겸손하고 양보하고 존경 받을 만하게 행동하고서 가정에서는 가족 간에 예의를 갖추지 않고 만만해서 함부로 하기가 쉽잖아요.

 

사회생활 하는 동안 재미있고 유익하고 즐거운 곳도 많지만 가정이 최고입니다. 가정이 포근하고 따뜻하지 않아선 안 되겠다고 생각해요. 정말 우리 집안에서는 서로 잘하고, 친절하고, 양보하고, 이해하고요,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어머니, 아버지! 내내 평안하시길 바랄게요. 큰아버지 큰어머니께 안부 전해 주세요. 오빠, 올케언니, 정희, 영희, 병환, 옥희, 경선 모두 잘 있어. 병환이 수집하는 우표 동봉합니다. 안녕.

 

 

아버지 어머니! 안녕하신지요?(4)<1971. 8. 15>

 

무더운 날씨에 수고가 많으시지요? 동생들 때문에 신경 많이 쓰시겠어요! 정희에게서 독일로 오게 되었다는 편지가 왔더군요. 나로부터 회답은 받았을 거예요. 하나님께서 정희를 도우시고 관련된 모든 일을 해결해 주실 줄 믿습니다.

 

724일자 병환의 편지 잘 받았습니다. 6800DM, 7400DM 송금은 받으신 거지요? 지난 5430DM 처음으로 외환은행이 아닌 조흥은행을 통해 송금했는데 아직 받지 못하셨다니 조흥은행에 대한 실망이 크네요. Berlin Disconto Bank에서 보낸 영수증이 있으니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언젠가는 해결되리라 생각됩니다.

 

좀 큼직한 소식은 93~16일까지 14일간 로마여행, 이태리. 오스트리아, 스위스, 산마리노, 서독을 두루 여행하게 되었습니다. 급하게 결정해야만 해서 부모님께서도 허락하실 줄 믿고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8월 송금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카메라도 사고 싶은데 이해하시고 양해해 주시면 고맙겠어요.

 

올케언니도 잘 있지요? 오빠는 8월 말에 제대한다니 축하합니다. 영희는 대입 공부에 바쁠 줄 압니다. 병환아! 너의 자라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말을 잘해 보려는 좋은 뜻 대견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분투해 주기 바란다. 혹 돈이 들더라도 돈은 가치 있게 써야하는 물건이다.

 

옥희도 학교 잘 다니며 공부 잘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는다니 기쁘다. 귀여운 경선이는 주일학교에 나간다고? 재미있어? 좋으신 예수님을 아는 사람은 무엇보다 먼저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거지? 경선아 너도 언니에게 편지 써 줘~!

 

너희들 한국 우표 좀 모아주기 바란다. 모은 게 있으면 정희에게 보내줘도 좋고. 경선, 옥희, 병환, 영희야 지금 너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서 스스로가 잘 헤쳐 나가기 바란다. 그럼 안녕~

 

 

임옥진 프로필

독일 베르린 자유대학병원 근무

英國 The Bible College of Wales 졸업

한국여자신학교 영어교수

<역저> ‘영적인 싱글

하나님의 능력과 연결되는 믿음

당신의 교회는 준비되어 있는가?’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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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19 [23:41]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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