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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3.22 [17:01]
‘재화 깃드는 한해! 돈(豚)이 돈(錢)이다’
<정성수 칼럼> 2019년은 돼지띠의 해
 
시인 정성수

기해년60년마다 돌아오는 황금돼지띠 해

12간지 12번째 동물로 복과 함께 재물을 상징

 

돼지고기 중금속등 공해물질 정화 능력 대인기

돼지저금통에 동전 한잎두잎 넣는 기쁨을 만끽

 

 

 ▲ 김성욱 화백  

 

 

잘 자라는 특성번창과 번성을 상징

 

▲ 정성수 시인   

2019년은 기해년(己亥年)으로 돼지띠 해다. 는 흙()에 해당하여 금색(金色)을 의미하고 해()는 돼지를 뜻한다. 돼지는 12간지의 12번째 동물로 해()자로 표기한다. 올해 기해년60년마다 돌아오는 황금돼지띠 해. 한자로는 돈(), (), (), (), () 등으로 쓰고, 영어로는 Pig, Hog, Swine 등으로 표현한다. 수퇘지는(Boar), 암퇘지는(Sow)라고 한다.

 

돼지의 이미지는 대부분 부정적이다.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라는 속담을 비롯해서 몸이 비대한 사람을 뚱돼지라고 부른다, 그나마 귀엽다는 의미로 꽃돼지라고 부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돼지는 낙천적이고 선량하며 차분하고 인정과 포용력을 있을 뿐만 아니라 평화, 건강, 재물을 상징한다. 그런 연유로 돼지해에 태어난 아이들은 복과 함께 재물을 불러드릴 운을 가졌다고 믿는다.

 

돼지는 잘 먹고 잘 자라는 특성이 있어 번창과 번성을 상징하고 나아가 하늘에 바치는 신성한 재물인 동시에 신의 뜻을 전하는 사자이기도 하다. 자손이 귀한 집안에 아들이 태어나면 돼지라고 부르는 것은 돼지가 복덩이라고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돼지꿈을 꾸면 좋은 일이 생기거나 횡재를 기대하면서 복권을 사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돼지우리는 소나무로 울타리를 만들어 기르는 것이다. 또한 경사진 곳에 수평으로 토굴을 파고 그 앞에 목책으로 문을 만드는 방법이었다. 그 외에도 평지에 동서로 땅을 길게 파서 토굴우리를 만들기도 했다, 이때 돼지우리의 중앙에 목책을 세워 각각 수퇘지와 암퇘지를 분리하여 사육하였다. 이유는 동쪽은 양이고 서쪽은 음이어서 암수를 한 우리에 기르면 합방을 자주해 돼지가 잘 크지 않거나 살이 찌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남부지방 산간이나 제주도에서는 목책으로 작은 이층집을 지어 위 칸은 측간으로, 아래 칸은 돼지우리로 이용 하였다. 전형적인 예가 제주도의 돼지우리다. 주로 집의 울타리 한쪽에 만든 돼지우리를 변소의 방언들인 통시또는 통세아예 -통시(일명 똥돼지)’라고 한다. 사람이 위쪽에 있는 뒤들팡(부춛돌의 방언으로 뒷간 바닥에 널빤지 대신 놓아 발로 디디게 된 돌)’에 앉아 대변을 보면 아래로 떨어진 인분을 먹여 돼지를 키우는 방식으로 특이하다. 사람의 화장실과 돼지우리가 공존하는 제주도의 돼지우리는 퇴비는 만들어내는 퇴비 생산 공장이었다.

 

경기도·강원도 등 중부지방에서는 집안 구석이나 담 밖에 말뚝을 박고, 여기에 돼지의 귀를 뚫어 새끼줄로 꿰어 매서 기르기도 하였다. 돼지 사료는 주로 음식찌꺼기, 쌀과 보리의 겨 등을 썼다, 두부나 술을 만들 때 생기는 비지 또는 술지게미 등도 사료였다. 그 밖에 느릅나뭇과에 속하는 스무나무(二十樹) 잎을 먹이기도 하였다.

 

땅속의 보물 송로버섯에 찾는데 천상의 후각

 

흔히 아둔한 사람을 돼지 같은 놈이라고 비하한다. 비대한 외모와 더불어 욕심이 많고 야비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돼지는 돼지 같은 놈이 아니다. 프랑스 요리의 최고 재료인 땅속에서 자라는 검은 감자 모양의 버섯인 송로버섯(Truffle)을 찾는 데 돼지가 이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송로버섯을 푸아그라foie gras) 보다 앞서 거론하는 최고의 식재료로 여긴다. 푸아그라는 크고 지방이 많은 거위 간으로 프랑스 고급 요리에 주로 사용된다. 푸아(foie)는 프랑스어로 간(liver), 그라(gras)살찐(fatty)’이란 의미다. 푸아그라는 말 그대로 지방(fatty liver)을 뜻한다. 프랑스에서 요리 재료 중 고급 대우를 받는 것이 송로버섯이다.

 

프랑스에서 땅속에 숨어있는 송로버섯에 열광하는 것은 과거 로마 시대부터 프랑스 루이 15세에 이르기까지 그 향에 매료된 미식가들은 역사에 기록할 정도로 최고의 식재료로 여겼기 때문이다. 18세기부터 진가가 세간에 재차 알려지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보통 땅속에서 채취한다고 하면, 뿌리채소로 이해하기 쉽다. 그러나 송로버섯은 엄연히 버섯류다. 눈으로 보기에는 흙덩이처럼 생겨 분간하기 힘들지만, 향을 통해 존재를 알 수 있다

 

송로버섯은 땅속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채취 하는데 인간들에게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돼지의 고도로 발달한 후각은 수많은 종류의 식물뿌리를 구별해 낼 수 있고, 심지어는 땅 속에 있는 뿌리의 냄새까지도 탐지해낼 수 있다. 돼지는 뛰어난 후각으로 송로버섯을 기가 막히게 찾아낸다.

 

다만 돼지는 찾아낸 송로버섯을 먹어버린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런 돼지를 관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요즘은 돼지보다 전문적으로 훈련받은 개가 더 많이 이용된다. 땅속의 송로버섯을 찾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돼지를 후각이 미미한 인간들에게 비교해 말한다는 것은 재고해야 할 일이다.

 

▲ 김성욱 화백  

 

돼지는 깨끗한 동물인데! 왠 오해?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여러 가지 원인으로 병이 들게 마련이다. 특히 장기가 망가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치료받아 완치가 되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망가지면 새로운 장기로 교체해야 한다. 방법은 타인의 장기를 이식받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 간의 면역 타입이 일치되어야 한다.

 

설령 일치하는 사람을 만났다 할지라도 장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 비해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사람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거기다가 신장이나 간은 조직을 부분적으로 이식할 수 있지만 다른 장기는 제공하는 사람이 뇌사 상태가 되어야만 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돼지의 내장은 인간의 것과 매우 흡사하여 요긴하게 쓰인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해부가 금기시 되었던 과거부터 돼지는 해부 대상이었다. 돼지는 식성 뿐반 아니라 생리적 특성이나 해부학적 구조가 인간과 가깝기 때문에 가능하다.

 

요즘은 돼지의 장기를 이용해 간ㆍ폐ㆍ심장ㆍ신장 등 질환자의 장기를 교체 하는 이종장기 생산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돼지는 인간과의 장기 이식에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최근에 들어서는 무균돼지를 이용하여 유전적으로 조절 된 돼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여러 부위를 인간들에게 제공해 주는 돼지에게 깊은 연민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인간들은 돼지는 더럽고 지저분한 동물이라고 인식한다. 이는 편견이다. 그것은 돼지가 체온 유지를 위해 아무 곳에나 뒹군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돼지의 땀샘은 코와 항문에만 있기 때문에 스스로 체온을 낮추려면 물이 필요하다. 체온 유지를 위해서 진흙 목욕을 좋아하는 것이다. 축사가 적당한 면적이라면 용변도 한 곳에서만 보는 매우 청결한 동물이 돼지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 배변 장소와 잠자리를 구분해 잠을 자고, 정해진 곳에만 배설을 한다.

 

돼지는 성질이 고약하고 고집이 세서 인간의 말을 잘 안 듣는다. 돼지를 개나 소처럼 길들이기에는 대단히 어렵다. 새끼돼지들도 들어 올리거나 잡으려고 들면 십중팔구는 악을 쓰고 울어대며 난리를 친다. 도무지 돼지를 길들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돼지들은 서열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서열이 낮거나 힘이 약한 돼지가 괴롭힘을 당하거나 상해를 입는 경우가 종종 목격된다. 서열을 어긴 돼지가 무리들에게 받은 대가다. 스톨(창살)식 사육환경에서는 서로를 방해할 일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없지만 방목식 사육 환경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돼지를 굼뜨다고 한다. 행동이 민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사시에는 돼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날쌘 동작은 민첩한 호랑이에게 비할 바가 아니다. 돼지가 공격을 시작하면 돌진이나 급정거는 물론 방향 회전에도 능수능란하다.

 

돌격해 오는 돼지에게 받치면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이빨 또한 칼처럼 예리해서 살 따위는 가볍게 물어뜯어 찢는다. 특히 송곳니의 위력은 대단하다. 물었다하면 절단나지 않는 것이 없다. 뿐만 아니라 지방층이 두꺼워서 둔기로는 타격을 해도 끄떡없다. 돼지에게는 채찍이 최고의 무기다. 돼지 피부는 인간의 피부와 같이 약해서 채찍을 가하면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도망치고 만다.

 

야만적인 돼지 사육의 잔혹상들

 

돼지 사육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그것은 돼지들이 서로에게 상처 입히는 것을 막기 위해서 새끼돼지 때부터 이빨을 절단하는 것이다, 돼지는 다른 돼지의 꼬리를 물어뜯는 습성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해 꼬리를 자르는 것도 문제점이다. 뿐만 아니라 수퇘지의 경우 도살하면 고기가 노린내가 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거세를 한다. 이때 마취 없이 이루어져 잔혹성도 논란이다.

 

게다가 최소한의 공간에서 최대한의 돼지를 사육하는 공장식 사육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돼지에게는 베이컨 창고라고 불리는 양돈시스템이 존재한다. 바닥은 금속판으로 깔려 있고 돼지의 오줌과 똥이 아래로 떨어지게 돼 있다. 그 배설물들이 만들어 낸 암모니아, 메탄, 황화수소 등 유독가스는 건물 안을 채우고 돼지의 폐를 망가뜨려 호흡기 질환을 일으킨다.

 

완전 자동화된 이 시스템은 한 마리씩 철장 우리 안에 넣도록 되어 있다. 공간은 겨우 0.2평에 불과하다. 기다랗게 늘어선 돼지의 열 앞에 또 돼지의 열이 있고 그 옆에 또 돼지의 열이 있다. 돼지들은 마치 주차장 안의 차들처럼 좁은 철제 칸 안에 한 마리씩 서서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그야말로 엽기적인 풍경이다.

 

그 뿐만이 아니라 업계에선 여기에 만족치 않고 선적용 상자처럼 돼지를 채운 철망 우리를 바닥에서 천장까지 가득 쌓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위층 돼지의 배설물이 아래층 돼지들 몸으로 쉼 없이 떨어지는 모습은 말 그대로 눈뜨고는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공장식으로 사육되는 돼지는 케이지 속에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스트레스가 쌓여 난폭하게 변하고 면역력도 약하다. 이것은 결국 돼지 구제역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구제역만 발생했다 하면 해당 지역의 돼지들을 매몰시키는 잔인한 방법을 아무렇지 않게 자행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서구권을 중심으로 돼지들에게도 복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것이 시발이 되어 가축에 대한 복지 관련 법령이 제정되었다. 거기에 발맞춰 금속케이지 사육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분에 유럽에서는 구제역을 크게 감소시켰다.

 

이 중 가장 모범적인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의 경우는 과학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소비자들을 구미에 맞는 돼지 사육으로 정평이 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금속케이지에 돼지를 사육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구제역이 발생했다 하면 속수무책이다. 돼지 사육의 윤리적인 문제 해결에는 아직도 요원하다.

 

김성욱 화백   

 

돼지에 관한 긍정 부정의 속설과 경구들

 

돼지에 관한 속신(俗信)도 많다. 예를 들면 임신 중인 여자가 돼지고기를 먹으면 아이의 피부가 거칠고 부스럼이 많다거나 산모가 돼지발을 삶아먹으면 젖이 많이 난다거나, 돼지꼬리를 먹으면 글씨를 잘 쓴다고 믿거나, 꿈에 돼지를 보면 재수가 있다는 것들이다.

 

속담에는 돼지가 더럽고 둔한 동물로 나타난다. 결함이 많은 사람이 오히려 결함이 적은 사람을 나무랄 때 똥 묻은 돼지가 겨 묻은 돼지 나무란다.’고 하고, ‘그슬린 돼지가 달아 맨 돼지 타령한다.’고 한다. 그 외에도 더러운 것은 더러운 것과 사귀기를 좋아한다는 뜻으로 돼지는 흐린 물을 좋아한다.’고 한다.

 

격에 맞지 않게 지나친 치장을 할 때는 돼지우리에 주석 자물쇠라는 말을 쓴다. 돼지는 목청이 크고 거칠어서 듣기 싫은 노래를 크게 부를 때 돼지 멱따는 소리라고 핀잔을 주고, 컬컬하게 쉰 목소리를 모주 먹은 돼지 청이라는 속담도 생겼다.

 

아무 음식이나 잘 먹고 건강하여 새끼를 잘 낳아 다산의 상징이 돼지다. 뿐만 아니라 근심 걱정은 물론 평화와 재물을 의미하기도 한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잘되기를 기원하면서 돼지머리 앞에 모여 절을 한다. 현대식 건물이나 다리를 놓는 기공식 자리는 말할 것도 없고 과학의 결정체라고 하는 자가용을 사 운전을 앞두고 돼지 머리로 고사를 지낸다. 다산성인 돼지가 새끼를 많이 낳듯 많은 돈을 벌어 부귀영화를 누리기를 바라고 운전시 무탈하기를 비는 간절한 마음의 표현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등에는 돼지가 전통적으로 일찍부터 제전에 제물로 바쳐져 매우 신성시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도 무당의 큰 굿이나 동제(洞祭)에는 어김없이 돼지가 제물로 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돼지는 지신地神의 상징으로 인식되어 왔다. 돼지꿈은 복이 오고 재수가 좋은 꿈이라 하여 너도나도 한번쯤 꾸고 싶은 꿈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돼지머리가 복을 비는 고삿상의 제물로 쓰여 졌던 이유는 아마 소머리를 제물로 바치기 위해서는 소 한 마리를 잡아야 하는데, 농경사회에서 집안의 가족 대접을 받던 소보다는 쉽게 구할 수 있었던 돼지를 선택했기 때문일 것이다.

 

개업식, 굿판, 고삿 상에 등장하는 돼지 머리를 볼 때 생각나는 것은 착하게 다가오는 입가의 미소다. 어느 동물이 죽어서도 저토록 행복에 도취한 모습을 할 수 있을까? 돼지머리를 보면서 죽어서 까지 남을 원망하지 않는 동물은 돼지뿐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같은 현대사회에서도 미신과의 만남이 계속되고 있는 데에는 돼지머리에서 연상되는 복이나 재수를 간과할 수 없다.

 

아무튼 천연덕스런 미소는 지폐를 물고 있는 입과 들창코와의 묘한 조화는 소원을 빌며 절을 하는 사람들에게 자못 해학적이고 상서로운 느낌마저 들게 한다. 돼지 코가 유난히 뭉뚝한 것은 옛날에 돼지가 먹는데 욕심을 많이 내 옥황상제가 벌로 주둥이를 잘라 버렸기 때문이라고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아마 원종(原種)인 멧돼지와 달리 돼지의 경우 사람의 보호 아래 사육되어 왔기 때문에 스스로 먹이를 구할 필요도 없어 자연스럽게 입이 줄어든 것이 아닌가 한다.

 

그 밖에도 돼지와 관련된 이야기들은 많다. 일부 지방에서는 가뭄이 들었을 때에는 돼지의 머리를 잘라 연못 속에 던지면 비가 온다는 말이 전해지고 돼지가 몹시 꿀꿀거리며 울면 곧 비가 온다는 속설도 있다. 새우젓 장터로 유명한 한양의 마포나루에는 돼지우리가 없었다고 한다. 이유는 버리는 새우젓을 먹고 돼지의 장기가 녹아서 살아남은 돼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장된 이야기지만 새우젓과 돼지가 상극이라는 사실을 설명해 주는 단적인 예다.

 

돼지고기는 건강에 매우 이롭다는 연구결과

 

돼지 수육은 짭짜름한 새우젓에 찍어먹어야 제격이다. 맛이 일품일 뿐만 아니라 소화가 잘된다. 새우젓은 수산발효식품으로 지방분해효소가 함유되어 있어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함께 먹으면 영양 흡수가 잘되어 돼지고기와 새우젓은 궁합이 매우 잘 맞는 식품이라고 알려져 있다.

 

최근 들어서는 돼지고기가 중금속 등 공해 물질을 정화해 내는 능력을 가졌다는 연구결과가 알려지면서 인기가 있다. 돼지고기에 들어있는 지방은 사람의 체온보다 낮은 온도에서 녹기 시작해 대기오염이나 식수 등을 통해 몸 안에 쌓인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밀어낸다는 것이 학계의 연구 결과다.

 

특히 돼지고기 지방 중 불포화지방산은 폐에 쌓인 탄산가스 등의 공해 물질을 중화시켜 주기 때문에 탄광이나 건설 현장 등 진폐증에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돼지고기를 먹기도 한다. 황사 속에서 살아가는 중국 사람들이 공해 속에서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식생활과 관계가 깊다고 한다. 따라서 돼지고기가 공해 속의 건강 지킴이로 인식되기도 한다.

 

우리 민속인 윷놀이에서 는 돼지를 상징하는 동시에 시작을 의미하여 첫 도는 살림 밑천이라고 한다. 이는 시작이 반이라 하여 돼지머리를 차려 놓고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돼지의 한자말인 ()’은 우리 말 ()’과 같은 소리 말이다.

 

돼지가 새끼를 많이 낳듯 많은 돈을 많이 벌어 부귀영화를 누리기 바라는 마음이다. 돼지를 도야지라고도 한다. 이는 잘되기를 바라는 뜻의 되야지와 발음이 비슷하다. ‘돼지라는 말 역시 잘 되어가는 상태를 이르는 되지와 발음이 유사하다. 앞으로도 일이 계속 잘되기를 염원하는 뜻으로 쓰이는 것이다.

 

이런 돼지에게도 좋은 날이 있었다. 상해일(上亥日)이다. 정초 십이지일(十二支日)의 하나로 첫 돼지날이라고도 한다. 이날에는 얼굴이 검거나 피부색이 검은 사람은 왕겨나 콩깍지로 문지르면 살결이 희고 고와진다고 한다. 돼지가 검고 거친 데서 반대의 뜻으로 이런 민속이 생긴 것이다.

 

여인들이 이날 바느질을 하면 손가락이 아리고, 머리를 빗으면 풍증(風症)이 생긴다고 전한다. 바느질도 하지 않고 머리도 빗지 않는 날이 상해일이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나이가 젊고 지위가 낮은 내관들 수백인 이 횃불을 들고 이리저리 내저으면서 돼지주둥이 지진다.’ 하며 돌아다니는 풍습이 있었다. 또한 곡식의 씨를 태워 주머니에 넣어 재신(宰臣)과 근신(近臣)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때 나누어주는 주머니를 해낭(亥囊)이라고 한다. 해낭은 비단으로 만들고 모양은 둥글다. 이는 풍년 비는 일련의 행사였다.

 

복덩이 돼지 저금통의 유래는?

 

한때 정초에 할아버지께 세배를 하면 세뱃돈과 함께 저금통을 받기도 했다. 이때 저금통은 예외 없이 돼지저금통이었다. 돼지저금통이 생긴 정확한 유래는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잉글랜드에서 돼지저금통이 생겨났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을 뿐이다. 그것은 돼지저금통(Piggy Bank)’의 어원이 그쪽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세시대 유럽인들은 피그(Pygg)’라고 하는 점토로 만든 목이 달린 병에 돈을 모았다.

 

19세기에 어느 은행에서 판촉물로 고객들에게 나눠 줄 저금통을 만들어 달라고 도공에게 주문했다. 이때 점토인 피그(Pygg)’와 돼지를 뜻하는 피그(Pig)’가 동음이의어로 발음이 유사하여 도공이 잘못 알아듣고 피그 뱅크(Pygg Bank)’가 아닌 돼지 형태의 피그 뱅크(Pig Bank)’로 만든 것이 히트를 치면서 저금통은 돼지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상식처럼 된 것이다. 따라서 ‘Pygg Bank’‘Pig Bank’ 잘못된 것이 오늘날의 돼지저금통이다.

 

▲ 김성욱 화백  

돼지가 저금통의 모델이 된 다른 유래가 있다. 미국 캔자스 주 작은 마을에 살고 있던 채프먼 부부의 아들 월버는 돈을 모아 한센병 환자를 돕는 소년이었다. 어느 날 월버가 자신에게 용돈을 주는 탄넬 아저씨에게 쓴 편지가 세상에 공개되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편지 내용은 아저씨가 준 3달러로 새끼 돼지를 사 키워서 그 돼지를 팔아 우리 마을의 한센병 환자들을 도우며 살겠다.’는 것이었다. 이듬해 월버는 성돈이 된 돼지를 팔아 한센병 환자 가족을 도울 수 있었다. 이 사실이 신문에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돼지저금통을 만들어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돼지해에 일확천금을 꿈꾸는 것보다 돼지저금통에 동전 한잎 두잎 넣는 기쁨을 느껴보는 것 또한 행복한 일이다. 돼지가 주는 부유함이 있다면 돼지저금통에 쌓여가는 행복감은 돈에서 맛볼 수 없는 진정한 삶이 아닌가? 스스로에게 묻는다.

 

■ 화백 김성욱 프로필

원광대학교미술대학한국화과 동대학원졸

개인전(서울, 전북, 부산, 대구, 싱가폴 등) 22

한국미술협회 초대작가

) 원광대학교, 국립군산대학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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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12/25 [03:18]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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