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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02.16 [10:04]
“새벽 미명…포악질 대신 넋두리 대신”
(POET VIEW) 林 森 '어떤 귀가'
 
림삼/시인

 

  

 

 

'어떤 귀가'  

 

 

 

 

 






 

 

  


 林  森

 

 

 

어수선한 계절이 우수수 일어서

수런대는 새벽 미명,

내일은 절기 대설이다

 

 

루비콘강 건너 가정의 굴레 벗은

(아주 잠시 잠깐)

열세살백이 어린 아들놈이

추레한 몰골로 붙들려 왔을 때

체념과 절망과 배신감과

온갖 불행에 짓눌려 있던 즈 에미는,

 

 

벼르고 벼른 욕설 대신

포악질 대신

넋두리 대신

그저 터져나는 대성통곡으로 널부러져서는

다리 가쟁이를 붙잡아 늘어졌다

 

 

샘솟는 기쁨이었으리

되찾은 희망이었으리

삶의 환희였으리, 그건 되레-

 

 

질금대는 콧물마냥

허기진 창자마냥

그렇게 사는 냄새 물씬 묻어나는

지금은 겨울이다

 

 

동여맨 허리춤 한 켠으로

부는 바람 새는 양이니,

내일은 대설인 걸....

 

 

어정쩡한 난

쓴 커피나 한잔 진하게 삼켜보자

    

 

詩作 note

어느새 1월 하순이다. 이제 명절 연휴가 시작된다. 온 나라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물씬 피어오른다. 뭔지는 모르지만 모두들 꽤나 바쁜 것 같다. 가깝게, 멀리로, 각자의 여건에 따라 귀가하는 발걸음들이 사뭇 종종거린다. 그 와중에 별로 갈 데가 없는 필자가 끼어있다. 괜시리 바쁜 사람들 성가시게 만드느라고 머릿수를 더해주고 섰노라니 문득 까닭 모르게 서글퍼진다. 집으로 돌아간다는, 일 마치고 귀가한다는 그 단순하고도 당연한 의미가 마치 엄청난 행사이며 통과의례인 양 마음을 짓누른다.

 

언뜻 뒷골목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고는, 이내 무지 바쁜 척 필자도 걸음걸이에 힘을 싣는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혼자만의 숙소로 향하면서, 그래도 이 겨울에 따뜻하고 푸근한 잠자리가 장만되어 있다는 게 어딘가 하는 생각으로 스스로 위로하는데, 슬며시 뉘 볼세라 무안해지면서도 맥젓게 미소는 왜 피어나는지. 한 쪽 손에 들려있는 계란과 라면을 담은 비닐 봉투가 웬지 모르게 슬며시 무거워진다. 얼른 들어가서 끼니나 해결해야겠다. 해 넘어가기 전에.

 

지난 주말에 정말 오랜만에 동기들의 모임이 있었다. 본래는 분기마다 한 차례씩은 만나자고 약조가 되어 있었는데, 사는 게 바빠서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불과 열댓명 모이는 회합인데도 거의 1년만에 만나게 된 것 같다. 학창시절에 이해타산 따지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청춘을 함께 보냈던 어릴 적 친구들인지라, 언제나처럼 만나면 스스럼 없이 동심으로 돌아가서, 격조 없이 주고 받는 대화들도, 거의 원색적이고 유치하면서도 즐겁기 한이 없는 시간들을 보냈다.

 

그런데 조심스레 나누는 대화의 주제가 어느새 거의 건강과 질병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허기사 이미 일갑자를 넘긴지도 수삼년 이상이나 흘렀으니, 이제 삶의 황혼녘에 슬그머니 접어든 나이들인지라 모두 한두 군데씩은 망가지거나 이상 증세가 보이기 시작했으니, 먹고 사는 근본 문제보다도 얼마나 몸뚱이가 잘 견디고 있느냐갸 더 관심사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에, 지난 해 초에 식도암으로 수술을 받고 지금까지도 투병중인 한 친구의 이야기가 시작되자 모두들 긴장한 얼굴로 집중을 하면서 듣게 되었다.

 

막상 의사로부터 선고를 받고 나니까 아무것도 생각이 안 나고 하필이면 왜 나인가 무조건 억울하기만 하더라, 그동안 전전긍긍하면서 악착같이 뛰어다니던 일상이나 인연들조차도 다 소용 없더라, 아무리 친하고 가까운 사이라도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더라, 돈이고 꿈이고 명예고 권력이고 그것들이 다 한낱 거품인 걸 깨닫고 나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며 목숨이라고 그제서야 실감하게 되더라는 말들을 들으면서 정말 숙연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 우리들 만남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누가 알겠느냐며 서로들의 손을 붙잡고, 자주 자주 얼굴들 보자는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돌아오는 내내 필자는, 과연 지금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 걸까 하는 의문에, 내려야 하는 지하철역마저도 그냥 지나칠 정도로 넋이 빠져있었다. 그래, 그런 것 같다. 어차피 한 번 주어진 일생,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사는 게 아니고, 자신의 행복과 목표를 위해서 매진하는 인생이지만, 가능하면 후회 없는 삶으로 마무리하기 위한 준비를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 진행해야겠다.

 

혹여 미처 깨닫지 못한 불찰이나 실수가 있었는가 다시 한 번 되짚어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주어진 인연들과의 인간관계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자세로, 그들의 행복과 만족을 먼저 생각하고 챙기는 겸양의 미덕을 배워가야겠다. 그래서 가능하면 좀 더 향기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를 담당하고, 작은 힘이나마 세상의 아름다운 평화와 완성을 위해 기여하는, 사람다운 사람으로 살아봐야겠다.

 

그게 아마도 남겨진 삶에서의 숙제이며 책무일지 모른다는 제법 거창한 명제에, 남은 삶의 의미를 진솔하게 담아본다. 아름다운 사랑이라는 조건이 우리들에게 주는 멧세지는 단아하면서도 위대하다. 조용하면서도 창대하다. 그리고 조심스러우면서도 우리 모두의 심금을 넉넉하게 울린다. 그래서 그 멧세지는 멋지고 영원하다. 언제까지라도 이어져야 할 우리들의 정답이다.

 

그림처럼 아름다운 신랑 신부가 결혼했다. 둘은 늦은 나이에 만났지만, 어느 부부보다도 행복했으며 결혼식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 주었다. 그런데 주례사 내내 신랑의 팔짱을 끼고, 가만히 있어야 할 신부가 계속 손과 얼굴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런 신부의 행동에 일부 사람들은 궁금해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았다. 신랑은 바로 청각 장애인이었는데 그런 신랑을 위해서 신부는 수화로 주례사를 전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주례사가 계속 이어졌다.

 

여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가 가장 훌륭한 신랑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해주고 있습니다. 군자는 행위로써 말하고 소인은 혀로써 말한다고 합니다. 신랑 신부 모두 군자의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두 군자님의 인생에 축복이 가득하길 빌면서 이 소인은 주례를 마칩니다.” 그리고 주례 선생님은 큰 소리로 외치며 동시에 주례의 마지막 말을 수화로 표현했다. “이로써 두 사람이 부부가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그리고 하객이 모두 일제히 일어나 기쁨과 행복의 박수를 쳤다.

 

비싼 황금 잔에 담긴 물도, 값싼 바가지에 담긴 물도, 똑같이 사람의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고마운 물이다. 어린아이의 마음에 담긴 사랑도, 허리 굽은 어르신의 마음에 담긴 사랑도, 모두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똑같이 값진 사랑이다. 우리와 조금 다른 사람의 마음에 담긴 사랑도, 우리와 비교해도 여전히 아름답다. 어쩌면 더욱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부부란 서로 반씩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써 전체가 되는 것이다.” 라고 한 반 고흐의 말이 문득 생각난다.

 

매일같이 지하철역 앞에서 만나는 두 남자가 있다. 30대 비슷한 또래의 그들은 사이좋게 길을 걸으며, 아침으로 먹을 토스트를 사기도 하고, 주말에 뭐 했는지, 어제 무슨 음악을 들었는지 이야기를 나누는데, 두 사람은 한 눈에 봐도 정다운 친구 같다. 그런데 한 사람의 발걸음이 조금 느릿느릿하다. 가만 보니, 흰 지팡이를 짚고 있는 시각장애인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친절히 그에게 길 안내 중이다. 장애를 가진 한 사람을 위해 다른 한 사람이 버스 정류장까지 동행하는 것이다.

 

벌써 수년째 시각장애인의 길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남자, 그의 이야기다. 한 요양병원에서 방사선사로 근무하고 있는 김성진 씨가 한 시각장애인의 길잡이가 된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원래 길잡이로 봉사하던 직장 상사분이 퇴직하시면서 그 일을 이어서 맡게 된 것이다. 물론 거절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지하철역에서 버스정류장까지 횡단보도가 3개나 있고, 보도블록을 걷다 보면 움푹 파인 곳도 많았다.

 

눈이나 비 오는 날은 위험천만할 때가 더 많았기에 그는 선뜻 하겠다고 말했다. “저와 같은 방향으로 출근하시는 분이라 어려운 일도 아니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감사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시각장애인인 현기 씨의 길잡이를 하기 전에는 그저 반복되는 바쁜 출근길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하루하루가 새로운 아침이다.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누구보다 공부도 많이 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현기 씨를 보며 삶의 도전을 받는다는 성진 씨. 무엇보다 일상을 공유하는 친구가 생겨 기쁘고 든든하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쁨이 되고, 도움이 되는 두 사람은 벗이 되어가고 있다. 사실 김성진 씨는 장애인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하지만 현기 씨를 만나고 그 생각은 달라졌다. 잘 안 보이기 때문에 일반인보다 시간이 좀 걸리고, 느릴 뿐이지 특별히 다른 것은 없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오히려 장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는 것을 보며 성진 씨는 자기 자신을 반성했다. 그리고 장애를 가진 이의 친구가 되어 세상을 보니 너무도 불편하고 배려 없는 모습에 놀랐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동들이 장애인들에게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함께 사는 세상이잖아요. 조금만 장애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따뜻한 시선으로 대했으면 좋겠어요. 사실, 우리보다 더 안 좋은 상황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이니까요.”

 

그래도 한두 번이면 모를까, 수년 째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같이 남들보다 일찍 일어나 바쁜 출근길에 시간을 내는 일이 쉽지 않을텐데도, 그는 힘들지 않냐는 물음에 손사래를 친다.“특별히 어려운 일도 아닌데요. 제가 하는 일을 봉사나 나눔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어요. 그냥 매일 아침 친구와 함께 출근하며 길을 걷고, 세상 사는 이야기하는 것뿐인데요...” 말은 참 쉽다. 하지만 쉽지 않은 실천의지로 늘 한결같은 그에게 박수를 보낸다.

 

네덜란드 마르크 뤼터 총리’, DJ ‘아민 반 뷰렌’, EDM 계 슈퍼스타 하드 웰’, 네덜란드 윈드서핑 금메달리스트 도리안 반 리셀버지’. 네덜란드 유명인들이 손톱에 매니큐어를 바르고 SNS에 그 모습을 올렸다.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자들까지 동참하며 색색의 매니큐어를 칠하는 것에 이들의 표정은 너무나 밝고 행복했다. 형형색색 칠해진 그들의 손톱은 이 세상에 사랑과 기쁨을 전하는 멧세지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의 6세 소년 테인 콜스테렌은 뇌종양 판정을 받고 일 년도 남지 않은 시한부 생을 선고받았다. 보통 시한부 선고를 받은 사람은 마음이 다부진 어른이라도 슬퍼하고, 두려워하고, 괴로워한다. 하지만 테인 콜스테렌은 달랐다. 테인은 자신의 병과 아픔을 생각했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신처럼 병으로 아파하는 또 다른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매니큐어를 발라주는 대가로 한 회당 1유로(1,300)를 기부받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캠페인은 네덜란드 전역을 휩쓸었다. 수많은 사람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동참하여 손에 매니큐어를 바르고 캠페인에 동참했다. 그렇게 모인 모금액은 250만 유로(32억 원). 이 금액은 전액 폐렴 아동 치료비로 기부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테인은 201777, 7살 생일을 일주일 앞두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이 작은 소년이 세상에 남긴 아름다운 사랑을 기억하라는 엄숙한 과제를 던져주고 갔다.

 

자신이 고통 속에 있으면서 이웃의 아픔을 먼저 생각하는 것은 극히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 어린 6세 소년이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한 모습은 감동할 일이다. 작은 소년의 마음에도 온 나라의 국민에게 나누어줄 사랑이 있다. 그러니 당신의 마음 속에도 같은 것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한 개의 촛불로서 많은 촛불에 불을 붙여도 처음의 촛불의 빛은 약해지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진실이라는 이름의 저력이다.

 

2살이 조금 넘었던 찬이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엄마는 잠을 잘 수도, 밥을 넘길 수도 없었다. 어느 엄마가 금쪽같은 아들이 생사를 오가는데 잠이 오고 배가 고플까? 생후 6개월이던 동생 헌이는 온종일 엄마 가슴팍에 매달려 지내고, 찬이는 항암 부작용에 시달리며, 엄마와 아빠는 생지옥을 살았다. 아픈 찬이는 찬이 대로 안쓰럽고, 동생 헌이는 또 무슨 죄인가 싶어서 짠하고... 가슴 먹먹한 나날만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대로 눈물만 흘리며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찬이가 잘못되면 어쩌나... 걱정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정신을 차리고, 보통 아이들처럼 즐겁게 육아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찬이가 100% 낫는다는 희망을 품고, 여느 아이들처럼 사랑으로 두 아들을 열심히 교육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간 수치가 높아 얼굴이 노래지고 헛소리도 하던 찬이를 위해 엄마는 함께 책을 읽어주고, 학습용 교구를 가지고 놀며 하하 호호 웃는 날이 늘어갔다.

 

때론 다 포기하고 싶을 만큼 두려웠지만 찬이는 꼭 낫는다고 믿고, 또 믿으며 이를 악물고 버텼다. 병마와 싸우느라 지쳐있는 찬이에게 유쾌한 엄마로 보이고 싶어 늘 웃으려고 노력했고, 병원에서도 또래 아이들처럼 공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하늘도 이들의 열심에 감동한 걸까? 매일 죽음과 사투를 벌이던 찬이는 4년간의 항암치료를 이겨내고, 몸도 마음도 건강한 아이가 되었다.

 

현재 찬이는 책을 너무나 좋아하는 아이가 되었고, 또래 친구들과도 마음껏 웃고 뛰노는 행복한 7살 인생을 살고 있다. 동생 헌이 역시 늘 엄마, 형과 함께 병원이지만, 즐겁게 공부하다 보니 밝고 똑 부러지는 아이로 잘 자랐다. 아무리 힘든 환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엄마... 엄마는 누구보다 강했다. 엄마는 참... 위대하다.

 

이제 어느 노숙인의 기도를 옮겨본다. “둥지를 잃은 집시에게는 찾아오는 밤이 두렵다. 타인이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집시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 일 뿐... 한 때는 천방지축으로 일에 미쳐 하루해가 아쉽고 짧았는데, 모든 것 잃어버리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따로 매였던 피붙이들은 이산의 파편이 되어 가슴 저미는 회한을 안긴다. 굶어 죽어도 얻어먹는 한 술 밥은 결코 사양하겠노라 이를 깨물던 그 오기도... 일곱 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무료 급식소 대열에 서서...

 

행여 아는 이라도 우연히 만날까 조바심하며 신문지로 얼굴 숨기면서,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어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 끼니를 만난다. 그 많던 술친구도, 그렇게도 갈 곳이 많았던 만남도, 인생을 강등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 오십 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아무도 없는 공원 의자에 맥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 앞에서 춤춘다.

 

소주를 벗 삼아 물 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 데나 눕힌다. 차라리 비겁한 생을 마감해야겠다는 묵혀진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려 하면, 눈물을 찍어 내는 아내와 두 아이의 영상이 안 돼! 아빠, 안돼! 아빠.’ 한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교만도 없고, 자랑도 없고, 그저 주어진 생을 가야지. 내달리다 넘어지지 말고, 편하다고 주저앉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다시 올 그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지금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다고 해도, 작은 희망과 가냘픈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다시 걸어가야지.’라고 말하는 그를 우리는 부정하지 않는다. 그가 포기하지 않은 그 걸음을 우리는 함께 할 것이다. 운명 앞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대담하게 뚫고 나갈 결심을 굳힌다면 그를 가로막는 장애물 대부분은 사라질 것이다. 비록 지금은 힘겹고 버거운 삶의 벽 앞에서 난감하고 대책 없는 하루 하루를 견디고 있지만, 필경 아름다운 삶의 절정은 언젠가 그의 앞에 운명처럼 다가와줄 것이다. 그런 믿음으로 앞으로 나아가면 된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그가 대통령이 되기까지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깡마르고 볼품없는 외모와 정규교육을 잘 받지 못한 낮은 학력은 항상 정적들의 공격을 받게 되었다. 특히 선거 당시 링컨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에드윈 스탁턴은 링컨에 대한 가장 격렬한 정치적 공격을 펼치며, 링컨의 평판을 떨어트리기 위한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스탁턴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링컨이 미국의 대통령으로 당선이 되었다.

 

그런데 링컨이 내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정부 내각 인사들은 보통 대통령과 이전부터 함께 정치 생활을 해오고, 이념과 뜻이 맞는 사람들로 구성하기 마련인데 링컨은 육군 국방성 장관으로 스탁턴을 임명한 것이다. 선거전에서 인신공격도 불사하며 링컨을 공격하던 스탁턴을 기억하는 다른 각료들은 링컨의 선택을 우려하며 만류했다. 링컨은 그들에게 단호하게 대답했다. “당신들 만큼이나 스탁턴에 대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에 대해 비난한 것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사람만큼 적합한 사람은 없어서 임명을 하였습니다.”

 

링컨의 기대대로 스탁턴은 미 육군을 위한 수많은 업적을 쌓았다. 몇 년 뒤 링컨이 암살을 당하였을 때 스탁턴은 말했다. “이때까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위대한 사람이었다. 시대를 초월한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 죽었으니 너무도 불행한 일이다.” 적재적소에 사람을 쓰는 현명함, 정적도 필요하다면 요직에 앉히는 공정함, 그리고 그 결정을 밀고 나가는 결단력은 위대한 업적을 견고하게 쌓는 큰 토대가 된다. 만약 누군가를 당신의 편으로 만들고 싶다면, 먼저 당신이 그의 진정한 친구임을 확신시켜야 할 것이다.

 

말하고 생각할 때마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단어가 하나 있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이 단어가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올 때면 필자는 왠지 그 사람과 한층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에 푸근해진다. 난로 같은 훈훈함이 느껴지는 단어, 그 단어는 바로 우리라는 단어다. 필자는 ’, ‘라고 시작되는 말에서 보다 우리로 시작되는 말에 더 많은 애정을 느낀다. 그 누구도 이 세상에서 온전히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어깨와 어깨끼리, 가슴과 가슴끼리 맞대고 살아야 하는 존재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세상에 나와 전혀 상관없는 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은 지금보다 더 맑고 아름다워지리라 믿는다. 나는 잘 알고 있다. ‘’, ‘라는 삭막한 말에 비한다면 우리라는 말이 얼마나 감격스럽고 눈물겨운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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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30 [17:28]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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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둘레햄 19/01/31 [08:40] 수정 삭제  
  말하고 생각할 때마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단어가 하나 있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이 단어가 그 사람의 입에서 나올 때면 필자는 왠지 그 사람과 한층 더 가까워진 듯한 느낌에 푸근해진다. 난로 같은 훈훈함이 느껴지는 단어, 그 단어는 바로 ‘우리’라는 단어다.
청산 19/01/31 [08:49] 수정 삭제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홀로코스트 19/01/31 [21:01] 수정 삭제  
  혹여 미처 깨닫지 못한 불찰이나 실수가 있었는가 다시 한 번 되짚어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주어진 인연들과의 인간관계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자세로, 그들의 행복과 만족을 먼저 생각하고 챙기는 겸양의 미덕을 배워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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