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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2.08 [08:55]
“오래 산 인간…나보다 오래 산 날짜만큼”
(POET VIEW) 林 森 '꿈속 형제 상봉'
 
림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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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ixabay.com


 

 

 

 

 

'꿈속 형제 상봉'

 

 

 

 

 

 

 

 
 林  森

 

 

오랜만의 해후에 손 맞잡고

혀 내밀어 입맛 다셨다

 

작은 만남으로도 그렇게 행복할 수 있는 게

인생인 것을

그걸 깨닫는 데도 세월은 필요했겠지

 

그가 나보다 오래 살았다는 게

문득 떠올랐다

어쨌든 나보다 오래 산 인간들은

나보다 오래 산 날짜만큼 위대하다

 

진눈깨비처럼 흩날린 추억의 상흔,

폐허로 허물어진 관계,

애증의 평행선끝에는

고독한 인간의 숙명 있고

 

상상의 성 허물어뜨리는

간극의 창날에는

세월만큼 난감한 섬뜩한 변이로

기발한 변신 자리했다

 

아무리 담담하자고 다짐해도

소용돌이치는 나에 대한 모멸감만은

가눌 수 없었지만

수평선위 달인듯 희미하게 흔들리다

아침빛살 밀려나는 얼굴에 당황하여

 

멱살 틀어쥐고는 패대기도 쳐보고,

지긋이 힘주어 즈려밟아도 보고,

 

너는 너대로 네 인생 살면 그만,

나는 나대로 내 인생 살면 그뿐,

더도 덜도 말고 -

      

 

詩作 note

얼마 전에 필자가 이 지면을 통해, 뇌출혈 증세로 병원에 입원하신 아버지의 근황을 적으면서 사람의 운명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올린 바 있다. 실은 그 후 보름 이상이 지났지만 아버지께서는 아직도 의식불명 상태를 못 벗어나신 상태다. 그래서 이제까지 종합병원 중환자실에 머물고 계시다. 보호자의 처지라서 멀리 가지는 못하고 병원 부근에서 언제라도 호출이 있으면 달려갈 준비를 하고 있으며, 소위 비상대기를 하고 있지만 실제로 현재 혼수상태에 머물러 계신 모습조차 볼 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두 차례, 30분씩만 허락이 되어있다.

 

그나마도 면회를 하고자 달려온 친지들이 순번을 정해 그 시간을 쪼개어 활용을 해야 하는 처지인지라, 정작 필자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귀에 대고 인사말이나 대충 전해드리는 것으로 할당된 시간이 흘러가버리니, 고작 하루 10분 이내의 대면으로 주보호자로서의 할 일을 다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다른 업무를 보거나, 개인적인 일을 진행하기 위한 미팅은 할 수도 없으니 이야말로 답답하고도 갑갑한 노릇이다.

 

게다가 다른 시설에서 겨우 콧줄로 연명을 하시던 어머니께서도 아버지의 근황을 눈치채시고는 갑자기 신경을 많이 쓰신 탓인지, 예기치 않던 하혈증세를 보이셔서 집중치료실로 이송이 되셨는데 며칠이 지나도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흘리시는 피의 색깔과 양이 점점 나빠지시니 아무래도 조속히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듯 하다. 이제 동갑내기이신 연세가 아흔에 도달하셨으며, 그동안 이 험한 세상에서 부부의 연으로 만나 해로하시면서 유별나게 금슬도 좋으셨고, 돈독한 신앙으로 서로 격려하며 반려의 삶을 살아오신 두 분이었는데, 혹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시면서 나란히 어떤 불길한 앞 일을 예견하시는 건 아닌가 하여 자못 가슴이 두근거린다.

 

그러다가 문득 자식된 도리를 뒤돌아보게 된다. 편하게 모시지도 못하고 늘 걱정만 끼쳐드리면서 한 평생 불효의 대명사로 존재했던 필자로서는 이제 와서 무슨 행동을 하고, 어떤 공양을 한다고 해도 이미 저지른 과오와 불효를 봉창할 길이 없건만, 그냥 지금 보여지는 겉모습에, 실상을 모르는 친인들의 공치사가 이어질 때면 쥐구멍이라도 찾아들고 싶은 속내를 감추느라 전전긍긍이다. 그저 조금만 더 곁에 계셔주셨으면 더 바랄 게 없겠는데, 두 분의 텔레파시라도 통하신 건가, 왜 이리 한꺼번에 응급상황을 만들어놓으시는 건지 참으로 야속하기도 하다.

 

넉넉하지 못한 경제 사정으로, 언제나 부모님과 관련한 지출이 있을 때에는 가격 따지고 조건 따지면서 스스로 합리화시키기 바빴고, 어떻게 하든지 상황 자체를 덜 만들려고 잔 머리 굴리면서 적당한 하한선을 그어놓고, 만족하시도록 유도하곤 했던 일들이 참으로 후회가 된다. 바라시는 게 있을테지만 의견을 묵살하고, 일방적으로 정해서 강행한 갖가지 행사들도 이제 돌이켜보니 막심한 자책과 반성의 주제가 되어진다. 그러나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들, 흘러가버린 세월들, 되돌릴 수 없는 시절들이라서 슬프고도 슬프다.

 

가만히 앉아서 이것저것 생각할 시간이 많다보니 별 별 잡스런 일들이 다 파노라마처럼, 주마등처럼 필자의 머리를 스친다. 그 긴 시간 동안 제대로 처신하지 못했으면서 이제 와서 조급하게 서두르는 스스로의 모습이 정말로 한심하고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넋 놓고 자책만 할 수는 없다. 남겨진 시간, 아버지와, 어머니와, 두 분과 함께 한 하늘 아래서 호흡할 수 있는 그 날들이 비록 얼마 안 남겨졌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소중한 우리의 날들을 더 좀 아름답게 기억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물론 아버지께서 이대로 영영 못 깨어나실 지 모르지만, 어머니께서 하루 동안에 어떤 변수를 보여주실 지 모르지만, 지금은 한 시라도 부모님의 옆 자리에서 야윈 손을 맞잡아드리는 것이 필자의 삶이리라. 오지 않는 누구를 원망할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음이다. 모든 서운한 마음일랑은 한 소절 시로 다 녹여버리고, 그냥 다행스럽게도 현재 부모님을 모실 수 있는 처지에 놓인 필자와, 안쓰럽고 애틋한 정으로 매일 눈물을 흘리고 있는 착한 여동생의 정성이라도 모아서, 마음으로 올려드리면 될 것이다.

 

누군가는 그렇게 귀띔을 한다. “아무래도 멀리 있는 자식들 얼굴 보고 싶으셔서 차마 눈을 못 감는 건지도 모른다.”.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역만리 타국에서 자기의 삶의 언저리를 쉽사리 떠나지 못하는 형제들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각자의 처해진 여건이나 환경이 단순하게 부모님의 상황에 즉각 보조를 맞출 수 있을 정도로 녹록함도 아닐테니, 함께 자리하지 못하는 형제들의 심사가 어찌 평온할 수 있으리요. 그러니 그냥 묻자. 모두 덮자. 그리고 오늘 놓여있는 실상에 충실하자. 그렇게 각자의 처지대로 열심히 사는 얼굴이, 바로 모든 사람들이 치장하고 포장하는 삶의 민낯이려니.

 

얼마 전에 존경하는 선배님과 대화를 하다가 굽은 소나무 얘기가 나왔었다. 전에도 시작노트를 통해서 적은 적이 있었던 사연이기는 하다. 자식들을 좋은 대학에 진학시켜서 큰 아들은 현재 미국에서 대학교수를 하고 있고, 작은 아들은 서울에서 대기업의 임원으로 있는데, 정작 그 어머니는 지방에서 혼자 쓸쓸히 지내고 계시는 분의 얘기를 하다가 그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자식을 아주 잘 키우면 국가의 자식이 되고, 그 다음으로 잘 키우면 장모의 자식이 되고, 적당히 키워야 그게 내 자식이 된다는 얘기도 하였다.

 

그래서 자식 중에 한 명 정도는 지방의 공고에 보내서 내 가까이에 두고 살아야 한다는 말도 했다. “A bird in the hand is worth two in a bush. (내 손 안의 새 한 마리가 숲 속의 두 마리만큼 값지다.)”라는 서양의 격언이 있다. 웃자고 하는 얘기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다. 그래야 집에 하수도가 막혀도 얘야! 하수도가 막혔다. 얼른 와서 해결 좀 해라.”하고 편하게 부를 수 있고, 방 안의 전구를 바꿀 때도 얘야! 얼른 와서 전구 좀 바꿔라.”하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A living ass is better than a dead docter. (죽은 박사보다 살아있는 멍청이가 낫다.)”라는 말도 있다. 하수도가 막혔다고, 전구가 나갔다고, 미국에 있는 아들을 부를 수 없고, 호주에 있는 아들을 부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일 년에 겨우 한두 번 볼까 말까하는 아들이 내 아들이라고 할 수가 없고, 평생에 한두 번 보기도 힘들고, 사진을 통해서나 겨우 만날 수 있는 손자들이 내 손자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늘따라 서양의 격언을 많이 인용하게 된다. “All cry and no wool. (소리만 요란하고 결과는 없다.)” 또는 “A loaf bread is better than song of many birds. (빵 한 덩어리가 수많은 새들의 노랫소리보다 낫다.)” 모두 신중하게 곱씹어봐야 하는 주제가 분명하다. 내친 김에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격언을 보자. “한겨울 추워져서야 소나무, 잣나무가 쉬이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 (歲寒然後 知松柏之後凋)”라는 글이 있다. ‘추사 김정희세한도에 나오는 말이다.

 

옛 어른들도 못난 소나무가 선산을 지킨다고 가르치셨다. 무릎 꿇고 앉아 산을 지키는 못난 소나무. 그 못난 소나무가 부모의 산소를 지키고, 선산을 지키고, 고향을 지키는 것이다. 같은 소나무지만 토질이 좋고 비바람을 덜 받아 곧고 수려하게 자란 소나무는 사람들이 재목으로 쓰기 위해 곧바로 베어가 버린다. 또한 괴이하면서도 특이한 소나무는 분재용으로 송두리째 뽑아가 버린다. 그러나 같은 땅이라도 척박한 곳에 뿌리를 내린 못난 소나무는 모진 고생을 하면서 자라야 한다. 또 크게 자란다고 해도 동량이 되지 못하니 누구도 거들떠보지 않는다.

 

그래서 결국 그 못난 소나무는 산에 남아 산을 지켜야 한다. 그렇게 산을 지키는 못난 소나무는 산을 지키면서 씨를 뿌려 자손을 번성케 하고 모진 재해에도 산이 훼손되지 않도록 산을 보존한다. 결국 잘난 소나무가 멋지게 자라서 재목이 될 수 있는 것도 못난 소나무가 산을 정성스럽게 지켜준 덕분이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이 못난 소나무를 무시하고 업신여기는 경향들이 없지 않다. 당장에 보여지는 공적이나 실적에 연연하면서, 그것으로 그 가치와 존재의 의미를 평가하려고 든다는 걸 우리는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서로가 못난 소나무이면서, 너는 나를 우습게 알고, 나는 너를 우습게 생각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그러했지 않는가? 서로 힐난하고, 서로 깎아 내리고, 잘난 꼴은 못 보고. 그리고는 잘난 소나무만 바라보며 그를 우러러본다. 우리 대부분은 못난 소나무라는 걸 명심하자. 우리 자식들 대부분도 못난 소나무가 될 것이다. 그런데 그 못난 소나무가 우리에게 효도하고, 우리의 산소를 지키고, 우리의 고향을 지킬 것이다. 그래서 도시의 교육정책도 못난 소나무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잘난 소나무는 잘난 소나무대로 열심히 키워야 하겠지만 평생 동안 고향을 지키게 될 못난 소나무들을 우리가 쉽게 생각하고 소외되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이 말은 자식이 잘 되면 고마운 일이지만 자식이 평범하게 성장하더라도 구박하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다. 오히려 더 정성스럽게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이 아이가 결국은 내 곁에 오래 남아 막힌 하수구를 뚫어주고, 전구를 바꿔주고, 내가 아프면 나를 업고 병원으로 달려갈 놈이기 때문이다. 못난 소나무도 함께 모이면 울창한 숲이 된다. 서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못난 소나무가 우리의 참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해 보라. 붉게 물든 석양을 바라볼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지는 않은가? 만일 그렇다면 즉시 생각을 바꾸자. 가던 길을 멈추고 노을진 석양을 바라보며, 감탄하기에 가장 적당한 순간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생각되는 바로 그 때인 걸 깨닫도록 하자. 언제든 즉흥적으로 이삼일 동안 짧은 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놓는 걸 권장한다. ! 지체하지 말고 미리 가방을 꾸려놓자. 그리고 우선 자전거를 타고 동네나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자.

 

아름드리 나무와 새들, 푸른 잔디, 그리고 예쁜 꽃들과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즐겨보자. 한 무명의 현자가 이런 말을 했다.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and today is a gift. (어제는 역사, 내일은 미스터리, 그리고 오늘은 선물이다.)” 그래서 오늘을 영어로 프레즌트(present)’라고 하는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제를 기념하며 축하할 수도 없고, 내일을 기념하며 축하할 수도 없으니, 오늘을 기념하며 축하해야 하지 않을까?

 

석양뿐만 아니라 이따금 일출도 보도록 한다. 그렇게 할 마음이 있다면 조금만 더 일찍 일어나자. 하루 중 가장 어두운 때는 해가 뜨기 직전이라고 한다. 몹시 힘들고 우울할 때는 이렇게 생각하자. 지금이 바로 해가 뜨기 직전이라고, 이제 곧 해가 떠올라 모든 것이 환하고 따사로워질 것이라고 말이다. 인생은 짧다. 그러니 자질구레한 일들로 삶을 채우며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자.

 

인생에는 중요한 일들도 많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일들도 있다. 따라서 그 차이를 포착해 낼 줄 알아야 한다. 그 차이를 구별해 내지 못한다면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온갖 환멸과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 당신이 갖고 있는 유머감각과 삶에 대한 열정을 발휘해 찌푸둥한 아침을 산뜻한 아침으로 바꾸자. 주변 환경을 바라보는 당신 자신의 눈을 바꾸면 인생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아무리 우울한 일이라 하더라도 긍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도록 하자.

 

밑에 누워 한두 시간 정도 소설책을 읽을 수 있을 만한 나무를 찾아보자. 건강 전문가들은 최적의 건강을 누리는 데는 깊은 심호흡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아침에 밖으로 나가 걸음을 멈추고 깊게 심호흡을 다섯 번 정도 해보자. 뭉게구름, 새털구름, 양털구름... 구름이 만들어내는 각양각색의 형태들은 참으로 매혹적이다. 어린 시절 이후로 팔베개를 하고 누워 구름을 올려다 본 일이 있었는가? 지금이라고 못 할 것도 없다. 잔디가 아니라면 벤치에라도 누워 지금 당장 한 번 해보자.

 

어떻게 하면 삶을 더욱 잘 이끌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효과적인 이야기가 있다. “만일 당신이 당신 자신의 가치를 계산하고 싶다면, 당신의 친구들을 세어 보라.” 직장 동료가 아닌 옛 친구나 일상의 친구들이야 말로 인생과 세계에 대해 더욱 폭 넓은 정보들을 주고받을 수 있다. 지나치게 목표지향적인 태도나 매사를 전적으로 일과 관련짓거나, 물질적인 성취만으로 스스로를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하루 해가 저물 무렵엔, 하루를 얼마나 잘 보냈느냐는 것 만큼이나 얼마나 많이 긴장을 풀고, 웃고 즐겼는지도 판단해보자. 세상과 더불어 행복하고 느긋하며 평온한 기분을 느끼려면, 팔짱 끼고 뒤로 물러앉아 삶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가도록 관망할 줄도 알아야 한다. 어떤 마을에 유명한 의사가 살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모두 그를 찾아가 치료를 받았다. 그 의사는 환자의 얼굴과 걸음걸이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 척척 알아내 처방을 해주는 명의였다.

 

그런 그가 나이가 들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마을 사람들이 의사를 찾아가 그의 임종을 지켜봤다. 죽음을 앞둔 의사가 말했다. “나 보다 훨씬 휼륭한 세 명의 의사를 소개하겠습니다. 그 의사의 이름은 음식과 수면과 운동입니다. 음식은 위의 75%만 채우고 절대로 과식하지 마십시오. 또한 12시 이전에 잠들고 해가 뜨면 일어나십시오. 그리고 열심히 걷다보면 웬만한 병은 다 나을 수 있습니다.” 말을 하던 의사가 힘들었는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음식과 수면과 운동은 다음 두 가지 약을 함께 복용할 때 효과가 더 있습니다.” 사람들은 조금 전 보다 더 의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육체와 더불어 영혼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웃음과 사랑입니다. 육체만 건강한 것은 반 쪽 건강입니다. 영혼과 육체가 고루 건강한 사람이 되십시오. 웃음은 평생 꾸준히 복용하십시오. 웃음의 약은 부작용이 없는 만병통치약입니다. 기분이 언짢거나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는 더 많이 복용해도 됩니다. 사랑약은 비상 상비약입니다. 이 약은 수시로 복용하십시오. 가장 중요한 약입니다.”

 

의사는 자신이 세상을 살면서 깨달은 가장 중요한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준 후 평안한 모습으로 눈을 감았다. 우리는 돈도 안 들고 처방전도 필요 없는 이 약들을 얼마나 복용하고 있는가? 백만장자 록펠러는 유년시절은 가난했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여 33세에 백만장자가 되었고, 43세에 미국의 최대 부자가 되었고, 53세에 세계 최대 부자가 되었지만 생각 만큼 행복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55세에 불치병에 걸리고 말았다. 병원의 의사들은 남은 수명이 1년 밖에 안 된다고 선고하였다.

 

그는 모든 희망을 잃은 마음으로, 최후의 검진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갈 때였는데, 병원 로비에 걸려있는 액자의 글이 눈에 들어왔다. “주는 자가 받는 자 보다 복이 있다.” 그 글을 보는 순간 마음 속에 전율이 생기고 눈물이 났다. “나는 지금껏 모으기만 했지 줄 줄을 몰랐구나.” 선한 마음이 온 몸을 감싸는 가운데 눈을 지그시 감고, 자기가 살아온 삶에 대하여 깊은 생각에 잠겼다.

 

잠시 후 시끄러운 소리에 정신을 차리게 되었는데, 어떤 어머니가 딸의 입원비 문제로 애걸하며 다투는 소리였다. 병원 측은, 입원비가 없으면 입원이 안 된다 하고, 어머니는 우선 입원을 시켜달라고 울면서 사정하는 소리였다. 록펠러는 곧 비서를 시켜 소녀의 병원비를 지불하고, 누가 지불하였는지 모르게 하였다. 얼마 후 은밀히 도운 소녀가 기적적으로 회복이 되어 퇴원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던 록펠러는 얼마나 기뻤던지, 후일 그의 자서전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저는 인생을 살면서 이렇게 행복한 삶이 있는지를 몰랐습니다. 나누는 삶의 행복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 때부터 그는 나누는 삶을 작정한다. 그와 동시에 신기하게도 그의 병이 치료되기 시작하였다. 그 뒤 그는 98세 까지 살면서 나누는 일에 힘썼고, 선한 일을 하는 데 인생을 바쳤다. 세월이 흐른 후에 그는 회고한다. “인생 전반기 55년은 쫓기면서 불행하게 살았지만, 후반기 43년은 행복하게 살았다.” 인생의 삶은 나누는 것이 행복이고 평화다. 또한 그런 행복과 평화야 말로 진실한 사랑에서 기인한다.

 

과연 무엇을 가지고자 함인가. 대관절 무엇을 얻고자 함인가. 저마다 무거운 삶의 짐인 바위 짐을 지고, 허덕이며 비틀거리며 휘청이며 가고 있다. 부귀 공명을 누려도 그 뿐이요. 권세 영광을 잡아채도 구름인 것을, 왜 그리 아웅다웅하면서 서로를 짓밟으려고 애를 태우는지 모르겠다. 숨 막히는 턱턱한 세상 살다가 생명을 버릴지라도 그 생명의 가치는 알고나 가야 할 것이다. 한 여름의 매미소리가 저리도 시원한데, 어제 떠난 사람은 이 소리를 못 들을 터이니, 우리가 살아 있음에 감사해야 한다.

 

마음을 비우면 가벼워지고 욕망을 비워내면 살만한 세상인 걸, 투명한 햇살 한 줌 가슴에 퍼 담고, 살랑이는 바람 한 결에 치맛자락 내어주고, 잔잔한 작은 미소 얼굴에 피워 올려 오늘 하루 생명의 찬가를 부르면 되는 거다. 고뇌를 안주 삼아 술을 마셔보지 않고서는, 절망을 이불 삼아 뒤척여 보지 않고서는, 마지막 죽음의 낭떠러지를 대면해보지 않고서는, 인생의 묵은 맛을 어찌 익혔다 할 수 있을까?

 

세상 욕망 비우고 나면 다 잃어버리는 게 아니고, 그 때부터 삶은 참 자유를 찾아, 나무가 내게 말을 거는 소리를 듣게 되고, 꽃들이 웃으며 속삭이는 소리를 듣게 되고, 강물이 흐느끼며 흐르는 이유도 알게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가볍게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세상 욕망 훨 훨 다 벗어버리고, 그저 버리고 비우면 가벼워지는 것을, 훨 훨 자유로워 지는 것을,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다. 혼수상태에 머물러계신 아버지의 뜻이 전해지는 것 같다. 필자더러 그리 살라 이르시는 것 같다. 후회하지 않으려거든, 미련에 붙잡히지 않으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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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7/25 [22:40]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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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둘레햄 19/07/26 [07:55] 수정 삭제  
  세상 욕망 비우고 나면 다 잃어버리는 게 아니고, 그 때부터 삶은 참 자유를 찾아, 나무가 내게 말을 거는 소리를 듣게 되고, 꽃들이 웃으며 속삭이는 소리를 듣게 되고, 강물이 흐느끼며 흐르는 이유도 알게 되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가볍게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청산 19/07/26 [08:09] 수정 삭제  
  오늘도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인천정 19/07/30 [13:01] 수정 삭제  
  지나가면 되돌아 오지 않는 인연의 사연들과 시공간들이 아쉬움만 남긴 채 멀어져 가는 시간이네~♡동기들 중 형과 아우를 기억하는 몇 안 되는 친구의 사연에~♡마음이 찡 하네~♡남은 시간~♡ 효를 쏟아 부으시게나~♡난 30년 전 다 하늘나라에 부모를 모셨다네 부모님 마음엔 언제나 이 모습 아닐까. 난 지금 인도 여행중이라네
홀로코스트 19/08/13 [22:34] 수정 삭제  
  마음을 비우면 가벼워지고 욕망을 비워내면 살만한 세상인 걸, 투명한 햇살 한 줌 가슴에 퍼 담고, 살랑이는 바람 한 결에 치맛자락 내어주고, 잔잔한 작은 미소 얼굴에 피워 올려 오늘 하루 생명의 찬가를 부르면 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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