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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0.19 [11:00]
<수 필> 이춘명 ‘나 한 명만을 위한 10월’
 
이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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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한 명만의 위한 서재이고 서고

 

▲  이춘명 칼럼니스트   

세끼 밥을 대신해주면 온종일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싶었다. 매일 출근하지 않고 살 수 있으면 온종일 글밭에 파묻혀 살고 싶었다.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주문은 선명하게 다가왔다.

 

터무니없이 꿈꾸었던 그 두 가지가 충족된 10월은 나를 둘러싼 축복이 되고 있다. 내 시야 일직선으로 자주 가는 곳이 두 곳이 생겼다. 마음껏 내가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나는 서울 중심지에서 벗어난 곳에 살고 있다.

 

서울 토박이이지만 태어난 곳이 아닌 지금 여기는2의 고향이 되고 있다. 아마도 떠날 계획은 없기 때문에 지금 밟고 있는 땅에 계속 머무르게 될 예정이다. 교통편이 그다지 편하지는 않다.

 

그러나 하루 종일 시내에 나가지 않아도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나만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나는 착한 착각으로 틈만 나면 그 곳에 간다. 나의 취향과 적성과 바람에 적합한 곳이 활짝 문을 열고 기다리고 있다. 간섭하지도 관여하지도 않는 곳은 도서관과 문화 예술센터이다.

 

눈이 아프게 읽을 수 있는 책보고가 엎드리면 코가 닿을 곳에 있다. 손목이 뻐근하게 글을 쓸 수 있는 문화 공간에 도서관이 직진으로 내려가면 언제든지 개방되어있다. 가슴 속에 꾹꾹 눌러 있던 욕구를 긁어주는 두 곳은 나 한 명만의 위한 서재이고 서고이다.

 

이 허무맹랑한 허풍을 습게 바라보겠지만. 내 생애 이렇게 내 마음대로 오고갈 수 있는 곳은 보물지도가 된다.

 

지하철이 없는 내 동네. 버스 정류장 큰 길에서 주택가 깊숙이 걸어 들어와야 보이는 곳에 도서관이 있다. 초행길이나 타 동네 방문객들은 헤맬 수 있는 안쪽에 있다. 개장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공사가 지연되기도 하였다. 이런저런 일들은 이제 다 잊었다. 지금은 주민들 발걸음과 귀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 소중하고 꼭 필요한 요지가 되어가고 있다. 문화 사각지대에서 뻥 뚫린 입구가 되어주고 있다. 특히 나 개인에게도 집 외에 오래 머무는 곳이 되었다.

 

이제는 단골 얼굴이 되었다. 9시 자동문을 열고 2층 도서관에서 영유아, 저학년 아동 도서 코너는눈을 감아도 손을 뻗을 수 있을 만큼 익숙하다. 오후 4시에 돌봐주는 아이가 돌아올 시간까지 점심 먹을 생각조차 나지 않을 만큼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혼자 놀이에 푹 빠져 있다.

 

 

나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었다.

 

나는 201910월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집에서 한 블럭을 내려가 온종일 행복을 만끽하는 도서관은 나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었다. 생존을 위해 숨겨 놓았던 배움의 욕망을 부추겨 주었다.

 

어릴 때 이동도서관 자동차가 오면 골목 입구에서 시간을 맞추어 기다렸다가 빌려 보던 책들이 가득하다. 만화 가게, 비디오 가게. 도서 대여점에서 돈을 내며 가져와 반납 일까지 서둘러 읽던 책들이다.

 

대형 서점 바닥에 앉아 비싼 지출을 주저하며 뒤적거리던 신간이 가득 채워져 있는 곳이다. 그런 책들이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다. 원하는 책을 구입 요망 목록에 등록하면 행운의 주인공이되어 어느새 책꽂이에 꽂혀있는 나만의 요람이 바로 내 옆에 어김없이 문을 연다.

 

나는 매일 신데렐라가 된다. 내 눈과 내 손과 내 가슴 가득 명품 만들기에 바쁘다. 유명 브랜드 옷이나 가방이나 화장품으로 포장하지 않아도 나는 나를 위한 그 곳에서 명품으로 변하고 있다.

 

1029일 나는 다르게 태어난다. 그래서 나는 알몸이 되었다. 나에게 걸쳐진 나이, 경험, 과거의 옷을 다 벗고 지금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가는 곳은 도서관에서 일직선으로 내려가 끝부분에 있는 곳이다.

 

생활 예술 문화 센터의 2층에서 내 생애 최고의 멘토를 만났다. 나만을 위한 소중한 인연을 만났다. 나는 꿈꾸듯 그 곳에 간다. 나의 손끝에서 글자들이 춤을 추게 도와준다.

 

내 생일 다음으로 나만의 위한 그 날은 내가 다른 세계에 입문하는 날이다. 나를 창작자로 만들어 주고 제조자로 다듬어 주는 손길은 우연하게 만났지만 난 필연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배운다는 목적 하나로 찾아가고 지도자는 가르치겠다는 목표 하나로 기다리고 있다. 나의 미세 혈관의 통로와 내장 속 썩은 내를 금방 알아차린다. 메마른 골수의 아우성을 잘도 꺼내준다.

 

긴 말이 없어도 내가 과제물로 써 가지고 간 글에서 나를 정확히 꿰뚫어 파악하고 있다. 나를 위한 시간에는 페이지수가 정해지지 않는 백지 뿐이다. 나는 네비게이션을 따라가는 승용차가 되어 만날 때마다 지름길과 오름길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면서 종점을 향해 가고 있다.

 

가나다라부터 배우고 있다. 아야어여 오요우유 부터 배우고 있다. 원초적인 기초 공사를 하고 있다. 10월 내내 밤이슬을 밟으며 목이 마르게 이론과 요령을 말해주는 목소리는 쉰내가 나도 나에게는 어떤 오케스트라의 합주곡보다 더 귀에 가득 들어온다.

 

 

 

나의 10월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가을이 되고 있다. 서로의 이름과 얼굴만 아는 정도이다. 그러나 글밭에 둘이 마주 앉으면 어느새 남남이 아닌 듯 앞서고 뒤따라가고 있다. 배우는 일이 이토록 행복한 느낌인줄 이제야 알게 되었다. 하루 3시간의 배정이 늘 아쉽고 짧아 주저하는 헤어짐은 다시 충전하게 해준다.

 

나는 10월 내내 책상에 앉아 가지고 갈 분량을 한 줄 한 줄 채우면서 내 심장과 호흡 속에서 꿈틀대는 낱말들을 쏟아내며 한 페이지 한 페이지씩 늘려가고 있다. 이런 행운은 상상도 못했었다.

 

가방끈이 짧고 촌스럽고 너무나 대중적인 생활 글에 비단옷을 입혀주는 시간이 나만의 만족감이 되고 있다. 나에게 있어 10월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개척의 달이다. 나 하나를 위한 달이다.

 

새로운 나라에 여권을 만들고 그 땅을 밟는 달이다. 나는 동화 나라에 입국하기 위해 밤을 새워 고치고 지우고 삭제하고 덧붙이는 혼자만의 작업에 나에게 남은 혈기를 다 쏟고 있다.

 

자갈밭을 일구고 씨를 뿌리는 일이라고 나는 자부한다. 나 한 명만을 위한 창작의 노동이다. 멘토가 퍼부어 주는 지식의 투자에 나는 덥석 움켜잡으려 한다.

 

세상에 나가는 29일은 나 한명만을 위한 데뷔 무대이다. 약속 시간을 훌쩍 넘어 숨차게 뛰어가는 어둔 골목이 길기만 하는 10월의 밤은 나는 이제껏 맛보지 못한 설레임이고 앞으로도 다시 만나지 못할 흥분이 될 것 같다.

 

나만의 섬에서 나만의 조각상을 사포질 해주는 세밀하고 냉철하고 야멸찬 지적으로 나는 새롭게 태어난다. 유일한 나만의 색깔을 입혀주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장석 시장 골목에 집집마다 감이 익어가고 있다. 대추가 익어가고 있다. 모과가 익어가고 있다. 나도 익어가고 있다.

 

나의 이성에 숨어있던 단풍 색깔들이 조금씩 삐져나오고 있다. 살기 위해 던져놓은 나만의 색깔이 마른가지로 버티고 있는 내 몸 속에서 실타래로 나오고 있다. 나의 족집게 과외 선생님이 된 멘토의 빡쎈 진도에 엉금엄금 쫓아가는 10월 한달 내내 나는 나의 일출과 일몰을 만들었다.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곳에 먼저 안주하고 있는 그 고마운 손은 나만을 위해 내밀고 있다. 그동안의숱한 습작들이 문득 문득 글의 속도를 채찍질 할 때마다 나와 주고 있다. 하고 싶은 공부를 실컷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늘 열려 있고, 부담 없이 자유롭게 한다는 일은 나의 환희가 된다.

 

나는 그 날을 기다린다. 1029일 동화나라 거주민이 된다. 나 한명만을 위한 10월이다.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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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02 [14:37]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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