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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19.12.08 [08:55]
건강검진에 한의과 항목은?
 
정상연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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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과와 관련 검진항목 한가지도 없어 의아

비용대비 효과입증 정부와 학회가 투자해야

 

 

▲  정상연 한의사     

올해도 하반기가 되면서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찾는 직장인들이 대폭 늘었다. 병원 검진센터에 방문하면 길게 늘어진 줄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에 걱정이 묻어나온다. 평소 본인 건강에 대해 자부하던 사람들도 이 때만큼은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다.

 

건강검진은 건강보험 가입자들의 건강을 유지 및 증진하고,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며 장기적으로 보험급여비의 지출을 줄이고자 1980년에 시작되었다. 이후 1988년 직장피부양자 건강검진 실시, 1990년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 피보험자 건강검진 실시(특정암 검진 포함), 1995년 지역조합 피보험자 건강검진 실시, 2000년 특정암검사 실시, 2007년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및 영유아 건강검진 실시, 2016년 학교 밖 청소년 건강검진 실시 등 다양한 제도가 도입되어 왔다.

 

일반건강검진의 경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세대주 및 만 20세 이상 세대원)2년에 1, 직장피부양자(20세 이상 피부양자)2년에 1, 직장가입자(사무직 근로자 중 격년제 실시에 따른 대상자, 비사무직 대상자 전체)는 사무직의 경우 2년에 1, 비사무직의 경우 1년에 1, 의료급여수급권자(19~64세 의료급여 수급권자)2년에 1회 시행한다.

 

일반건강검진의 기본 항목은 문진 및 체위검사, 흉부방사선 검사, 혈액검사(혈색소, 공복혈당, AST, ALT, γ-GTP, 혈청크레아티닌, e-GFR), 요검사(요단백), 구강검진 등이다. 성별과 연령에 따라 이상지질혈증, B형 간염, 골다공증, 인지기능장애, 우울증, 생활습관평가, 노인신체기능, 치면세균막검사 등이 추가된다.

 

이러한 국민건강검진의 개요를 살펴보면, 대한민국 정부가 건강검진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드는데, 왜 한의과(韓醫科)와 관련한 검진항목은 한 가지도 없는 것일까?

 

건강검진은 예방의학 중에서도 가장 적극적인 방법에 속한다. 병이 있는 사람을 선별함은 물론, 병에 걸릴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경고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나라의 의료수준이 높아질수록 건강검진에 많은 재원이 투자된다.

 

병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굳이 병원에 불러서 국가의 천문학적인 세금을 투입하여 건강상태를 파악하면, 길게 내다봤을 때 국민의 건강증진과 의료비 절감에 더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연의 일치일지는 몰라도 이러한 건강검진의 근본이념과 정확히 부합하는 것이 바로 한의학의 생명관이다.

 

▲ 국민건강검진의 개요를 살펴보면, 대한민국 정부가 건강검진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점이 드는데, 왜 한의과(韓醫科)와 관련한 검진항목은 한 가지도 없는 것일까? pixbay.com 

 

한의학은 불치이병 치미병(不治已病 治未病)이라 하여, 이미 발병한 커다란 병을 고치기보다는 양생을 통한 병의 예방에 특화되어 있다. , 당장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라도 기()와 혈()의 상태는 물론 장부(臟腑)의 허실(虛實)에 따라 생활양식을 바르게 교정해주는 것이 한의학의 역할이다.

 

이는 한의학의 고유 진단방법인 변증(變症)으로 체계화되어 있다. 가령 심장의 박동이 불규칙한 경우 심장에 혈액 공급이 부족한지(心血虛), 심장과 콩팥 사이의 기능적 순환에 문제가 있는지(心腎相交障碍), 소화기의 불량한 상태가 심장에 영향을 주었는지(脾氣熾盛) 등등의 변증이 가능하다.

 

변증은 한의사가 직접 문진(問診)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나, 최근에는 맥진기(脈診器), 설진기(舌診器), 체열진단기, 양도락검사기, 경락공릉진단기 등을 활용해 객관적 데이터를 이용하기도 한다. 또한 양방 검사기록을 활용하여 최종 변증을 확정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환자가 본인의 변증만 제대로 알고 있다면 생활 속에서 스스로 몸을 돌볼 수 있다. 아랫배가 차가운 경우(腎陽虛) 늘 아랫배를 따뜻하게 하고, 차가운 음식을 피하는 것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만약 검진을 통해 알게 된 변증명을 갖고서 한의원에 방문한다면 더욱 빠르고 효과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근 한의진료에 대한 보장성이 대폭 강화되면서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부담이 줄었다.

 

물론 한의과 건강검진에 소요되는 비용 대비 실질 효과에 대한 연구 자료는 전무하다. 그동안 정부당국이나 학회 차원에서 한의과 검진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에 연구의 시도조차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한의과 검진으로부터 얻는 건강증진 및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어야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건강검진 항목에 선택사항으로 한의과 검진을 추가시켜 해당 환자를 대상으로 추적 검사를 하는 것이다.

 

▲ 당장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라도 기()와 혈()의 상태는 물론 장부(臟腑)의 허실(虛實)에 따라 생활양식을 바르게 교정해주는 것이 한의학의 역할이다.   pixbay.com

 

환자가 검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평소 한의진료에 선호도가 높았던 분들 위주로 모집단(母集團)이 꾸려질 것을 의미한다. 이 분들은 생활습관 조절률, 한의진료 순응도 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어 한의과 검진 유용성 파악에 효과적이다.

 

지난해 6월까지 시행한 한양방 협진 시범사업이 좋은 선례(先例)가 될 수 있다. 해당 연구의 협진 다빈도 6개 질환 대상으로 한 협진군-비협진군 환자의 치료성과에서 협진군이 비협진군에 비해 총 치료기간이 짧고, 총 치료비용도 줄어드는 효과가 도출되었다.

 

또한 시범기관의 협진 환자 297명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협진 치료효과에 대해 90.6%가 만족한다고 응답했으며, 협진 시범사업 필요성에 대해 92.3%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협진 경험 이후 권유의사도 91.3%에 달했다.

 

한양방 협진 사업의 경우처럼 정부당국과 관련 학회가 의지를 갖고서 한의과 건강검진을 추진하고 그 유효성을 검증한다면, 매우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열매는 최종적으로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보건소에 한의과 진료실이 마련된 것을 상상조차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보건소에서 가장 바쁜 곳들 중에 하나가 한의과이다. 보건소 한의과는 진료 업무뿐만 아니라 한의치매교실, 한의난임치료, 한의방문진료 등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국가검진에도 하루 빨리 한의과 검진항목을 추가시켜 많은 국민들이 한의학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나라에서 국가고시를 통해 면허를 발행하는 의료인 중 하나인 한의사가 국가검진에서 소외될 까닭은 전혀 없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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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31 [23:25]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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