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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4.11 [02:45]
김동석 동화작가의 또 다른 화제작 ‘헨리와 머스텡’(9회)
 
김동석 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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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독방을 나간다.(9)

 

 

▲ 신성현   

 

바다를 응시하며 머스텡은 갈매기 육포를 뜯었다. 비록 헨리와 한 이야기지만 모처럼 학문적인 이야기를 해서 즐거웠다.

!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문어에게 세상 이야기를 다하고.”

 

그때, 3번 독방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드르륵.’

문이 열리더니

내일 나가니까 이 옷으로 갈아입어.”

교도관이 들어와 옷을 던져주면서 한 마디 하고 나갔다.

 

머스텡은 내일이 무슨 날인지 안다. 이 독방을 나간 사람들은 살아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도 안다.

죽는 건가?”

 

머스텡은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제1악장> 은 머스텡이 가슴이 답답하고 슬플 때 치는 곡이다. 머스텡의 꿈은 자유롭게 사는 것이었다. 이 곡은 자신이 고통스러운 날에는 자유로운 게 뭘까 고민하며 치는 곡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유로워지기 위해서 치는 게 아니었다. 어쩌면 모든 것을 포기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

눈을 감고 피아노 연주에 몰입하다 그만 손을 내렸다.

어찌할까?”

머스텡은 다시 손을 내밀며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피아노 선율은 더 강렬하게 들려왔다. 모든 생명들을 부르기라도 하듯 피아노 소리는 더 강렬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제2악장>으로 넘어갔다. 리듬에 맞춰 고개를 흔들어 가면서 연주에 몰두하는 것처럼 보였다.

더 살고자 하는 집착일까? 세상은 공평한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 그걸 탓할 수는 없지.”

 

머스텡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렀다. 파리에 살면서 몽마르트 언덕에 있는 샤크레퀘르 성당에도 열심히 다녔다. 믿음도 강했다. 어릴 적부터 어머니가 열심히 성당에 데리고 다닌 덕분이었다.

 

! 하필이면 나지?”

다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3번 제2악장>을 쳤다. 머스텡의 아픔이 가슴에 전해졌다. 그의 손끝에서 전해지는 울림은 세상의 모든 것들과 작별을 이야기 하는 듯했다.

 

▲  민채홍

 

도대체 머스텡은 어떤 사람인가? 많은 명곡이 머릿속에 가득한 것을 보니 더 궁금했다. 곡만 들어도 머스텡의 지금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죽는 건 두렵지 않다.”

머스텡은 하나하나 정리를 하고 있었다. 세상은 누구의 것도 또 누구의 편도 아니다. 자연의 일부분이었다.

머스텡은 항상 멋지게 살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그동안 인문학에 푹 빠져 살았고 또 피아노 연주에 미쳐 살아왔다. 그리고 먹고 살기 위해서 귀족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며 살 수밖에 없었다.

 

피아노 연주를 하고 귀족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친 죄밖에 없는데? 이런 일을 또 누군가 당하겠지. 그렇다고 누굴 원망해서는 안 된다.”

 

머릿속이 복잡해진 머스텡은 마지막을 어떻게 정리 할까 고민했다.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멋진 죽음을 맞이하고 싶었다. 하지만 의미 없는 일이라는 것도 알았다.

 

누굴 탓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게 다가온 것들을 받아들인다는 게 쉽지 않겠지만 머스텡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려고 했다. 그렇지만 머스텡도 인간인지라 쉽게 내려놓지 못하는 것들이 있었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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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06 [22:56]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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