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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0.04.04 [07:46]
서울 강동구의 위대한 실험 ’생명 마스크’
 
한상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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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러스의 미치광이 춤, 세계는 좌불안석

금보다 귀한 마스크 구청에서 결정적 조력

 

좌충우돌 수작업 이제는 아마추어 전문가

뉴스로 알려지면서 금세 유명세 전국 확산

 

 

▲ 수제 마스크 제작의 시발점이 된 강동구 새마을 부녀회     

 

긴 행렬 쌀보다 귀한 마스크

 

지난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좀처럼 잠잠해질 기세가 안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언제쯤 종착역에서 내려 소리 없이 사라질까?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마치 미치광이 춤을 추는 듯 전 세계인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중국에서 벌어진 상황이라 우리에게까지 피해가 올 거라고는 상상 못 하고 지켜보았던 현실이 고스란히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하물며 중국에서는 적반하장으로 한국인의 중국 입국까지 막고 있으며,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도 한국인 입국을 막다 보니 점점 고립되어 섬이 돼가고 있는 대한민국이다.

 

길거리서나 실내에서조차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 그리고 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서 긴 줄을 선 사람들 모두 사회적인 거리를 두고 서로 섬처럼 살아가면서 감염을 막아야 한다.

 

쌀보다 귀한 마스크가 되어 마스크를 사기 위해 개미처럼 긴 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까지 곳곳에서 벌어지기도 하였다. 마치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전쟁터에 나갈 때 총을 놓고 빈손으로 나가는 것처럼 주위 사람의 눈총도 따갑다.

 

또 언제 이 바이러스와 전쟁이 종료될는지 예측하기 어려워 너도나도 마스크를 구하려 하나 그 또한 쉽지가 않다.

 

▲ 관내 소외계층과 어린이집에 기부하기 위하여 처음에 시작한 500여 장이 이제는 3,000여 장을 목표로 매일 만들고 있다   

 

실명제마스크 5부제의 현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차량 5부제를 실시하면서 미세먼지를 줄이자고 하던 캠페인 대신 이제는 마스크 5부제를 시행하고 실명제로 1인당 매주 2장씩 어렵게 사서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또한 얼마나 시행할 수 있을는지 모른다. 마스크 원자재 수입이 어렵다 보니 수요를 따른 공장에서 생산해내는 양의 한계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참으로 걱정이다. 얼른 바이러스의 역습을 극복하여 평정을 되찾아야 한다. 우리에게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이었는가를 요즘 절실하게 깨닫고 있다. 처음에는 중국을 걱정하면서 중국으로 보내졌던 마스크가 다시 우리나라로 돌아오고 있다는 기쁜 소식도 있다. 비록 마스크 대란을 일으키면서 우리 마음은 갈수록 초조하지만 서로 도움을 나눌 수 있는 미담도 아름답다.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조차 마스크 지급이 중단되어 어떤 사람은 면 마스크에다 슬림형 생리대를 붙여서 사용한다면서 사진을 보내왔다. 일회용으로 필터 기능이 있는 것을 쓰라지만 구하기 어렵다 보니 마치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이 세계 곳곳에서 연출되어 다양한 마스크가 등장하고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웃고 넘어갈 모습이 이제는 긍정적인 반응이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다가온다.

 

지난 214일부터 필자는 강동구새마을부녀회서 추진하고 있는 코로나 19 예방을 위한 건강 마스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갑자기 매스컴을 많이 타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정말 뜻하지 않게 시기를 잘 맞춘 탓일까?

 

그 당시만 하여도 마스크 품귀로 이렇게 혼란스러울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하였다. 하물며 우리 집 식구들이 사용할 마스크도 넉넉하게 준비를 않고 금세 지나갈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강동구새마을부녀회는 늘 그늘진 구석을 찾아다니며 사회에 봉사하는 단체다.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에 우선 몇 장이라도 기부하기 위해 시작한 마스크 제작은 강동구청의 협조가 아니었으면 해낼 수 없었다. 모든 준비과정과 장소를 제공해주고 우리가 열심히 만들기만 하면 되도록 뒷받침을 해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마스크 제작은 그저 마음으로만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와 국민의 위기에 따른 소외된 계층의 사람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그들을 위해 미약하나마 우리 새마을부녀회에서 무언가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부터 사랑의 씨앗이 발아하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막상 무언가를 해보고 싶어도 재정적인 면과 여러 가지 여건을 혼자서 해결해 나갈 수는 없었기 때문에 혼자서 고민을 하던 차 강동구청 오미혜 복지국장님께서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다.

 

▲ 한상림 강동구 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3일 만에 첫 500장 손수 제작

 

지난 213일 이른 아침에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 “회장님, 재봉틀 하실 수 있으세요?” 하고. “아뇨, 저는 못 하지만 우리 부녀회원 중에서 하는 사람이 몇 있는데 무슨 일이시죠?” 그 후 아무 대답이 없었다.

 

분명히 마스크 때문에 뭔가 말을 꺼내놓고 주춤하시는 오미혜 국장님에게 당장 달려가서 물어보니 미안해서 도무지 말을 못 하였단다. 그때부터 우린 속전속결로 당장 하루라도 빨리 신종바이러스 코로라(그 당시는 코로라19라고 칭하기 이전이다)를 대비하여 관내 장애인 시설에 기부하기로 마음먹고 서둘러서 재료를 주문하였다. 인터넷에서 마스크 제작 방법을 찾아 연구하고, 동대문시장으로 나가 재료를 하나하나 구매하여 3일 만에 500장을 만들 수 있었다.

 

우리가 만든 천 마스크는 KF80 기능을 가진 정전기 필터를 넣어서 매일 교체 가능한 순면 마스크이기다. 따라서 쓰레기 문제도 줄이고,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지금 누구나 손바느질로도 쉽게 만들어서 필터만 교체하면 부담 없이 세탁하여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이 시기에 가장 적절한 마스크라고 할 수 있다.

 

▲ 다양한 디자인의 수제 마스크는  강동구 새마을 부녀회의 사랑으로 수놓아진 결실이다.  

 

● 매일 3천장 목표로 취약계층에 기부

 

방송에 나가자마자 문의 전화가 많이 오고 마스크 제작에 관한 관심사가 쏠렸다. 그러다 보니 우리 부녀회원들의 일손은 점점 더 바빠졌다. 관내 소외계층과 어린이집에 기부하기 위하여 처음에 시작한 500여 장이 이제는 3,000여 장을 목표로 매일 만들고 있다.

 

부녀회원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일이다. 딱히 재봉기술이 있는 사람은 한두 명으로 세탁소 운영을 하는 사람이고 나머지는 모두가 가정에서 사용할 정도 약간의 기술을 가지고 시도해보는 작업이었다.

 

사소한 부주의로 바늘에 손가락을 다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에피소드들이 신조어처럼 만들어졌다. 원단을 잘라 마스크 도안을 그리고 가위로 잘라 손바느질로 끈을 달면서, 혹은 마스크 끈을 돼지코 장식에 조립하고 재봉틀 작업까지 여러 가지 공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깔깔대며 많은 유머를 쏟아냈다.

 

디자인 실장님, 시다바리(일본어지만 우스갯소리로), 조립부장님 등 돌아가는 재봉틀 박음질 소리와 함께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처음엔 가정용 미싱을 손수 들고 와 박음질을 하였지만 공업용 미싱이 아니라서 도무지 일이 진척되지 않았다. 다시 공업용 미싱을 렌탈하여 여러 가지 노하우를 터득해 나간 것이다.

 

▲ 사소한 관심과 배려가 이렇게 큰일을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진실한 마음과 사랑으로 많은 감동을 일으켜 곧 코로나19도 우리 곁에서 썩 물러갈 거라 믿는다.  이정훈 구청장옆 필자

 

코로나 19 어떤 어려움도 능히 극복

 

이렇게 만들어진 마스크가 참으로 예쁘고,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졌다. 소외계층 어른들과 어린이들이 기뻐할 것을 상상하며 무엇보다 코로나 감염을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에 단 한 장도 소홀할 수 없는 마음을 담아 만들다 보니 점점 흥이 나기 시작하였다.

 

회원들 하나하나 잠시도 쉬지 않고 아주 열심히 만들면서 오히려 자신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하여 지금은 서로 먼저 하려고 나선다. 이 모두가 어려운 시국에 의미 큰 봉사를 하는 회원들의 아름다운 마음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우리가 손으로 만든 건강마스크는 우선 겉감 한 장과 안감을 두 겹으로 만들어서 그 안에 필터를 끼워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정전기 필터는 보건행정연구원에서 검증한 KF80 기능을 가진 매우 효율적인 마스크다. 면 마스크를 매일 세탁을 하여 햇빛이 잘 말려서 그 안에 필터만 매일 갈아 끼우면 얼마든지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으며 쓰레기 문제도 깔끔하게 해결되는 것이다.

 

일회용 마스크를 사용하면서 길거리에는 사용하고 버린 쓰레기 마스크들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 흉측하기 짝이 없다. 청소원들조차 혐오감을 느끼면서 행여 바이러스가 묻어있는 것은 아닐까 하여 조심스럽게 수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렇게 일회용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울 때 천 마스크에 정전기 필터를 넣어서 사용한다면 일거양득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강동구에서 그야말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여 만든 정전기 필터를 넣은 면 마스크 제작 소식이 전국으로 퍼지자 여기저기서 문의 전화가 수없이 밀려왔다, 거기에 방송국 여러 곳에서 취재 나와 자세하게 설명하여 홍보영상으로도 나가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하나 둘 면 마스크를 만들고 있는 뉴스를 보면서 마음이 뿌듯해진다.

 

사소한 관심과 배려가 이렇게 큰일을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진실한 마음과 사랑으로 많은 감동을 일으켜 곧 코로나19도 우리 곁에서 썩 물러갈 거라 믿는다. 지금 병상에서 사투를 겪고 있는 환자들과 의료진들 모두 힘내시고, 특히 대구와 경북 도민들 모두 용기를 잃지 않도록 우리 국민 모두 한 마음으로 응원하며 코로나19 위기를 잘 극복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대한민국 화이팅!!

 

프로필

한국예총 전문위원

국제펜클럽 한국본부회원

강동구 여성단체협의회 회장

강동구 새마을부녀회장

시집 따뜻한 쉼표, 종이 물고기

칼럼집 섬으로 사는 사람들

hsr59@daum.net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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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3/09 [18:10]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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