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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1.03.03 [14:17]
“물의 향연! 태국의 ‘송크란 축제’ 공연”
<특별 연재> 박행주 ‘9번째 해외공연’(20)
 
박행주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치앙마이 송크란 축제기간에 참가

 

▲ 박행주 / 국제전통예술교류협회 초대회장    

지금과 같은 코로나 상황이 아니라면 지난해에도 세계 여러 국가에서 다양한 축제들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큰 규모의 국제축제일수록 그 나라뿐 아니라 해외의 다양한 공연팀들이 초청되어서 각 나라의 예술을 소개하게 된다.

 

예술을 통한 국제적인 축제는 다른 나라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교류를 통해 서로간의 유대가 강화되면서 국제적인 갈등이나 분쟁을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브라질 리우의 삼바 카니발,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이탈리아의 베니스 카니발, 영국의 에딘버러 축제 등은 우리에게도 많이 익숙한 세계 10대 축제이다. 세계 10대 축제 중에는 태국 치앙마이에서 개최하는 송크란 축제가 있다.

 

동양권에서는 가장 큰 축제인 이 축제는 물축제이다. ‘송크란은 태국의 새해를 의미한다. 800여년 전부터 시작된 송크란 축제는 태국의 양력설에 해당되는 시기인 4.13-4.15일까지 3일동안 태국 북부지역인 치앙마이에서 개최하여 왔다.

 

건기에서 우기로 넘어가는 시기에 건기에 남아 있던 세균과 나쁜 기억들을 싯어내는 의미로 물을 부어서 상대방에게 복을 선사하는 의미로 시작된 행사라고 한다.

 

▲ 치앙마이에서 많은 사람들이 송크란 축제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 동양권에서는 가장 큰 축제인 이 축제는 물축제이다. 송크란은 태국의 새해를 의미한다.   

 

애초에 한국팀은 20141월에 있을 예정이던 방콕의 큰 축제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하필 그 시기에 반정부시위가 격화되면서 안전 문제로 모든 공연이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공연을 준비했던 단원들의 아쉬움이 커서 다른 공연을 더 알아보게 되었다. 결국 방콕과는 700Km이상 떨어진 태국의 두 번째 도시인 치앙마이의 국제음악축제에 참가하게 되었다. 공연장소가 바뀌었지만 방콕 공연보다는 훨씬 좋은 기회를 얻었다.

 

유일하게성인연주단들과 함께

 

워낙 큰 축제와 함께 진행된 공연이었기 때문에 축제위원회에서는 태국내의 공연팀 이외에도 외국의 여러 전문가팀을 초청하였다. 실제로 한국팀을 제외한 외국팀들은 모두 성인 프로팀들이었다.<사진2>

 

태국공연은 이제까지 필자의 풍물단이 해외공연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유네스코 자문협력기구이기도 한 IOV-KOREA의 도움을 받아 신청서를 제출했다. 다행이 그때까지 풍물단이 전국대회에서 3회에 걸쳐 우승을 했고 많은 국제공연에 참가한 경력을 인정받아 어린이팀임에도 불구하고 초청이 되었다.

 

치앙마이 음악축제(LANNA World Music Festival) 포스터. 워낙 큰 축제기간동안 진행된 공연이었기 때문에 축제위원회에서는 태국내의 공연팀 이외에도 외국의 여러 전문가팀을 초청하였다.     

 

 

▲ 당시 공연에 참가했던 이스라엘 음악가들과 함께 한 모습. 당시 초청된 나라는 미국, 이스라엘, 중국, 베트남, 태국,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팀 등이었다.  

 

당시 초청된 나라는 미국, 이스라엘, 중국, 베트남, 태국,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팀 등이었다. 대부분의 팀들은 노래나 춤을 위주로 하는 단체였지만 타악만을 하는 단체는 나이지리아와 우리나라 두 나라뿐이었다.

 

공연에서는 4명만 연주했던 나이지리아팀에 비해 비록 어리지만 역동적인 연주를 펼쳤던 우리나라 팀이 훨씬 많은 호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 이는 어린 학생들이었지만 태국인들은 처음 보는 타악 연주 형태와 버나, 상모, 태평소, 열두발 상모 등 다양한 연주와 연희를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주최측에서는 비디오테스트를 거쳐 우리를 초청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한국팀이 어린 이들로만 구성되어 있어서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 눈치였다. 하지만 실제로 리허설과 공연을 보고 나서는 칭찬을 해주면서 무척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팀은 단원 16, 객원 2, 학부모 3, 지도교사(필자) 1명 등 총 22명이 참여했다. 치앙마이 행사는 참가자를 20명까지만 제한해서 당시 중학생들의 참가는 받지 않고 고학년 위주로 참가자를 꾸렸다.

 

이전의 공연과 달랐던 것은 필자가 음악시간에 가르쳤던 학생 가운데 6학년 2명이 함께 참여했던 것이다. 소금을 잘 불던 학생들이었고 학생 본인과 부모님이 해외공연참가에 적극적이었다. 그래서 더욱 많은 개별 연습을 시켜서 아리랑과 대장금, 도라지타령 등을 준비하여 참가하게 되었다.

 

▲ 야외무대에서 판굿연주를 하는 모습. 하지만 실제로 리허설과 실제공연을 보고 나서는 칭찬을 해주면서 무척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객원을 참가한 학생 두 명이 소금연주를 하는 모습. 이전의 공연과 달랐던 것은 필자가 음악시간에 가르쳤던 학생 가운데 6학년 2명이 함께 참여했던 것이다.    

 

찜통더위관객들의 뜨거운 환호

 

치앙마이는 방콕보다는 습도가 적어서 쾌적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한낮의 작렬하는 태양의 위력은 만만치 않았다. 그래서인지 낮시간에 야외공연장에서 리허설을 하는데 연주자들이 원하면 누구나 마실 수 있도록 곳곳에 시원한 생수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의 여름과는 또 달랐기 때문에 한국팀 단원들도 계속 물을 마시며 더위를 달래곤 했다.

 

태국은 본드가 발달한 나라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필자도 잊을 수 없는 기억 이 있다. 낮시간에 무대 위에 올라가서 단원들 리허설을 지도하고 있었는데 발을 옮길 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자세히 봤더니 두 겹으로 되어 있던 필자의 센달 사이의 본드가 녹아서 바닥 부분이 떨어진 것이었다.

 

지열이 얼마나 높으면 신던 센달까지 두 부분으로 분리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센달을 더 이상 신을 수가 없게 되어서 근처 가게에서 한 겹으로 된 센달을 급히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태국은 한류의 열풍이 강했던 시기여서 그랬는지 공연 중에 소금으로 연주했던 아리랑이나 대장금에 대해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 곡뿐만 아니라 태국 민요인 코끼리 노래를 미리 준비해 갔다.

 

예전에 이탈리아 공연을 갔던 팀 중에는 여럿이서 소금으로 산타루치아를 연주했더니 기립박수를 받은 일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악기로 태국 민요를 연주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연습을 했던 것이다.

 

태국사람들은 다른 나라 악기로 자신들의 민요를 연주하는 한국팀에 대해 많은 박수를 보냈다. 태국의 야외무대는 의자가 있는 것이 아니고 관객이 서서 보는 곳이어서 모두의 기립박수를 받은 느낌이었다.

 

우리가 준비했던 것 중에서 버나열두발상모와 같이 개인놀이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많은 박수갈채가 나왔다. 세계 어디에서든 풍물 개인놀이가 관객들로 하여금 탄성과 감탄을 일으키는 것을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 버나를 세 명이서 주고 받는 모습. 우리가 준비했던 것 중에서 버나나 열두발상모와 같이 개인놀이를 보여주는 장면에서도 많은 박수갈채가 나왔다.  

 

태국공연에서 특이하면서 기억에 남는 연주는 바로 즉흥연주였다. 공연에 참가한 많은 공연자들이 무대 위에서 휘날래로 전체가 어우러지는 즉흥연주를 했다. 연주의 순서를 정하고 흐름을 느끼기 위해 공연 전에 한 번 맞춰본 것 말고는 말 그대로 즉흥연주였다. 모두 성인 전문가들이어서 그런지 별 어려움 없이 자유스럽게 연주를 만들어 나갔다.

 

즉흥연주를 하는 순서에서는 무대 크기가 한정되어 있는데 한국팀은 숫자가 많아서 모두가 참여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장구, 모둠북, 열두발상모, 버나 등을 담당하는 몇몇 단원만 참여했다. 나이지리아와 한국팀이 우선 타악기 연주를 하면 다른 나라들은 그 박자에 맞춰 순서대로 연주를 더해 나갔다.

 

그러면서 전체가 어우러지는 연주를 하다가 연주 마지막 부분에서는 열두발 상모와 버나놀이로 장식을 했는데 예상대로 관객들의 많은 환호가 이어졌다. 즉흥연주에 참여하였던 고학년 단원들은 자신이 성인연주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주를 했다는 것에 대해 두고두고 뿌듯함을 느끼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즉흥연주 마지막 부분에 열두발상모를 돌리는 모습. 전체가 어우러지는 연주를 하다가 연주 마지막 부분에서는 열두발 상모와 버나놀이로 장식을 했는데 예상대로 관객들의 많은 환호가 이어졌다.

 

땀에 젖었던 단원들 물축제투어

 

공연이 없는 날에는 국가별로 관광과 체험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다. ‘신선들의 산이라는 뜻의 도이수텝 사원은 계단이 많아서 올라가는데 힘이 들긴 하였지만 치앙마이의 아름다운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오르내리며 땀에 젖었던 단원들에게 준비된 것은 바로 송크란 물축제였다. 애초에는 물축제를 구경만 하려고 했으나 단원들은 물론 스텝으로 참가한 학부모님들이 물축제에 참여할 것을 필자에게 강력하게 요청했다.

 

당시 치앙마이는 그 축제를 즐기기 위해서 일부러 해외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한 세계적인 축제에 공연단으로 참여했는데 멋진 추억을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듣고 결국 그렇게 수락하였다.

 

길가를 오가며 안전 문제가 있을 것 같았으나 지나가는 행인보다 자동차가 더 느리게 다니는 상태여서 안전에도 특별히 문제가 없었다. 우선은 단원들에게 물총을 사주고 안전지도를 한 다음 축제에 참여하였다.

 

▲ 단원들이 송크란 축제에 참가하는 모습. 길가를 오가며 안전 문제가 있을 것 같았으나 지나가는 행인보다 자동차가 더 느리게 다니는 상태여서 안전에도 특별히 문제가 없었다.

 

 

▲ 송크란 축제 참가도중 함께 찍은 단체 사진. 그 축제에서는 물을 뿌리는 것이 축복을 기원하는 의미였기 때문에 물을 맞은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하는 표정들이었다

 

시내 어디에서든 큰 통에 물이 가득 담겨져 있어서 언제든지 물총에 물을 보충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서로 지나가면서 누구에게나 물총을 쐈고 픽업 자동차 위에 있는 사람들은 바가지로 행인들에게 물을 뿌렸다.

 

그 축제에서는 물을 뿌리는 것이 축복을 기원하는 의미였기 때문에 물을 맞은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하는 표정들이었다. 송크란 축제 참여를 위해 방문했던 많은 외국인들도 그곳에서만 할 수 있는 물축제를 신나게 즐기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땟목의 트래킹 코스

 

축제의 모든 공연활동을 마치고 나서는 치앙마이 근교로 이동하여 문화체험을 하는 시간을 갖았다. 특히 땟목을 타고 강을 따라가는 트래킹 코스가 기억에 남는다. 우거진 숲사이로 굽이굽이 이어진 강이 펼쳐져 있어서 아름다운 정취를 느낄 수 있었고 몇 명은 직접 땟목을 운전할 기회도 주어졌다.

 

▲ 땟목을 타고 트래킹을 즐기는 단원들. 우거진 숲사이로 굽이굽이 이어진 강이 펼쳐져 있어서 아름다운 정취를 느낄 수 있었고 몇 명은 직접 땟목을 운전할 기회도 주어졌다.

 

코끼리농장을 들려서 코끼리가 코로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리거나 공놀이를 하는 등의 묘기를 관람하기도 하였다. 그 다음에는 트래킹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코끼리 등에 있는 의자에 두 명씩 앉아서 들판을 지나고 강을 가로질러 가는 트래킹이었다.

 

그 당시에는 여행 옵션에 들어가 있던 거라 별 생각이 없이 참여했다. 그런데 후에 관광자원으로 쓰이는 코끼리에 대한 대우가 열악하다는 말을 듣고 좀 더 신중하게 문화체험 내용을 정했어야 했다는 후회를 하기도 하였다.

 

다행이 최근에는 그렇게 이용되는 코끼리들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코로나로 인해 관광객이 거의 찾지 않게 되자 현지인들이 묘기를 하거나 트래킹을 하던 코끼리들의 식량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코끼리들이 서식하기 좋은 밀림지역으로 수백킬로미터를 이동하게 해서 자연으로 돌려보냈다는 기사를 접하게 되었다. 모두를 힘들게 하는 코로나가 한편으로는 코끼리들에게 자유를 안겨 주는 좋은 선물이었다는 것이 아이러니이기도 하다.

 

다음 날 탐방을 했던 곳 중의 하나는 호랑이 공원이었는데 크기가 다른 여러 마리의 호랑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중에 작은 호랑이를 직접 만지는 특이한 체험도 하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 또한 동물학대라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문화탐방을 할 때 이런 논란거리가 없는 곳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다.

 

귀국 환영대신 세월호 슬픔

 

행사 기간이었던 416일은 우리 국민 모두가 슬픔에 잠겼던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날이었다. 태국에서 실시간으로 소식을 듣지는 못했지만 어렴풋이 많은 학생들이 타고 있던 여객선이 침몰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풍물단이 해외공연을 다녀올 때에는 학부모들이 항상 현수막을 가지고 공항으로 마중 나왔었다. 공항에서 수속을 마치고 출구로 나올 때면 학부모들이 환호성을 지르면서 성공적인 해외공연을 축하해주곤 했던 것이다.

 

꽃목걸이를 준비해서 한명씩 목에 걸어주고 사진을 찍을 때면 단원들이 마치 한류스타라도 된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418일에 귀국했을 때에는 이러한 환영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 축제중에 상모를 돌리며 모둠북을 연주하는 모습. 꽃목걸이를 준비해서 한명씩 목에 걸어주고 사진을 찍을 때면 단원들이 마치 한류스타라도 된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학부모들은 이미 준비했던 거라 현수막을 가져오긴 했지만 예전과 같은 환영분위기와는 전혀 달랐다. 수많은 희생자를 낸 국가적 재난이 진행되는 상황이라 너무도 우울하고 침체된 분위기였던 것이다.

 

그냥 아무 일 없이 잘 다녀온 자신들의 자녀를 끌어안거나,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리는 학부모도 있었다. 세월호 사고로 인해 이후로 오랫동안 학생들의 체험학습, 수학여행, 해외연수, 해외공연 등은 모두 취소되었다.

 

풍물단은 그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외에서 공연중인 상황이었기 때문에 겨우 마치고 돌아올 수는 있었다. 하지만 축하를 받으며 귀국을 했던 다른 공연때와는 달리 큰 슬픔을 안고 귀국할 수밖에 없어서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무거운 마음이 든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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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11 [15:45]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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