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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1.04.10 [17:34]
<연재소설> ‘작가 朴又木’ 혈맥(血脈) ‘야망의 장도’(8회)
 
작가 朴又木

 

▲ 작가 朴又木

이튿날 성광이 상화의 만류를 뿌리치고 우물리를 향해 떠났다.

우물리까지는 반나절 노정이라 신시(申時, 오후 3시서 5시 사이)에 동리로 들어섰다. 낙동나루서부터 자신을 미행한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우길이 성광을 반갑게 맞았다.

내내 오시길 기다렸소이다. 내 집에서 마음 편히 지내면서 앞으로의 행로를 정하시지요.”

이렇게 반갑게 맞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곧 한배를 타고 왔던 딸이 다담상을 들고 들어왔다.

거기 좀 앉거라. 이분 공자님한테 인사를 올려라.”

다금아(多錦娥)라고 합니다.”

 

청상의 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눈이 아름다운 처자였다.

그녀가 물러가자 주인이 그의 찻잔에다 차를 따랐다.

자 드시면서 내 긴요한 얘기 좀 들어 주시지요.”

들겠습니다. 말씀 하시지요.”

 

내가 밥술이나 먹고 향망(鄕望)을 받는 향반이라고는 하나 오래 전에 상처를 하고 슬하에 둔 여식마저 청상으로 돌아와 하루도 마음편한 날이 없이 삽니다. 저 여식을 저대로 늙어 죽게 할 수는 없습니다. 해서 공자님한테 도움을 청하고자 합니다.”

 

? 제게 무슨...”

너무 급작스러운 말이라서 놀라시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제 여식이 청상의 몸으로는 여기서 재취자리밖에는 출가를 할 수가 없습니다. 해서 마침 공자님이 백제로 가신다니 데리고 가셔서 수발이나 들게 하다가 적당한 혼처가 나서거든 혼인시켜 준다면 저승에 가서도 그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저를 그렇게까지 믿고 부탁을 하시니 고맙긴 합니다만 보시다시피 전 정처가 없는 뜨내기 신세에다 가려는 길이 보통 험난하지 않을 것인데 어찌 귀한 여식을 제게 맡기시려 합니까, 들어드릴 수 없는 부탁입니다.”

 

내가 평생 책을 읽고 천문을 살폈으며 주역에 심취해 사주나 운세를 점쳐보며 살았습니다. 공자님의 관상을 보고 범상한 인물이 아님을 알아차렸습니다.”

딸에 대한 지정 때문인가 아비의 말은 확신에 차 있고 비장감마저 풍겼다.

 

공자께서는 장차 큰 인물이 될 운명을 타고 나셨습니다. 제 여식에게 작은 은고를 베푸시면 한 가련한 청상의 비운이 바뀌어 복락을 누리며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

 

주저하시는 게 당연합니다. 저라도 그럴 것입니다. 해서 그동안 구상해온 현실적으로 가능한 구체적 방법을 말씀드릴까 합니다. 우선 백제로 가신다니 내가 도와드릴 게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행로를 위험한 관문현으로 잡는 대신에 와산성(蛙山城, 충북 보은)으로 가면 거기에 제 일가붙이들이 살고 있으므로 위험이나 불편을 많이 덜 수가 있을 것입니다.”

 

주인의 설명이 거기에 이르자 그의 관심이 일어섰다.

아시다시피 와산성에서 백제 땅인 비성(臂城, 청주)까지는 백오십 리 길이라 이틀이면 넉넉하게 닿을 거리라서 게서 백제 땅으로 넘어가는 것은 내가 해결해 드리리다.”

감사합니다.”

 

실은 비성에도 먼 일가가 있으니 백제 땅에서 운신하기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한 일이 년은 먹고 살 재물을 마련해 드릴 터이니 제 여식 밥 굶길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입니다.

 

설사 제 여식을 거기다 버린다 해도 일가붙이한테 얹혀 살 수 있으니 여기를 떠난 후 여식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공자님 처분에 맡길 것입니다.”

그렇게까지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신 줄은 미처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럼 비성으로 들어가기까지 도움을 받겠습니다. 한데 따님께서도 순순히 저를 따라 길을 떠나겠다고 하는 것입니까?”

 

처음에는 내켜하지 않았지만은 떠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제 처지를 잘 알고 결심했습니다.”

좋습니다. 따님을 책임지고 돌보겠습니다. 약속드리지요.”

그야말로 그는 뱃길에서 귀인을 만나 수월한 노정을 잡게 된 셈이었다.

 

그날 밤이 이슥한 해시(亥時, 9시서 11시 사이)에 집을 빠져나온 다금아가 마을을 끼고 흐르는 위천 강가로 나갔다. 무성한 물 갈대밭을 헤집고 들어가자 어둠 속에서 한 사내가 일어나 그녀 손목을 잡아 끌어당겼다.

 

사내가 거두머리로 그녀를 갈대풀 위에 자빠트리고는 가쁜 숨을 내쉬며 옷을 풀어헤쳐 벗겼다. 그리고 달군 쇠꼬챙이처럼 뜨겁게 일어선 삼대를 그녀 옥문 속으로 사정없이 들이박고는 격렬하게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휘몰아친 폭풍이 사그라지자 조금 전의 격정의 몸부림과는 사뭇 다르게 일어나 앉아 등을 돌린 채 매무새를 수습하는 그녀는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

웬 눈물이야? 오늘 우는 속내는 다른 것 같은데, 뭐여?”

 

“......”

뭔가 말 못할 사정이라도 있구먼. 넌 이제 내 수중에 잡힌 내 각시 새여, 행여 딴 마음일랑 먹지 말라고. 내가 입만 벙긋하는 날이면 넌 갈 데 없는 계명워리(행실 나쁜 여자)로 입방아에 살아남지 못할 거구만.”

그미가 모진 마음으로 그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원본 기사 보기:해피!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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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21 [23:52]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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