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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1.04.10 [17:34]
<연재>손경순 ‘두 길의 선택’(8회)
“인간 이솝! 우화를 싣고 사막을 걷다”
 
작가 손경순

자유인 이솝

 

▲  작가 손경순 

어느 날,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서 자유롭게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갑자기 커다란 독수리가 날아들어 시민의 자유를 상징하는 공유(共有)의 반지를 빼앗아 물고 높이 날더니, 어느 노예의 가슴 위에 떨어뜨리고는 사라져버리는 것이었다.

 

시민들은 갑자기 공포에 몸을 떨었다. 제우스를 상징하는 독수리 가 전하는 제우스 신의 예언의 의미를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고민 끝에 시민 대표들이 이아드몬을 찾아왔다.

깊이 생각해서 좋은 해결책을 신중하게 모색해야 합니다.

내일 정오에 시민의 광장에서 그 의미를 풀어드리겠습니다.”

 

시민 대표들이 안심하고 집을 나서자 이아드몬은 곧 지하실로 내려갔다.

이솝은 발에 쇠고랑을 차고 나무기둥에 묶여있었다.

그 문제를 풀어주면 저를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시겠습니까?”

 

이솝은 이아드몬의 갖은 설득과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에도 절대로 입을 열지 않았다.

저를 그들 앞으로 데려가 주십시오. 그곳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약속한 시간이 되자 이아드몬은 하는 수 없이 이솝을 광장으로 데리고 갔다.

 

광장에는 시민들이 뽑은 참주도 이아드몬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아드몬이 단 위에 섰다.

이렇게 중대하고 심각한 문제를 저의 노예가 여러분에게 명쾌한 해답을 드릴 것입니다.”

이아드몬이 내려오자 이솝이 시민들의 웅성거림 속에 단 위에 올라섰다.

 

저는 이아드몬의 노예 이솝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 나온 것은 우리 사모스의 운명에 관련된 제우스 신의 예언을 해석해드리기 위한 것입니다.”

웅성거리던 사람들은 의외로 이솝의 굵고 힘찬 목소리에 깜짝 놀라며 귀를 기울였다.

 

▲ 존경하는 사모스 시민 여러분! 여러분은 어느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제가 그 예언을 풀이해드리기 전에, 여러분께서는 저의 증인이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 만약 제가 그 예언을 명쾌하고 정확하게 해석을 했을 경우에는, 이아드몬 어른께서 저를 자유의 몸으로 풀어주기로 약속해주셨습니다. 여러분은 그 증인이 되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때 참주 크로투스가 소리쳤다.

명쾌하게 해결만 된다면 나와 시민들이 증인이 되겠소!”

제우스의 뜻을 밝힌 후에, 제가 이아드몬의 집에서 나올 때까지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당신의 자유를 보장하겠소. 이아드몬이 당신을 해치면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사모스에서 쫓겨날 것이오. 이아드몬, 자유의 광장에서 제우스신과 시민들에게 약속하시오.”

 

시민들이 분노하여 소리치자 이아드몬이 나섰다.

사모스를 위해서라면 이솝에게 자유를 주겠소. 만약 이솝의 해석이 거짓이면 이솝을 하데스로 보내주기 바랍니다.”

 

이솝이 입을 열었다.

제우스를 상징하는 독수리가 채어 간 공유의 반지는 우리 사모스 시민들의 자유를 상징합니다. 공유의 반지를 노예의 가슴에 던진 것은 우리 시민들이 자유를 빼앗기고, 우리는 그들의 노예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마 곧 머지않아 우리 인근의 힘센 나라에서 우리 사모스로 쳐들어올 것입니다. 어떤 방법으로 공격할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지금부터 이에 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시민들은 이솝에게 자유를!’ 외쳤고, 이솝은 이아드몬의 집을 나와 자유인이 되었다.

 

이솝의 예언은 적중하였다.

정말로 얼마 후, 이웃의 강대국인 리디아의 왕이 사신을 사모스에 보낸 것이다.

 

사모스 사람들은 이솝의 예언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으나, 놀라고 당황스러웠다.

우리 리디아 크레수스 대왕께서는 전쟁을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매년 일정한 조공을 조금만 바치면,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줄일 수 있으니, 서로에게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놀란 시민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싸우자는 측과 세금을 조금씩 올려받아 조공을 바치고 사모스의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측의 주장이 맞섰다. 오랜 토의 끝에 그들은 리디아와의 전쟁은 승산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세금을 올리고 조공을 바치자는 의견이 우세해졌다.

 

그 자리에 참석해서 전 과정을 지켜보던 자유인 이솝이 일어섰다.

저도 한 말씀 해도 되겠습니까? 잠깐만 제 말씀을 들어주십시오.”

 

우화 <두 개의 길>

 

어느 두 사람이 낯선 곳을 여행하고 있었습니다.

나그네 둘은 운명의 신이 내린 두 개의 갈림길에 멈춰 섰습니다.

한 길은 누군가가 닦아놓았는지, 포장이 잘 되고 넓은 길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길은 잘 닦이지 않아 거칠고 험했습니다.

 

두 나그네는 각각 다른 길로 들어섰습니다.

포장이 잘된 길로 접어든 나그네는 곧 그 길을 닦아놓은 어느 성의 정원으로 들어섰기에, 그 주인에게 사로잡혀 그 사람의 노예로서 고뇌에 찬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편, 험한 길로 들어선 나그네는 비록 거칠고 힘들었지만,

자기가 개척한 길을 감으로써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가 있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이 두 개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존경하는 사모스 시민 여러분! 여러분은 어느 길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이솝의 이야기를 들은 시민들은 즉시 생각을 바꾸었다.

사모스 시민들은 조공을 거절한다는 내용의 서신과 함께 사신을 정중하게 돌려보냈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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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22 [03:02]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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