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한 인내’…독자들에 깊은 위로
꽃들이 눈물흘리는 순간 ‘物我一體’ 공감대
● 마음 놓고 울 수 있어
정선모 작가의 에세이집 <우는 방>에는 모두 24편의 글이 실려 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견뎌온 사람들에게 울고 싶을 땐 언제는 마음 놓고 울 수 있는 방 하나 마련해주고 싶다는 저자의 바람이 담긴 <우는 방>은 독자들에게 깊은 위로를 선물한다.
절제된 문장으로 써 내려간 작품 편편마다 작가의 풍부한 감성이 한껏 응축되어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아름답고 유정한 수필의 맛에 흠뻑 취하게 한다. 이번 수필집은 기존의 수필집과는 달리 시집처럼 작고 아담하여 단숨에 읽을 수 있게 편집되었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작품에는 주변 사람이나 사물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가득 담겨 쉽게 손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스마트폰에 빼앗긴 시선을 잠시라도 붙잡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오롯이 느껴지는 장정이다.
작가의 시선은 늘 눈에 잘 뜨이지 않는, 소박한 풀꽃들이 피어나는 곳에 머물러 있는 듯 하여 읽고 나면 따듯한 마음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진다.
“꽃들이 눈물 흘리는 순간을 알아채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라는 서문을 읽으면 작가가 이 책을 펴낸 의미를 선명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이에게 한 번쯤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 정선모 작가의 ‘1인칭 소개’
오래전에 수필로 등단하여. 몇 권의 수필집을 펴냈습니다. 지금은 책 만드는 일에 푹 빠져있습니다. 책이 가득한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늘 가슴이 설렙니다. 나를 변화시키는 책의 힘을 믿기 때문입니다.
수필집으로는 빛으로 여는 길(1995), 지휘자의 왼손(1999), 바람의 선물(2003), 아버지의 기둥(2011), 너를 위한 노래(2019), 우는 방(2023) 등이 있습니다. 원본 기사 보기: 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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