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조류외교, 생존 돌고래 외교’ 주창
실용노선 ‘친미국가 음양으로 중과 관계’
中國 홀대불가론 한국 어엿한 ‘중견강국’
호전적 北 지렛대 中과는 편향외교 탈피
사분오열 ‘안보‧경제‧외교‧정치’ 안타까움
韓國사회 나침반 ‘언론의 사실보도’ 갈급
▲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에서 최초로 ‘한국 사회의 이해’ 과목을 개설, 강의실이 꽉찰 정도의 인기를 얻었다. 그만큼 글로벌 사회에서는 우리에 대해 관심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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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전부터 주창해온 ‘조류 외교’와 ‘돌고래 외교’를 쉽게 설명하여 달라
▼ 나는 이미 십수 년 전부터 대한민국 외교와 관련 ‘조류 외교’와 ‘돌고래 외교’의 전개를 주창해 왔다. 먼저, ‘조류 외교’란, 새는 우익과 좌익의 크기와 힘 등이 균형을 이뤄야 날 수 있듯이, 대륙(좌익)과 해양(우익)의 중간(새의 본체)에 있는 한반도 또한 양측이 균형을 잘 취해야 비상(국익 최적화)이 가능하다는 이치이다.
다음으로 ‘돌고래 외교’란, 비록 돌고래는 일반 고래보다는 덩치도 작고 힘도 작지만, 지능이 높고 민첩하여 일반 고래에게 잡혀 먹히지 않고 고래들과의 상생을 이뤄간다. 우리도 이러한 돌고래처럼, 미중 양국 사이를 스마트하게 오가며, 그 속에서 우리의 생존과 번영을 다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 규모가 큰 인도 또한 사안별로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가며 자국의 국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photo source thequin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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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주도의 중국 배제 공급망 재편과정에서 필리핀과 인도의 절충주의 외교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 현재 필리핀의 마르코스 주니어 정권은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의 남중국해 갈등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의 힘을 빌리려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중국과의 우호 관계에도 힘쓰고 있다.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이 집권 후 최초로 외국 방문에 나선 곳도 중국이다.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면서도 중국의 외교부장을 초청하여 미중 양국 사이에서 스마트한 “갈지 자(之) 외교”를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자국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나라는 필리핀만이 아니다. 예를 들면, 규모가 큰 인도 또한 사안별로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가며 자국의 국익을 극대화하고 있고 ‘피지(Fiji)나 팔라우(Palau) 공화국 등과 같은 남태평양의 섬나라들도 미중의 대립 국면을 오히려 자국의 국익을 증대할 수 있는 호기로 여기며 사안 별로 계산기 두드리기에 여념이 없다.
▲ 유럽연합은 미국과의 관계 못지않게 대척점에 선 중국에게도 신경쓰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photo source pixab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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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대중 견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미국 수출액은 계속 늘고 있다. 또한 미국의 대중국 압박정책에 유럽의 각 국가들은 이탈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 국가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국의 지속적인 생존과 번영이다. 이를 고려할 때,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유연한 자세로 알맞게 대처해 나가는’ 여시구진(與時俱進) 하는 국가를 뭐라고 비난하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너무나 익숙한 말이지만, 오늘날의 서구 유럽 국가들의 모습을 보면 “국제 사회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20세기에 유럽 국가들은 줄곧 자유와 민주제도를 공유해온 미국과 함께 해왔다.
하지만 특히 유럽연합(EU)은 미중 대립이 나날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의 ‘존재’가 점점 더 부각됨을 감지하기 시작한 것 같다. 이로 인해, 우방인 미국과의 관계를 말하면서도 대척점에 선 중국에게도 점점 더 신경 쓰는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측 지인들에 의하면, 중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국가들은,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 훨씬 더 많다고 한다. 이들은 미국을 의식하며 은연중에 자신들의 행보를 비밀로 요청한다고 한다.
▲ 중국이 대한민국을 각별히 대하는 것은 분명 나름의 이유가 있다. photo source pixab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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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한국과의 협업이 절실한 측면이 분명 있을 것이다. 아울러 중국과 북한은 한미동맹과 동격 이상의 관계이다.
▼ 중국은 우리 대한민국을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도 각별히 여긴다. 그 실질적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우리가 그들의 바로 옆에 근접한 이웃 나라이고 △둘째, 현재의 우리는 과거의 ‘소한민국’ 때와는 달리 전 세계에서 늠름한 ‘중견강국’으로 부상하여 우리의 국력도 결코 만만치 않다. △셋째, 지정학적 측면에서 중국과 가장 가까운 곳에 그들에게 위협적인 대규모 미군 기지를 주둔시키고 있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중국이 우리에게 쉽게 “발톱을 드러 내놓을 수 없는” 바로 이와 같은 측면은 대한민국이 주도권을 쥐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이와는 상반되게 흘러가고 있다. 오히려 우리 스스로 운신의 폭을 줄이고 있다.
오늘날 국제 사회는 20세기 때와는 달리 절대적인 슈퍼 파워가 존재하지 않는다. 더 이상 어느 한쪽으로 찰싹 붙어 가면 되는 그런 시기가 아님에도 우리는 역사적 퇴행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 우리는 안보면에서도 대북 영향력이 지대한 중국을 절대 홀대할 수 없는 입장이다. youtube.com/watch?v=JD-FxNRR1O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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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호전적 북핵문제를 완화 시키려면 한중 무역 못지않게 중국의 지렛대 역할 또한 여전히 중요하다. 1961년 7월, 중국과 북한은 ‘조 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조중 조약)’을 맺었다. 해당 조항에는 “한쪽이 다른 국가 또는 국가 연합에 의해 무력 침공을 당해 전쟁 상태에 처할 경우, 상대국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양국이 조약에 서명한 이래 중국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이 조약은 여전히 유효하다.
또한 만일 북한 정권이 붕괴된다면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중국을 덮칠 것이다, 전 세계가 중국의 급부상 앞에서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은 작고 가난한 이웃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우리는 안보면에서도 대북 영향력이 지대한 중국을 홀대할 수 없는 입장이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립적 국면을 철저히 지양해야 한다. 균형감각이 상실된 과도한 한미동맹 외교는 분명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할 것이다.
▲ 현재의 글로벌 정세를 고려할 때, 특정 국가 위주로의 ‘고정불변 외교’는 매우 위험한 선택지이다. photo sourc mainichi.j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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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미정상 회담의 결과는 제반 모든 영역에서 한국의 국익이 철저히 훼손되었다는 비평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 그 원인 또한 어렵지 않게 파악될 수 있다. 아직도 약소국 시절의 관성 등에 사로잡힌 채, 과도한 특정국 편향이나 저자세 외교 등을 전개한다 함은, 오늘날 우리의 국격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총합 국익을 훼손시키는 망국적 행위이다.
▲ 편향외교는 우리의 총합 국익을 훼손시키는 망국적 행위이다. youtube.com/watch?v=LWv4Gj1SQj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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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냉전 당시에는 ‘한미일’ 남방 3각동맹과 ‘북중러’ 북방 3각동맹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었다. 이 속에서 당시 최빈국에 불과했던 우리는 선택지 없이 세계 최강의 유일패권 대국인 미국에 순응하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날의 글로벌 정세는 이와는 크게 달라졌다. 오늘날 세계는 초강력 유일패권 대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또한 최약소 국가에서 글로벌 10위권의 강성 국가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적지 않은 일반 우리 국민들도, 현재의 글로벌 정세를 고려할 때, 이제는 특정 국가 위주로의 ‘고정불변 외교’는 매우 위험한 선택지임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 중국 관련 다양한 저서를 위시 ‘한미중일’ 역저를 발간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 나는 이론 못지않게 실천을 중시하는 실사구시형 전문가이다. 20년 이상을 한중일 3국에 직접 거주하고 또 이후에도 다양한 외국인들과 폭넓은 교류를 지속해 오면서 생활 현장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이 과정에서 한중 관계를 포함한 국제 관계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접근하도록 10여 권의 서적을 출간했다.
그 중 ‘21세기 한중일 삼국지’는, “한중일 3국의 정치 경제 및 사회 문화 등의 제반 분야에 대해 장기간 직접 생활하고 체험한 바를 토대로 생생하게 비교 분석하고 있어 3국의 요체를 파악하기에 훌륭한 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을 이해하는 9가지 관점’은 “난해한 중국에 대해 평이하게 잘 풀어 서술한 책”이라는 평가와 더불어 아직도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 “중국 입문용 교양서”와 같이 읽혀지고 있다.
아울러 ‘한중일 힘의 대전환’은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의 비중과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의 맹주인 한중일 3국의 최근 변화상 등에 대한 다각적인 비교 분석 등이 돋보인다”는 호평을 받았다.
▲ 한중일 힘의 대전환’은 한중일 3국의 최근 변화상에 다각적인 비교 분석 등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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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중 인사로 편향적으로 오인되어 TV불방등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 맞다. 이러한 레드 딱지가 붙기 시작할 때는 참 속상하고 억울하여 원형 탈모가 생기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서 중국에 대한 인식은 각종 편견과 선입견 등으로 너무나도 과하게 부정적이다. 이는 우리 국익 등을 고려할 때, 대단히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이로 인해 “오늘날의 ‘있는 그대로의 중국’을 우리 사회에 ‘있는 그대로’ 전달해야겠다”는 소신을 지니게 되었다.
하지만, 미중 패권 대립이 심해질수록, 그렇지 않아도 미국 위주의 입장을 견지해온 우리 사회가 점점 더 미국 위주로 기울게 되며, 나와 같은 사람들의 입지 또한 매우 좁아지게 되었다.
나에게는 TV나 라디오 방송 및 다양한 곳으로부터의 강연과 칼럼 요청 등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정부 들어서며 이러한 것이 대부분 끊기며 급기야는 개인적인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외에는 거의 손발이 묶인 상태가 되고 말았다.
다양한 관점과 목소리 등이 공존하는 자유민주제를 자부하는 우리 사회가 ‘다른 목소리(異見)’에 점점 더 배타적으로 되어 가고 있다.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민족주의는 우리를 살게 하지만 눈귀 막은 국뽕 민족주의는 우리를 위태롭게 한다. 중국을 미워하거나 증오하는 것도 모두 개인의 자유이다. 단,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우선 중국에 대해 냉철하게 중립적으로 인지하면서 가치 판단을 해도 절대 늦지 않을 것이다.
▲ "우리 국민은 정말 위대하다!”고 말하고 싶다. 전 세계 200여 개국 가운데 종합 국력 10위 전후에 빛나는 중견강국 대한민국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photo source pixab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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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한국의 국내외 환경은 ‘안보 경제 외교 정치’ 모든 분야에서 일대 전환점을 맡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 나는 지난 이십여 년동안 일본, 미국 및 중국에서 오랜 기간 생활했으며 그 외에도 수십 개국을 다니며 직접 보고 듣고 느껴 왔다. 그러다 보니 오늘날의 글로벌 사회와 그들이 바라보는 대한민국과 한국인 등에 대해서는 나름 다각적이며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토대로 나는 “우리 국민은 정말 위대하다!”고 3가지 근거를 들어 자신감 있게 말하고 싶다. △첫째, 우리 대한민국은 20세기 6.25 직후만 해도 전 세계 120여 개국 가운데 빈국 중의 최빈국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의 숭고함과 위대함이 있었기에,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모진 빈곤과 절망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 결과 현재는, 전 세계 200여 개국 가운데 종합 국력 10위 전후에 빛나는 중견강국 대한민국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둘째, 우리의 위정자들에게 일갈하고 싶다. 우리 역사를 돌아보면, 고조선부터 조선 왕조까지 국가가 힘들어지거나 그로 인해 패망하게 된 주요 원인들 가운데 하나로 위정자들의 분열과 대립 등이 있었다. 이러한 불행의 역사를 숱하게 반복해 왔거늘, 오늘날 대한민국 위정자들의 모습은 과연 역사속의 그들과 얼마나 다를까?
현재 우리 한반도는 둘로 분단되었으며, 대한민국은 또 우파와 좌파로, 설상가상으로 그 안에서 우리 국민들 역시 사분오열되어 있다. 우리 모두가 똘똘 뭉치고 남북이 하나로 뭉쳐도 객관적인 국력은 우리가 주변 4강보다 약하거늘, 이 얼마나 안이하고도 위험천만한 행태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셋째, 우리 언론에게 간곡하고 또 간곡하게 요청하고 싶다. 언론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횃불이요 나침반과도 같은 존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는 것처럼, 사리사욕에 눈먼 일부 언론과 언론인들의 볼썽사나운 행태로 인해 우리 사회와 우리 국민들은 눈과 귀가 가려진 채 닫힌 세계에서 안타깝게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지 않은가?
정론직필은 우리 사회에 국제 소식 및 해외 사안 등을 전할 때도 매우 절실하다. 언론사는 자사의 판단보다는 먼저 사실 보도에 더 치중해야 한다. 우선 치우치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fact)을 보도한 뒤, 판단은 국민 개개인에 맡겨도 될 만큼 우리 국민들의 수준은 결코 낮지 않다. 우리 국민들의 편향적 사고와 이로 인한 우리 국익의 훼손 등의 이면에는 언론의 책임 또한 결코 적지 않음을 엄정히 성찰해 주기를 간곡히 당부 드리는 바이다.
■ 프로필
現 한중글로벌협회 회장
現 한국동아시아연구소 소장
現 중국 화동사범대학 특별초빙교수
前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前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자문위원
원본 기사 보기:
모닝선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