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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4.09.06 [01:20]
中최대 부동산 ‘헝다그룹’ 파산신청 ‘파장’
 
소정현기자

 

 

 

헝다그룹 파산신청 후폭풍어디까지

 

중국 최대 규모의 부동산 개발업체 중 한 곳이었던 헝다그룹(恒大·에버그란데)이 미국 뉴욕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헝다그룹은 2021년 대규모 차입금에 따른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중국 부동산시장 위기 촉발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회사다.

 

지난 817일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헝다는 이날 미국 파산 법원에 파산보호법 15(챕터15)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챕터 15’는 다른 국가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동안 미국 내 자산을 보호하고자 진행되는 국제적인 지급 불능 상태를 다루는 파산 절차이다.

 

헝다그룹은 지난 1997년 부동산 사업을 시작으로 금융, 헬스케어, 여행, 스포츠, 전기차 관련 사업까지 진출한 대형 그룹사이다. 헝다그룹은 영어로는 Evergrande로 쓰는데, ‘항상() 크다()’는 뜻의 그룹명을 영어로 바꾼 것이다.

 

헝다는 2020년 기준 중국 건설사 중 자산규모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2021년 기준 포춘의 글로벌 500대 기업 리스트 중 122위를 기록했다. 중국 남부 중심 도시 선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직원은 약 25만 명이다. 헝다는 한때 중국 280개 이상의 도시에서 13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제1의 부동산개발업체였다.

 

헝다는 그동안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다가 20208월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개발업체 대출 규제로 자금난에 빠져 도산 위기에 처하고, 이번 파산보호 신청에 이르게 된 것이다. 헝다는 202112월 처음으로 227억달러(304000억원) 규모의 역외 채무를 갚지 못해 중국 부동산 업체의 연쇄 부도를 일으켰다. 헝다의 주식은 20223월부터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헝다는 2021년과 2022년에 총 810억 달러(한화 약 108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헝다의 디폴트 위기 이후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인 시마오그룹 등 수많은 중소 부동산 개발사가 디폴트 처리됐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컨트리 가든(중국명 벽계원)도 디폴트 위기를 맞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에 따르면, 헝다의 채무는 모두 3400억 달러(45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중국 국내총생산(GDP)2%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채가 눈덩이처럼 늘자 헝다는 일부 부채의 이자도 갚을 수 없는 수준까지 추락했다. 그로나 경영난에 빠지기 전인 2020년까지만 해도 헝다는 81억 위안의 순이익을 기록하던 기업이었다.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수익성은 이미 크게 악화했다. 중국 경제매체에 따르면 올 현재까지 상하이 및 선전 A주 상장 부동산 기업 113개 중 67개가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중 42개 기업의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적자 기업의 규모는 총 257억위안(45234억원)에 달하고, 그중 8개 기업 적자는 각각 10억위안을 넘어섰다.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 언제든 닥칠 수 있는 것이다.

 

中國 정부의 강력한 억제정책

 

파산 위기가 온 직접적인 이유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업계에 대한 규제를 바짝 조였기 때문이다. 시진핑 주석은 잘사는 사람은 더 부유하고, 못사는 사람은 더 빈곤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부동산 시장의 과열라고 봤다. 이에 20208월 시진핑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개발업체들을 대상으로 부채 한도를 설정하고, 축소를 요구하고, 심지어 채권 발행까지 제한하는 ‘3대 레드라인규제를 내리게 된다. 총자산 대비 부채비율 70퍼센트 이하 자기자본 대비 부채비율 100퍼센트 이하 단기채무를 상회하는 현금 보유를 의무화하는 구조 조정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런 규제 조치는 중국 3대 부동산 개발업체(헝다, 완다, 비구이위안) 모두의 디폴트 위기를 초래했다.

 

중국은 1998년 이후 공공주택과 신규 주택을 개인이 거래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이후로 주택 시장이 광범위하게 형성되면서 중국 부동산 업계는 급속도로 성장했다. 중국이 땅덩어리가 워낙 넓고 인구도 많다 보니, 농촌은 물론 대도시까지 개발할 여지가 충분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부동산 시장의 과열은 물론이고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부채를 무리하게 끌어다 쓰게 됐다.

 

엄청난 빚을 내서 산 땅에 건물을 짓고, 그걸 담보로 또 대출을 받아서 다른 곳에 땅을 사고 건물을 짓고, 이 과정을 수없이 반복했다. 특히 지방정부 부채는 부동산이 주도했다. 중국 내 부동산거래가 허용되면서 지방정부가 토지를 매각, 재정을 확충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부동산 개발에 토지를 대여해 주고 세수의 절반 이상을 확보해 왔다. 집값이 고공행진을 할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경기 부진과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집값이 하락하자 문제가 터져 나왔다. 이 과정에 중국 내 4600개나 되는 금융기관들이 개입하며 부채를 더욱 키웠다.

 

美國 리먼 브라더스반면교사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이었던 리먼 브라더스는 2008년 파산했다. 채권과 모기지(부동산 담보 대출) 파생상품에 투자를 집중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소득이 낮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주택 담보 대출) 부실 사태로 큰 손실을 봤고, 회복 불능에 접어들었다.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금융파산이다. 그해 세계금융위기로도 이어졌다.

 

헝다그룹이 진정 파산의 길을 걷게 되면 중국 부동산업계가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더욱이 부동산 개발 산업이 중국 GDP30%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 경제 전체는 충격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물론 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직접적으로 돈을 빌려준 투자자들은 지대한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헝다그룹을 비롯한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를 많이 해둔 상태이다. 특히 한국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1/4를 떠받들고 있다. 중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중국 수출은 급감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원달러 환율 상승이라는 연쇄작용에 우려된다. 우리나라 원화가 중국의 위안화와 연동되는 경향이 아주 강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돈의 가치 하락은 불 보듯 하다.

 

이런 대파장을 주시해온 중국 당국은 지난 821일 지방정부 부채상환을 지원하기 위해 15000억 위안 규모 특별 융자채권 발행을 허용했다. 발행 대상은 톈진과 구이저우, 윈난 등 총 12개 성·시와 자치구다. 채권 규모로 미뤄볼 때 지방정부 부채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정부는 시장의 투자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비슷한 부채 문제를 겪었던 서방세계가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데 거의 10년이 걸렸던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미국과의 경쟁은 중국 경제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다. 미국은 중국을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가 위기에 직면하면 미국도 자유롭지 못하다. 미국의 대중국 봉쇄는 외국 자본의 중국 투자를 주저하게 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그린필드FDI(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방식의 투자) 건수는 지난해 1분기의 34퍼센트에 그쳤다.

 

부동산발 경제 위기는 중국 경제 성장이 침체된 세계경제를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는 저 멀리 물 건너갔음을 보여 준다. 이는 동북아와 지구촌 전체를 더 불안정하고 위태롭게 만들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모닝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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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8/24 [01:07]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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