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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2024.12.06 [20:21]
“다 잊었거나 가슴속 있었거나”
 
림삼 시인

 

 

 

 

긴 잠 

 

  



 

한번 두번 그렇게 여러차례

고비 넘기다보면

만나고 헤어짐에도 익숙해지기 마련

우선은 살아남음이 먼저,

 

인생은 결국 산 자들의 무대

이미 승패는 갈리게 되어있었네

 

다 잊었거나 가슴속 있었거나

그런 건 애초 문제 아니니

그저 살아남아서 또는 이겨내고서 갖는 게

고마울 뿐이었다고 -

 

강팍한 찬바람 웅웅대며

살이라도 찢을듯 날카롭게 덤벼드는

이 겨울,

 

기왕지사 바람소리 나니

잠시 문틈이라도 열어주는 여유 필요하겠지

오랜만

꿈도 없이 죽음처럼 빠져드는

긴 잠 취하려거든 

 

 

 詩作 note

 이 시도 만만치 않다. 조금은 퇴폐적이고, 웬지 모르게 음습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염세적인 시다. 죄다 이 모양이다. 한결같다는 게 과연 좋은 표현일까? 모름지기 이런 모양새라면 그 표현이 정작 칭찬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어찌해서 한결같이 이런 색깔의 시를 짓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일년 전이나 십년 전이나, 그 보다도 훨씬 이전에도 림삼의 시는 늘 이렇게 세상을 탓하고 비관하는 풍조로만 일관되게 이어져왔다.

 

아마도 그래서일 게다. 도대체 림삼의 시를 좋아하는 독자가 없다. 읽고 기분이 좋아지기는 커녕 같이 우울 모드에 빠지게 만드니 뉘라서 이런 시를 읽고 싶어 할까? 괜시리 좋았던 기분조차 망치게 만드는, 낚시바늘같은 날카로움이라니... 예전에 어떤 독자가 필자를 찾아와서 건넨 말이 있다. “생긴 건 멀쩡하네?” 처음에는 그게 무슨 소리인지 잘 이해가 안되었는데, 그 사람과 헤어지고 한참 만에 깨달았다. 멀쩡한 시를 쓰지 않는 필자를 향한 욕설이었다는 걸 말이다.

 

그래도 할 수 없다. 생겨먹은 게 이러하니 별쭝난 대책이 있을 리 없잖은가? 혼자 구석에서 응어리진 속내를 해부하고 있는 필자의 칼질에는 어제처럼, 오늘처럼, 내일까지 이어질 세상의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뿐이다. 그리고는 같은 생각에 몰두할 동지를 찾을 따름이다. 함께 울고 함께 가슴 쓸어내릴 아웃사이더의 숙명이라 여기면서...

 

허기사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염세주의의 대표 철학자라고 여기는 독일의 철학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도 자신이 칸트의 사상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였으며 칸트의 사상을 올바르게 계승했다고 확신했다. 당대의 인기 학자였던 헤겔’, ‘피히테’, ‘셸링등에 대해서는 칸트의 사상을 왜곡하여 사이비이론을 펼친다며 비판했던 걸 보면, 누구나 자기 자신의 본질은 제대로 직시하기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는 대학강의에서 헤겔과 충돌한 후 대학교수들의 파벌을 경멸하여 아무런 단체에도 얽매이지 않고 대학교 밖에서 줄곧 독자적인 연구활동을 지속하였다. 이후 자신의 철학이 자연과학의 증명과도 맞닿아 있음을 자연에서의 의지에 관하여라는 책에서 주장하기도 했다. 예컨대 주류와 비주류의 사이에서 독창적이고 획기적인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 걸어갔다는 데에 큰 의미가 있는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필자의 시풍이나 시류는 요즘의 대다수의 시인과 그 궤를 달리하는 건 분명하다. 하지만 비록 다수의 선호도에 부응하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시가 되지 못한다고 해서 필자의 시가 형편없이 저질이고 독선적인 넉두리에 불과하다는 어떤 기자의 평론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언젠가는, 그리고 누군가는 림삼의 시에 나름의 의미가 있음을 알아주리라. 그리고 비교적 이해하기가 어렵기는 하지만 깊은 뜻이 담겨있는 림삼의 시를 고개 끄덕이며 읽어주리라. 비단 그 날이 요원하다 할지라도 필자는, 그렇기에 오늘도 시를 적는다.

 

물론 이렇게 헛되이 나이를 먹어가다가 정작 힘이 빠지게 되면 세상을 더욱 탓하며 처지를 비관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는 자신있게 주장한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어떤 말을 들어도, 어떤 사람을 만나도, 당당하고 자신 있게, 뿌리 깊은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고 묵묵하게 그 자리에 서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렇다. 지금처럼 살다 보면 실망도 절망도 있을 게다. 그 때 마다 바람에 흔들리듯 아프고 방황할 수 있지만, 바람을 탓하지 않고, 환경을 탓하지 않고, 중심을 지키는 뿌리 깊은 나무의 지혜와 침묵과 인내를 생각하면서 나아가면 된다. 꿈이 있는 한 나이는 없는 법이다. 들녘에 피어나는 꽃들만 꽃이 아니다. 보고 싶어 흔들리고, 그리워 흔들려 피었다 지는 우리네 초록빛 인생이 모두 다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가까이서 보려 애쓰지 말자. 조금만 멀리서 바라봐주자. 이 세상에 아름답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말 한 마디에서 상처받아 흔들려도, 따스한 향기의 말에서 눈웃음 머금은 입가에, 쑥갓같은 꽃웃음으로 마음의 문을 여는 우리들이 결국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되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오늘을 살아내면 되는 것이다.

 

올곧게 뻗은 나무 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아름답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 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 보다는 산 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앉지 말자. 돌아서지 말자. 삶은 가는 것이다. 그래도 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이다.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길인 것이다. 서둘지 말고 가는 것이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이다. 평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이다. 사실은 인생에는 놀라운 법칙이 숨어 있다. 자기 자신이 믿고 생각한 대로 삶은 흘러가며, 세상은 무엇이든 시도하는 사람에게 길을 열어준다는 사실이다.

 

성공이 행복을 부르는 게 아니라 행복이 성공을 부른다는 것.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때 성공할 확률은 반반이지만, 싫은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이 성공할 확률은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우리의 하루를 만들어간다면 분명 우리가 바라는 모든 순간이 펼쳐질 거라는 사실이다.

 

사람은 믿음과 함께 젊어지고 의심과 함께 늙어간다. 사람은 자신감과 함께 젊어지고 두려움과 함께 늙어간다. 사람은 희망이 있으면 젊어지고 실망이 있으면 늙어간다. 우리의 일생은 엄격하게 따지면 관계의 법칙에 의해 행복과 불행이 좌우된다. 인연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결정된다. 우리의 삶의 본질은 실상은 타인에게 얽매어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비교와 견줌의 잣대를 맹신하는 버릇에서 기인한다.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승리와 패배의 기준을 정하고 불복하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분쟁과 오해가 싹트기도 한다. 나를 비우니 행복하고 나를 낮추니 모든 것이 아름답더라는 누군가의 말처럼, 행복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행복은 늘 자기의 마음 속에 있다.

 

오늘은 내 일생에서 최고의 날이고, 오늘 행하는 일들은 내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다. 과거와 미래가 오늘을 중심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제의 큰 생각 보다 오늘의 작은 생각이 중요하다. 미래는 지나간 경험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생각들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무너지면 단단해 보이던 삶도 무너지지만, 오늘 내가 일어서면 부끄러운 과거도 자랑스러워지고, 막막한 미래도 힘을 얻는다. 세상의 모든 희망은 언제나 오늘부터 시작된다.

 

이제 12월도 하순으로 접어든다. 올 해가 불과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그 며칠들이 사실은 하루 하루 소중한 날들의 이음이다. 새 해의 계획과 다짐으로, 그냥 함부로 대하고 실없이 보내도 되는 묵은 해의 버려져도 마땅한 날들이 아닌 것이다. 이 며칠 동안의 소중한 꿈들이 소중하게 모아져서 새 해의 소담스런 축복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이 세상에 버려도 되는 건 없다. 함부로 살아도 되는 그런 날들은 없다. 무시해도 되는 삶은 없다. 아름답지 않은 시는 세상에 없다. 시는 다 아름답다. 그것이 다소 가슴 시린 이야기일지라도...

 

 


원본 기사 보기:투데이리뷰 #http://todayre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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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2/19 [23:43]  최종편집: ⓒ womansens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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